커피를 한잔 마신덕분이었는지 새벽 2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겨우 잠든거 같긴 했는데, 눈감자마자 알람이 울렸다. 시간을 확인하니 5시 20분... 3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투어가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만 했다. 그러고보니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은 한번도 얼굴도 보질 못했네... 아직 새벽이므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짐들을가지고 카운터로 나왔다. 배낭은 숙소에 맡기고, 자그마한 가방을 하나 챙겨가지고는 시간에 맞춰서 숙소 앞으로 나왔다.
사실 이번 캉가루 아일랜드 투어는 가장 싼 투어로 예약을 했었는데, 어제 컨펌을 하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 신청자가 나 1명밖에 없어서 투어가 취소되었는데 미안하니까 자신들의 투어보다 $40정도 비싼 어드벤쳐 투어로 바꿔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덕분에, 같은 일정의 어드벤쳐 투어로 바꿀 수 있었다. 뭐, 나야 나쁠 거 없지 뭐...
투어버스는 제 시간에 도착했고, 내가 첫번째 픽업을 받았는지 버스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10여분정도 아들레이드 시내를 더 도니 3명의 인원이 더 올라탔는데, 3명 다 일본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각각 다른곳에서 픽업된걸로 보아서 서로를 알고 있는건 아닌 듯했다. 남자인 타이치와 여자인 유유코와 마리코. 이렇게 일본인 3명과 캉가루 아일랜드를 함께 가게 되었다.
가이드는 40대초반의 젊은 아주머니였는데, 첫인상부터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실제로도 여행동안 이리저리 잘 챙겨주어서 굉장히 맘에 든 가이드 중 하나이긴 했는데, 일본인 편중이 조금 심한편이기도 했다.-_-; 캉가루 아일랜드로 떠나는 선착장까지는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피곤한 사람들은 잠시 눈을 붙이라고 했다. 그래서 눈을 감았는데, 정말 몇초만에 잠들어버렸다.
선착장에도착할 때 즈음해서 불편함에 잠에서 깼고, 그 주위의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또다른 느낌. 어쨌뜬 내려서 근처의 매점에서 가볍게 아침으로 토스트를 먹고, 같이 투어를 하게 된 친구들과 통성명를 했다. 하지만, 다들 그리 활발한 타입이 아닌듯 이야기를 이끌어가기가 힘들었다. 나보다 영어 못하는 사람하고 이야기하면 너무 답답하다 ㅠ_ㅠ.....
어쨌든 배에 올라타서 유유코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를 보이던 이야기는 스쿠버다이빙. 곧 북쪽으로 올라갈거라고 하는데, 꼭 스쿠버 다이빙을 해볼거라고 했다. 캥거루 아일랜드까지 걸린시간은 50분정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니까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있는 구조물들..
배에서 내린 우리는 캉가루 아일랜드에 준비되어 있는 차로 갈아탄 뒤에 바로 Baudin Conservation Park로 갔다. 이곳에서 tammar wallaby를 볼 수 있다고 해서 간 곳이었는데, 길을 엉뚱하게 드는 바람에 한마리도 보지 못했다. 그길이 그길이 아닌줄 내가 어떻게 아냐고 ㅠ_ㅠ......
어쨌든 이상한 곳으로 가면서 엄한 새사진이나 찍으면서 헤메기만 했다. 주어진 20분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다시 돌아왔을때 일본애들은 일반 월래비보다 더 작은 Tammar 월래비가 너무 귀엽다고 하면서 나한테 봤냐고 물었다. 그래서.. 봤다고 대답했다. 못봤다고 할수는 없잖아 ㅠ_ㅠ..... (결국 캥거루 아일랜드 떠날때까지 보지 못헀다.)
그곳을 떠나서 페닌슐라에 들려서 저녁에 마실 술을 샀다. 나는 여느날처럼 4개짜리 묶음으로 된 맥주를 샀는데, 유우코가 맥주 두병을 샀을 뿐, 아무도 맥주를 사지 않았다. -_-;;;; 이런.... 재미없겠군 오늘밤..이라고 생각했다. Mt thisby lookout을 올라가면서.
