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05] 도보로 직접 가 볼 수 있는, 마타누스카 빙하(Matanuska Glacier)



[알래스카 #05] 도보로 직접 가 볼 수 있는, 마타누스카 빙하(Matanuska Glacier)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다름아닌 마타누스카 빙하(Matanuska Glacier)였다. 사실, 이번 알라스카 여행의 첫 웅장한 여행지랄까? 


마타누스카 빙하로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마타누스카 주변에 위치한 투어회사를 통해서 가이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는 입구에서 직접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모든 위험에 대한 책임을 직접 지고 가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원래는 투어를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점심을 먹고 출발한 뒤로 여러 포인트를 들려가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 투어를 할 수 없어 직접 다녀올 수 밖에 없었다.




마나누스카 빙하를 향해 달려가다가 그냥 풍경이 너무 멋져서 멈췄었다. 그냥 보더라도 웅장한 느낌이 가득하다. 높다란 산과 아래로 흐르는 마타누스카 강, 그리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을 하나의 프레임에 넣으니 더 느낌이 사는 것 같다. 나의 사진 실력은 여기까지.



달려가다가 섰던 또 다른 포인트. 마타누스카 강 너머로 설산들이 펼쳐져 있는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서였는데, 이 시점부터 그래도 하늘이 조금씩 개기 시작했다. 아주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으나, 파란 하늘은 그 뒤로 얼마 보지 못했다.





마타누스카 빙하로 향하는 길. 사향소 농장에서 1시간이 좀 넘게 걸리는 거리이건만, 멋진 풍경이 자꾸만 나오니 사진을 찍지 않을수가 없어서 자꾸만 지체된다.



마타누스카 빙하에 가까이 다가가면, 이렇게 주립 휴양지가 나온다. 이 곳에서 빙하로 직접 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타누스카 빙하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잠깐 들렸다 갈 만 한 곳이다.




주립 휴양지에서 본 마타누스카 빙하의 모습. 딱 보더라도 규모가 상당히 큰데, 이 빙하도 매년 뒤로 후퇴하고 있어 그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는데, 후퇴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휴양지를 떠나 바로 투어회사로 갔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투어가 이미 끝나버린 후였다. 원래는 더 늦은 시간 투어가 있었는데, 손님이 없어서 취소되었다고... ㅠㅠ 그러면서 직접 가길 원한다면 어떻게 갈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다행히 투어 회사가 있는 곳에서 마타누스카 빙하로 향하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만약 네비게이션으로 온다면, 바로 이 장소 위커샴 트레이딩 포스트(Wickersham Trading Post)를 검색해서 찍고 오면 된다. 이 트레이딩 포스트 바로 옆으로 마타누스카로 갈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음식이나 물건이 있다면 여기서 구입해도 되고.



여기가 바로 마타누스카로 향하는 입구. 친절하게 열려있다는 안내가 곳고에 있다. 비포장 도로이기는 하지만, 잘 정비가 되어있어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요정도의 비포장도로. 도로위의 돌들만 조심하면 그리 어려울 것 없는 수준이다.



마타누스카 빙하로 향하는 길은 개인이 관리하고 있는 듯 했다. 입장료가 있으므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기념품 상점 안으로 들어가서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비용을 지불하고 게이트로 가면, 안에서 보고 게이트를 열어주는 그런 방식인 듯 했다. 꽤 구식이잖아!



투어회사는 투어 당 $100을 내는 듯 했지만, 개인은 상대적으로 금액이 저렴했다. 다만 차량당이 아니라 인당이므로,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비싸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이곳이 바로 그 게이트. 여길 통과해서 지나가면 마타누스카 빙하로 갈 수 있다.




그래도 돈을 받는 도로여서 그런지, 비포장이긴 했어도 전체적으로 관리를 잘 하고 있는 듯 했다. 사실, 투어를 할 생각이었으므로 입장료가 있는줄도 몰랐었지만, 어쨌든 덕분에 좀 싸게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투어로 갈 수 있는 거리와 일반적으로 갈 수 있는 건 차이가 있겠지만.




