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기 #36 - 타운즈빌 (Townsville)


#36 - 타운즈빌






첫인상은 별로! 그러나 점점 맘에드는 타운즈빌.

타운즈빌로 향하는 버스는 4시간정도만 타면 되기때문에 처음 버스에 올라탈때까지는 정말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하면서 아차! 했던것은 버스의 에어컨이 고장났다는 것이었다. 버스기사는 2시간정도 후에 에어컨이 있는 차로 교체될것이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부탁했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찜통이 되어버린 차를 타고 이동했다.

물론 버스가 더운것은 그렇게 큰 고통이 아니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실질적으로 더 큰 고통은 내 옆에 앉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앉아계셨는데, 수건으로 땀을 계속해서 닦아도 쉬지않고 흘러내렸다. 덕분에 우유썩는냄새 비슷한 땀냄새에다가 할아버지가 상당히 거대하셔서 2인좌석의 2/3을 차지해버리는 바람에 나는 한쪽에 붙은채로 갈수밖에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상당한 고통 ㅠ_ㅠ....

하지만 이 할아버지하고 이야기하는건 상당히 재미 있었다. "안녕하세요"같은 간단한 몇마디 한국어 정도는 할줄 알았던 이 할아버지는, 농장을 하고 있는데 우프로 한국인이 몇번 다녀갔다고 이야기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셨다. 자기가 여행한 여러나라들에 관한 얘기, 자기 자식들 얘기부터해서 이야기는 끝이 없기는 했는데, 발음이 좀 많이 알아듣기 힘들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여러번 이야기하면서까지 나랑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정도 달렸을까.. 버스는 휴게소에 도착했고, 그곳에는 에어컨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잠시 음료수를 사마시며 한숨 돌린 나는 다시 버스로 올라탔다. 휴게소에서 할아버지와 이야기하면서 할아버지는 조금 편하게 가길 원한다는것을 알고 기사와 이야기해 나는 따로 비어있는 뒷자리에 가서 앉았다. 뒤로 간 나는 버스에서 틀어주는 분노의 질주를 보면서 타운즈빌로 이동했다.

타운즈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반. 굉장히 늦어버린 시간이었지만 이미 숙소를 예약했다는 마음에 쉽게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물론 터미널 바로 위에 있는 숙소인 X-Base에 묵으면 쉽게 이동할 수 있기는 했지만, 가격대가 좋은 Adventures를 택할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백패커의 주인은 친절하기로 유명했으며, 백패커의 시설도 굉장히 좋았다. 가장 맘에드는것은.... 이곳의 건조기였는데, 2불에 정말 뽀송뽀송할정도로 완벽하게 말랐다. 호주 그 어디의 건조기도 이곳의 건조기만큼은 되지 못했던 바, 호주에서 머물렀던 백패커중 베스트3중 하나로 꼽고 싶다. ^^;;;;;

어쨌든 Adventures에 도착해서 리셉션앞에 가니 정말 내 이름 앞으로(물론 이름의 스펠링은 엉망이었지만) 편지가 하나 있었다. 그것을 뜯어서 읽어보니 3층에 있는 135호로 가면 그곳의 문을 열어두었으니 거기서 자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나는 배낭을 다시 둘러메고는 3층으로 올라가서 135호의 손잡이를 돌렸는데, 아뿔싸!! 잠겨있었다. ㅠ_ㅠ........

잠겨있는 135호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면서 그곳을 방황하고 있었다. 그때에는 다른 백패커들의 리셉션도 모두 닫혀있었기 때문에 정말 갈곳이 아무곳도 없었다. 그렇게 계단에 앉아있는데 옆에있는 142번 방에서 외국인 한명이 나오더니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에게 이시간에 도착한 일과, 지금 못들어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이야기했더니 그럼 자기가 있는 방에 침대가 하나 비어있으니 그곳에서 자고 내일 리셉셔니스트와 이야기해보는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앞뒤 가릴것이 없었던 나는 당연히 그 제안을 수락했고, 천사같은 외국인의 도움으로 그날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마그네틱 아일랜드를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려고 알람까지 맞춰놨건만.. 결국에는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많은 사건들이 있어서 피곤하긴 했었지.. 부시시하게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어제 그 녀석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태평한 녀석들... 나는 주섬주섬 어제 어두워서 정리 못했던 짐들을 정리하고, 가볍게 세수를 한뒤 리셉션으로 내려갔다.

리셉션에 가서 어제 도착하자마자 안내해준 방으로가서 문이 잠겨있었다고 하자 주인아주머니가 정색을 하면서 미안하다고 하신다. 자기가 분명 11시쯤에 체크를 했는데, 어떤사람이 장난으로 잠궈버린거 같다면서 미안하니까 오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고 했다. 뭐, 특별히 기분상한것도 아니었고, 공짜저녁이 나쁠거 없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덥썩 받았다. 그렇게 야밤의 잠긴문사건은 싱겁게 끝나버렸다.

리셉션에서 마그네틱 아일랜드 투어에 관련해서 문의를 하니 보통 모크(조그마한 미니 자동차)를 타고 그곳을 돌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반나절짜리 투어를 이용하는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투어를 할꺼면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으니 오후에 있는 반나절 투어가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도 않았고, 마그네틱아일랜드에서 1박을 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가장 괜찮은거 같았다. (사실 마그네틱 아일랜드에 들어가보고서 1박 하고 싶었다. ㅠ_ㅠ.... 정말 맘에드는 섬이었는데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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