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나미비아) 여행기 #14 - 사막에서의 마지막 밤 (Last night in Desert)




Sossusvlei를 떠날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좋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물론 차의 왼편만 어두워졌고, 여전히 오른편에는 햇빛이 쨍하게 비추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향하는 방향이 왼쪽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그리 문제될일이 없었다.



다음 야영장은 sossusvlei에서 1시간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물론 오후에도 별다른 액티비티가 있었으면 했지만, 오후에는 그냥 휴식인것 같았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특유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찍고 돌아다니기(-_-)에 익숙한 터라 이런 스타일은 조금 적응이 안되긴 했지만, 휴식을 취한다는데에는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 다만.. 여기서 월브스베이까지, 혹은 다음 목적지인 스와콥문트까지도 얼마 안걸린다는 것을 생각할때에는 조금 아쉬웠다. 왜냐하면 다음 목적지인 스와콥문트가 내 아프리카 여행의 종착점이기 때문이다.

이 야영장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 하늘은 좀처럼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막 한가운데 만들어진 야영장이지만, 곳곳에 직접 물을 줘서 나무를 심어놓은것이 나름대로 색다른것이 괜찮았다. 황무지가튼 땅에 곳곳의 녹색이라. 물론 문제가 있었다면 저 나무들이 아카시아 종류라서 가시가 곳곳에 굴러다니고 있었다는 것인데, 아카시아 수준의 나무가 아니라면 어느 나무가 저런 푸르름을 보이며 살아남겠느냐 싶기도 했다.



그렇게 텐트를 치고 있는데 문듯 반대편에 무언가 보였다.



회오리바람. 아마 토네이도라고 부르는 그것일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작은 수준의 회오리바람-중고등학교 운동장에서 갑자기 생기는 수준-은 많이 봐왔지만, 이정도 크기는 처음이었다. 대충 그 회오리바람 근처의 전봇대의 크기와 비교를 해보면 어느정도 감이 올거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실제로 봤을때의 느낌을 그대로 사진에 표현하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다. 역시 사진 실력의 부족 때문이겠지.



물론, 이 토네이도는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반경 수십-수백미터의 그런 커다란 토네이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일단 나한테서 먼 곳에서 시작되서 십여분 후에 먼곳에서 끝나버렸으니까 말이다. 10여분후의 최후는 사진과 같았다. 정말 커다란것이었다면 위협스러웠겠지.

재미있는 구경을 제공했기 때문일까? 토네이도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끝나자마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얼마나 올까 싶어서 텐트안으로 들어가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근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동남아에서 만났던 스콜 수준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빨리 텐트에 비를 막기위한 천을 덮어씌운뒤에, 텐트의 입구를 꼭꼭 막고는 매트리스에 누워서 정빈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비오는 시간이 꽤 길어져서였을까, 텐트에서 잠들었었는데 깨어서 보니 어느덧 30분이 넘는 시간이 지나가 있었고 비는 그친것 같았다.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자니 거의 2년만에 온 비란다. 그렇게 메말랐다가 온 비라서 기쁘기는 하지만, 길어봤자 이정도 오는것이 전부라고. 그렇게 안심하고 있었는데, 또 비가 쏟아졌다. 두번째 비는 짧기는 했지만, 두번에 걸쳐서 내린 많은 비 덕분에 몇몇 텐트는 물에 침수되어버렸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일정을 Lodge에서 머무르기로 합의를 보고, 1인당 10$의 추가비용을 내기로 했다. 우리 텐트는 사실 멀쩡해서 텐트에서 자는것도 큰 무리가 없었지만, 시설도 좋고 수영장도 있다는 말에 혹해서 Lodge에서 자는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일단 텐트는 젖어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걷기로 하고 모두 Lodge로 이동했다.



Lodge는 텐트장과는 다르게 잔디로 둘러싸여 있었다. 가운데 수영장도 있었고. 전체적인 시설도 굉장히 좋았다.



물론 짐 풀자마자 바로 수영하러 들어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



2인실. -_-; 여태까지 자본 왠만한 호텔보다도 좋았다...



패밀리룸.





하늘에는 뚜렷한 무지개까지^^..

나도 빨리 짐들을 정리하고는 수영장에 들어가서 놀았다.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 사진도 좀 찍어주고, 내사진도 좀 찍고.. -_-; 물론 도저히 공개못할 사진들이 대부분이라(운동좀 해야겠다 ㅠ_ㅠ),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일단 보류.



어쨌든 그렇게 떠있던 무지개는 쌍무지개로 바뀌었다. 어? 그러고보니 쌍무지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무지개와 함께 하늘도 점점 맑아지기 시작했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알록달록 ^^. 아마도 하수도 뚜껑인듯.



수영장에서 논지도 얼마 안된거 같은데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다시 카메라 꺼내서 후다닥! 선셋 사진 찍어야지! ^^



가시나무를 배경으로도 해보고..



넘어가는 해를 잡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온 결과물. ㅎㅎ.. 맘에 든다.-_-a





그렇게 해는 졌다.

물론 해 졌다고 하루가 끝나버린건 아니다. 이제 스페셜한 저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잭은 오늘의 저녁은 기대해도 될것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잭의 이야기 대로 정말 진수 성찬이 나왔다. 당시 먹느라 너무 정신없어서 사진으로 못찍은것이 못내 아쉽지만, 어쨌든 진수 성찬이었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 시간가는 줄 모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의 일정에 관해서 잭이 이야기해주는데, "확!" 불이 나가버렸다. 이유는 10시가 되었다는 것. 호주의 마루키도어의 백패커에서 이런 경험을 한 후 두번째 경험이다. -_-;

물론 일정 설명이 이때 끝난건 문제가 없었지만, 또다른 문제는 우리가 밤새 먹으려고 산 맥주들이었다. 어차피 내일 스와콥문트로 이동하면 또 맥주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방에서 함 놀아보자고 산건데...-_-; 결국.. 우리는 내 방으로 이동해서 촛불 3개를 켜놓고.. 게임을 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맥주도 모자라 어디선가 등장한 소주까지. 어쨌든 굉장히 재미있긴 했는데, 온갖 곤충들이 다 들어오는 바람에(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손가락 만한 녀석들까지) 문을 닫아버려 촛불의 뜨거움과 안에서 푹푹찌는 온도 덕분에 1시쯤에는 게임을 그만둘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아프리카 일정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밤. 내일은 마지막 지역인 스와콥 문트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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