그렇게 내려가는 길에 우연히도 무스(Moose)를 만났다.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무스였지만, 이 날을 시작으로 알래스카에서는 꽤 많은 무스들을 봤다. 알래스카 현지인들에게는 곰보다 더 무서운게 무스라고 하는데, 생긴것과는 달리 성격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어쨌든 무스는 몇년 전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므로 정말 오랜만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것도 그때는 몸의 일부였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신을 드러내놓고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목적은 무스가 아니라 마타누스카 빙하였으므로, 사진 몇장을 더 찍고 바로 빙하로 향했다. 사진은 주차장에서 본 뷰로, 예전에는 저 물이 고여있는 곳까지도 빙하가 있었으나, 지금은 많이 밀려난 상태라고 했다. 그렇지만 주차장의 위치가 변하지는 않았으므로, 여기서 마타누스카 빙하가 있는 곳 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주차장 주변으로는 그래도 피크닉 테이블 등이 꽤 잘 준비되어 있었다.



빙하로 걸어 내려가는 길. 주차장에서 빙하쪽으로 가는 초반의 길은 이렇게 굉장히 무난했다.



그러나 빙하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길의 상태가 좋지 않아지면서, 진흙이나 웅덩이 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람들이 가도 되는 길은 저렇게 공사장 고깔로 표시되어 있어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물론 더 가까워지면 길은 거의 진흙으로 변해 버리기 때문에 이렇게 임시로 만들어놓은 길을 이용해서 접근해야 했다. 그래도 관리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렇게 되어있지, 완전 오픈 된 곳이라면 가까이 가기도 힘들겠다 싶었다.



그런 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타누스카 빙하를 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다보니, 트레일의 끝(End of Trail)이라는 표기와 함께, 이 표지판을 넘어서면 그 이후로는 자신의 책임하에 가야 하므로 투어 가이드와 동행하거나 아니면 빙하에서의 이동에 익숙한 사람일 것을 추천하고 있었다. 뭐, 이런 경고판과는 별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마타누스카 빙하로 가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얼음위를 걸어보니 조심하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곳이 꽤 되어보였다. 특히, 깊이를 알 수 없는 진흙들이 있는 곳이 꽤 있어서 주의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히 해당 경고가 있는 곳 이후로는 정면으로 가는 길은 얼음과 화산재가 뒤섞여 있어서, 그리 불편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길 아래로는 이렇게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고 있었고, 때로는 이 좁은 폭을 뛰어서 건너야만 했다. 뭐, 폭이 좁은 곳은 30cm도 되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뛰어넘을 수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냥 보기에는 정형화 된 트레일이 없는 것 같지만, 잘 보면 사람들이 다닌 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길만 따라가도 어느정도 안전하게 빙하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엄한 곳으로 들어간다면 빠져나오는 것도 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다행히 미리 받아놓은 구글지도와 GPS를 이용하면 내 위치 자체를 놓쳐서 헤멜 가능성은 없었지만.



마타누스카 빙하는 그 규모가 꽤 커서인지, 가까이 온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멀었다. 아까 그 경고 지점에서부터 약 30분을 더 걸어들어간 후에야 빙하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으니까.




얼음 위를 걸으며 보이는 풍경.


빙하는 꼭 하얗고 투명할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미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슬란드에서 이미 빙하 위 트래킹을 한번 해 본 경험도 있어서인지 그나마 어떻게 길을 가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뭐, 사실 가족단위로 그냥 와서 걷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걷다보니 빙하 위쪽으로 사람들이 보였다. 아마 투어회사를 이용해서 온 사람들이 아닐까 싶었다. 빙하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하얀색을 띄고 있지만, 무너진지 얼마 되지 않은 사면은 공기를 머금고 있어 푸른 빛으로 보였다.