캉가루 아일랜드의 전경. 아래에 보이는곳중 하나는 American River인데, 사실은 강이 아니라 그냥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왔던 개척자들이 이곳을 강으로 착각하고 저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날씨가 점점 흐려지는게 안좋은 기분이 들었다. 흐린 날씨는 별로 안좋아 하는데...
올라왔던 계단. 아마 500개쯤 되었던거 같다.
새벽같이 출발해 캥거루 아일랜드에 온지도 얼마 된거 같지 않은데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 beach로 이동했는데, 이곳의 이름은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가이드는 점심은 자신이 준비할테니 이곳의 비치를 둘러보라고 했다. 특히 바위들의 틈을 지나서 가보면 바위가 아닌 모래가 있는 비치가 등장하니까 그곳에도 꼭 가보라고 당부를 하면서 30분정도면 충분할거라고 이야기했다.
이 바위들 틈 사이로 가면 비치가 나온다.
200m쯤 걸어왔을까, 빛이 보이는 곳으로 빠져나왔더니 정말 비치가 나왔다. 어디서 왔는지 사람 몇몇이 선텐을 즐기고 있었고,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곳에는 돌로 막혀있어서 라군같은것이 만들어져 있기도 했는데, 물은 깨끗한 편이었다. 사람이 없으니 뭐...
갑자기 다시 날씨도 좋아졌고, 바닷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는 했지만 다음일정도 생각해야 하고, 이곳에서 그냥 발만 담그고 사진을 조금 찍은뒤 아쉽게 빠져나와야만 했다. 나와서 언제나처럼 똑같은 점심을 먹었다. 에어즈락에서부터 계속해서 Adventure Tour의 투어를 이용한 덕분인지, 점심은 정말 계속 똑같았다. 하지만, 맛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질리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는데, 맛이라도 없었어봐 ㅠ_ㅠ......
점심을 먹고나서 이동하던 도중에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에서 차가 멈춰섰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캥거루 아일랜드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캥거루 아일랜드는 섬특성상 굉장히 물이 부족한 편인데, 다른 섬에 비해서 심하게 물이 부족한편이라 나무가 많이 없다고 했다. (원래 South Australia주가 강수량이 굉장히 적고 일조량이 좋아 당도높은 포도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가는길에 발견한 녀석. 종은 잘 모르겠지만, 차에치인 캥거루나 월래비 혹은 조류등을 주식으로 삼고 살아가는 놈이라고 했다. 우리가 발견했을때에도 도로위에서 무언가의 시체를 끌고가는 중이었다. 우리가 차에서 내려서 관찰하자 경계의 모습을 보이더니 시체를 끌고 사라져 버렸다.
캥거루 아일랜드 Visitor's Centre의 주차장에 있던 캥거루. 저 철망들은 캥거루들이 식물들을 먹지 못하도록 씌워놓은 것인데 캥거루들은 그곳에 가서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이녀석은 머리는 잘 집어넣는데 가끔씩 빼는데 문제가 있는것 같았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머리를 들이밀고 먹는 모습이란..
캥거루 아일랜드의 캥거루는 호주에 사는 캥거루들 중에서 가장 작다고 하는데, 캥거루 아일랜드의 가혹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이렇게 변화되었다고 한다. ^^;
캥거루중에서 가장 귀엽게 생겼다.
굉장히 당당한 모습으로 서있던 녀석. 사람들이 다가와도 날기는 커녕 걸어서 피했다.
Visitor's Centre앞의 캥거루. 이 캥거루들은 대부분 야생인데,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인지 그다지 두려워 하는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먹을것을 주면 안되기 때문에 먹을것을 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간혹 주는 사람이 있는듯 쫄래쫄래 잘 따라다녔다.
Centre안에는 사실 그다지 볼만한 것은 없었다. 이곳에서의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좋겠지만, 나한테는 그다지 필요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선물이 하나 필요했기 때문에 $20짜리 작은 목걸이를 하나 샀다.
