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버페디에서 아침 6시 출발이었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훨씬 더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평소와 다름이 없는 똑같은 시리얼과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쿠버페디를 떠났다. 오늘의 목적지는 Flinders Ranges안에있는 wilpena pound였다. 이곳까지 가는데에는 거의 10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거의 차 안에서만 보냈다.
Port Augusta로 향해서 4시간 정도 달렸을까.. 갑자기 시리아가 차를 멈췄다. 이곳근처에는 말라버린 호수들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Lake Hart도 역시 말라버린 호수중 하나였다. 이 근처 말라버린 호수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하는데, 바닥이 온통 새하얗게 보였다.
위험하니까 호수로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 그래서 들어가지 않았다. 시간도 없었고..^^;
호수 입구에 있던 차량. 뒤쪽에 희미하게 FORD라고 쓰여있었고 그 앞으로 ONLY $500이라고 쓰여있었다. 누가 사갈 사람이 있을라나? ^^
Lake Hart를 거쳐서 또 열심히 남쪽으로 달렸다. 평소에 점심을 먹던 시간이 지났지만, Port Augusta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계속 달렸다. 1시 반쯤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거의 1주일만에 보는 바다였는데도 기분이 새삼 달랐다. 한국에 있을때는 1년 내내 바다 못보고 산적도 많은데, 1주일만에 본 바다가 왜이렇게 새삼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는 마련되어있는 벤치에서 점심식사 준비를 했다. 몇일째 먹고 있는 샌드위치와 햄버거가 이제는 질리지도 않는다. 질리기는 커녕 그냥 입맛에 맞아가고 있는게 더 이상하다. 어쨌든 다들 점심을 먹고는 1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몇명은 앞에 보이는 바다에 들어가기도 했고, 제티 끝에서 다이빙을 즐기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들이 한 6명정도 모이더니 오른쪽 다리 위에서 다이빙을 시도했다.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배치기도 하고(진짜 아파 보였다..--; 다리 높이가 10m는 족히 넘었었는데..;;) 좀..재미있어 보였지만, 여벌옷이 거의 없어 빨래를 해야 했기 때문에 바다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바다근처엔 그늘이 없었다. ㅠ_ㅠ
역시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있던 대니앙.(영어 이름 철자를 보면 다니엘인거 같은데, 다들 대니앙이라고 불렀다.--; 불언가..?) 캐나다에서 왔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캐나다 자연을 돌보는 레인저가 되는거라고.. 어쨌뜬 씩씩하게 생긴 아가씨였다. ㅡ.ㅡ 캐나다에 함 놀러가면 재워준다고 했는데, 언제 갈 일이 있으려나...
점심을 먹던 장소에서..
그곳에 있던 놀라운 화장실!! 들어가는 문부터 자동문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노래가 흘러나왔다. 화장실 변기를 이용하고 일어나자마자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고, 비누 나오는 곳에서 비누를 받으니 곧이어 세면대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이 나오고 난다음에 말리는 기계도 연속으로 작동. 오 신기-_-;;;; 정말 멋진 화장실이었다.
Wilpena Pound로 향하는 도중에 건물의 형체만 남아있는 장소로 갔다. 특별히 론리플레넷에도 나와있지 않는걸로봐서 유명한 장소는 아닌듯 했는데, 이곳에 사람이 더이상 살지 않아 버려진 집이라고 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렇게 형체만 남아있다고 했다. 이주위에 이런곳이 많은데 특히 이곳에는 뭔가 중요한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정확하게 캐치하지는 못했다. 내 영어 ㅠ_ㅠ
우리는 저녁 6시가 다되어서야 Wilpena Pound 근처의 Rawnsley Park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은 양을 방목해서 기르는 곳이었는데, 양털 깎는 시즌은 아닌지 다들 털이 어느정도 자란채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빨래가 공짜인것을 확인하고 바로 빨래를 시작했다. 건조기는 유료였지만, 바깥쪽에 말릴 수 있는 줄이 마련되어 있어서 다들 빨래를 하고 줄에 걸려서 말렸다. 우리는 저녁이 준비되기 전에 또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즐겼다. 하지만 30분도 되지않아 저녁 준비가 되었다는 말에 모두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의 저녁은 닭스튜와 감자였는데 나름대로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Guess who? 와 Pictionary 같은 보드게임을 즐겼는데, Guess who? 같은 경우는 얼굴의 생김새를 묘사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Pictionary는 난무하는 영어속에서 도저히 끼어즐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답이 뭔지 이해를 해도 그 답을 영어로 쓸수가 없다고 해야되나 ㅠ_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맥주를 홀짝이다가 갑자기 앞에 보이는 언덕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량이 소주 반병정도인 나는 맥주 3캔정도면 취기가 잘 오르는데, 맥주 2캔정도 마시고나니 쓸데없는 충동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래서 반쯤 취한 상태로 언덕을 올랐는데, 의외로 걸음걸이가 잘 안되었지만, 어쨌뜬 가장 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사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에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 20분만에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꼭대기에서 보는 주위의 경관도 나름대로 볼만했다. 물론 높은 언덕은 아니었지만, 그 주위에도 그리 높은곳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시야를 가리는 곳은 없었다.
개인적인 하이킹을 마치고 내려오다가 제대로 된 올라오는 길을 발견했다. 헉! 나는 길이 원래 없는 언덕인줄 알고 나무를 헤치면서 올라왔었는데-_-;; 어쨌든 길을 따라서 내려가니 그 숙소의 리셉션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다시 숙소로 내려올때쯤에는 벌써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와서 다행이었다. 어두워져 가는 시간에도 사람들은 Pictionary를 열심히 즐기고 있었다. 나는 조금더 지켜보다가 집으로 전화를 하기 위해서 리셉션쪽으로 나왔는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주위에 조명이 하나도 없으니 정말 아무것도 안보였다.--;;; 어쨌든 간신히 도착해서 집에 안부전화를 한뒤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게임을 하지 않는 폴과 마리오와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서로의 여행얘기가 나왔다. 결국, 마리오도 자기네 나라에 놀러오면 재워주고 먹여준다고 약속했다. 물론 나도 그랬고. 근데, 마리오의 집은 세계에서 위험하기로 유명한 도시인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 있었다.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