어느정도 와서 출발했던 주차장쪽을 보니 이런 풍경이었다.



어쨌든 빙하에 더 가까이 가는게 목표였으므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앞에 보이는 가족은 아빠 엄마 그리고 아이들 2명인 듯 했다. 여기도 나처럼 가이드 없이 그냥 들어온 케이스.




만약 가이드와 함께 투어를 했다면 헬멧부터 아이젠까지 이렇게 완벽하게 장비를 갖추고 마타누스카 빙하를 둘러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이젠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고, 한국에서 미리 사갔던 저렴한 겨울용 아이젠이 있긴 했다. 인터넷에서 파는 운동화 위에 덧신는 녀석으로, 한켤레에 만원도 안하는 녀석이지만, 얼음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는데는 충분했다.



위에 보이는 또 다른 사람들. 저 위로 올라가는 것도 루트가 있는 듯 했지만, 그정도의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알라스카 일정에서 빙하를 볼 일이 엄청 많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여기가 사실상 가이드 없이 도보로 갈 수 있는 최종 지점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왼쪽의 얼음을 타고 올라가면 아까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지만, 굳이 그러지는 않았다. 저 빙하가 녹아 만들어낸 작은 웅덩이만으로도 마타누스카 빙하의 초입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정도면 그래도 꽤 웅장한 느낌이 아닐까? 



나 이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이 곳에서 빙하를 감상하고 있었다. 보면 알겠지만 꽤 어린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바람만 덜 불어도 빙하가 반영된 모습까지 볼 수 있었을 텐데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알래스카에서 처음 만난 빙하의 모습이 이렇게 멋졌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알래스카 여행의 목적지들도 조금씩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옆으로 보이던 높은 곳에 있던 사람. 어찌 올라간거지!




그렇게 웅덩이 주변에서 빙하를 좀 더 감상하다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주변으로 펼쳐지는 빙하의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계속 셔터를 누르며 가느라 발걸음이 그리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렇게 푸른 빛의 빙하도 볼 수 있었다. 빙하가 파란 이유는 빛의 반사와 관련되어 있다.



돌아가는 길에 뒤돌아보며 한 컷. 실수로 렌즈를 잡고 찍었나보다. 빙하의 뾰족뾰족한 봉우리, 그리고 그 뒤의 설산의 봉우리가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가느라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다소 헤메기는 했지만,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한 덕분에 결국은 문제 없이 마타누스카 빙하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빙하위의 모습이 워낙 특징적이지 않기 때문에 기억을 모두 하면서 오는 건 어려웠지만, 그래도 왔던 길이라 그런지 어느정도는 어림풋이 기억이 났다.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데, 진흙에서 넘어졌는지 하반신 전체를 진흙으로 가득 바른 사람도 한명 지나갔다. 음, 그러니까 잘못 길을 들면 저렇게 될 수 있단 말이지?



어쨌든, 그렇게 무사히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여기서부터 오늘의 숙소가 있는 글레날렌(Glennallen)까지는 1시간 반 거리. 벌써 저녁 6시가 다가오고 있어서 빨리 움직여야 했다. 6월의 알라스카는 자정이 다 되어서야 해가 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늦게 들어가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지만, 오늘의 숙소가 B&B여서 너무 늦으면 아예 체크인조차 못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멋진 풍경이 나오는데 안 설 수는 없어서, 중간 중간 몇번 서서 사진만 찍고 빠르게 움직였다.



글레날렌은 알래스카의 다른 마을들이 그렇듯 아주 작은 마을이었지만, 그래도 발데즈(Valdez)와 페어뱅크스(Fairbanks)로 향하는 1번도로의 교차로에 있어서 슈퍼마켓이나 주유소 등이 잘 되어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무사히 B&B에 도착했고, 여기서 2박을 하며 발데즈를 다녀오는 일정이 이제 내일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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