주차장 근처의 나무에 앉아있던 새.
Visitor's Centre에서는 그다지 오래 머물지 않았다. 30분정도 그안에서 캥거루아일랜드에 관련된것을 보고는 바로 Remarkable Rocks를 보러갔다. Remarkable Rocks는 캥거루 아일랜드 내의 3대 볼거리로 꼽히는 곳으로 굉장히 기대가 되기는 했지만, 흐린날씨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이드 말로는 아마 오늘 하루종일 흐릴거 같다나... 덩달아 날씨까지 추워졌다. ㅡ.ㅡ;; 아들레이드에서 40도에 육박하는 온도덕분에 그밑의 캥거루 아일랜드도 춥지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긴팔을 하나도 안가지고 왔는데, 정말 추웠다. ㅠ_ㅠ.....
Bunker hill에서. 멀리 보이는 곳이 Remarkable Rocks.
Remarkable Rocks. 정말 돌들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돌들은 이곳에 자라는 식물과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서 위에 존재하던 돌들이 쪼개져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어서, 아마 다음세대에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또다른 모습의 Remarkable Rocks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기는 대충 1~200년정도..?
어쨌든 정말 신기한 모양의 돌들이 많이 있었다. 예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모습도 40년전과는 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하늘만 맑았다면 더 이쁜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꽤 매력적인 곳이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별별 모양의 돌들을 많이 봐오기는 했지만, 이곳의 돌들은 정말 Remarkable 했다.
Remarkable Rocks를 본 우리는 바로 admirals Arch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많은 New Zealand Fur-seal들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멀리 보이는 섬도 그들의 서식지중의 하나이다.
Admirals Arch로 가는 길에 있는 등대.
햇빛도 없지만 많이들 널부러져 있다.
늠름하게 서있던 녀석.
New Zealand Fur-Seal가운데에 유일하게 있던 Australian sea lion. 굉장히 귀엽게 생겼다.
Admirals Arch. 역시 이곳도 파도가 심하고 수위가 얕아서 New Zealand Fur-seal의 천적인 상어가 들어오기 힘들어 Fur-seal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캥거루 아일랜드에는 이런 종류의 풀들이 자라고 있다.
꽤 내륙까지 올라와서 편안하게 잠을 즐기고 있는 New Zealand Fur-Seal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Echidna(바늘 두더지). 황금색의 가시들이 굉장히 돋보이는 녀석이었다. 도로에서 발견했는데, 우리가 보기위해서 보스에서 내리자 황급하게 숩속으로 사라졌다. ^^;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가이드를 도와서 저녁 식사를 했다. 캥거루 아일랜드의 저녁은 정말 추웠는데, 나는 그곳에서 제공된 이불을 둘둘 말고 있었다. ㅡ.ㅡ;;; 너무 추워서 맥주 한병을 마셨는데, 마시고 나니 그래도 몸에 온기가 좀 돌아오는 듯 꽤 나아졌다.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한병 더 마셨다. 그후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일본애들은 정말 말이 없었다. 서로 친하지도 않은듯 따로따로 앉아서 가만히 사색을 즐기더니 그냥 잠자러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이런.. 내 여행스타일은 이게 아닌데... ㅡ.ㅡ; 그 숙소에는 다른 여행객도 없었고 나도 별로 할일이 없어 그냥 잠자리로 갔다.
호주에서는 대표적인 동물로 Emu(에뮤), Kangaroo(캥거루), Wallaby(왈라비), Possom(포섬), platypus(오리너구리), Echidna(바늘 두더지), Tasmanian Devil(타즈매니안 데빌)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곳에서 Platypus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했기 때문에 다음날이 정말 기대되었다. 또한 캥거루 아일랜드에서는 펠리컨 피딩이나 펭귄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일정상 다 볼 수 없었다. 결국 호주에서는 펭귄을 보지 못했다. ㅠ_ㅠ...... 멜번에 있을때 가볼걸..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