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공원 캠핑장에서의 캠핑, 그리고 쇠고기 구워먹기! [미국 렌터카 여행 #31]


미국에서의 첫번째 캠핑장소는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었다. 일정이 시작되고 15일정도만에 처음으로 하는 캠핑이기도 했기 때문에, 저녁메뉴는 당연히 고기!! 그래서 그랜드 캐년에 들어가기 전에 있는 도시의 월마트에 가서 쇠고기 장을 봤다. 평소에는 일반 모텔이나 호텔들을 위주로 숙박을 하기 때문에 요리를 할 수 없지만, 캠핑을 하면서는 고기를 굽는 등의 요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체력 보충을 위해서도 고기를 먹는데에는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협찬받았던 네파의 텐트와 침낭을 처음 사용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돼지고기도 팔기는 하지만, 같은 가격에 쇠고기를 살 수 있으니 당연히 쇠고기로 낙찰. 미국의 마트에 가면 다양한 쇠고기를 팔기는 하는데, 그냥 봐서는 도대체 뭐가 어떤 부윈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한국어로 들어도 해깔리는 쇠고기 부위인데, 영어로 부위를 보면 당연히 알아먹기 힘든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미리 쇠고기를 사러가기 전에 대충 부위에 대한 공부를 했다. 보통 구이용으로 살 때에는...

등심(Sirloin), 채끝등심(Ribeye/Strip Loin), 안심(Tenderloin), 양지(Frank), 홍두깨살(Eye Round) 정도에서 고르면 된다. 물론, 순수하게 살코기만 있는 것 보다는 마블링이 이쁘고 기름도 살짝 있는 녀석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안그러면 뻑뻑한 쇠고기를 먹게 될테니까.



미국의 쇠고기 등급은 최고등급이 프라임(Prime)이고, 그 아래로 초이스(Choice), 셀렉트(Select) 등으로 내려가는데, 보통 프라임급은 고급 식당에서 많이 쓰이고, 슈퍼마켓에서는 초이스급이나 셀렉트급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도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고 싶다면 초이스급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물론, 돈이 부족하고 양이 중요하다면, 셀렉트급 중에서도 날짜가 얼마 안남은 것들은 세일을 하니 그런것을 사 먹어도 괜찮다. 셀렉트 급도 스테이크에 잘 어울리는 녀석으로 고르면 꽤 맛있었던게 일반적이었으니까.



고기를 구우면서 당연히 양파와 마늘은 필수. 그리고 함께 구울 양송이 버섯도 함께 구입했다. 이정도만 하더라도 고기를 구울 준비는 완료인 듯 싶었지만, 우리는 고기를 구울 판이 따로 없었으므로 알루미늄 호일을 구입해서 고기를 굽기로 했다. 호일은 한참 찾았었는데, 알고보니 주방기기쪽에서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슈퍼마켓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월마트에서는 ^^


요 오른쪽의 밥통은 우리가 밥을 해먹고 다니던 녀석인데, 가격은 약 2만 5천원 정도. 미리 그랜드캐년으로 떠나기 전에 한가득 밥을 해놨다. 한번에 5인분정도까지 밥이 되는 녀석인데, 그정도면 저녁과 아침에 밥을 먹기에는 충분한 분량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저녁거리를 쇼핑하고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 도착!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라서 바로 캠핑장으로 이동했다. 그랜드 캐년에서 이용했던 캠핑장은 마더 캠프그라운드였는데,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미리미리 예약해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국립공원에 따라서 예약하지 않고도 도착순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곳도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에 한번 더 포스팅으로 풀어 볼 예정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7시 20분 경. 여름이라 해는 8시가 넘어서야 지기는 했지만, 캠프그라운드 오피스는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약을 하고 왔떤터라 우리 캠핑자리는 왼쪽의 리스트에서 찾을 수 있었고 무리없이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캠핑장에 자리를 못 잡았다면 근처의 Tusayan이라는 도시가 그랜드캐년에서 가장 가깝다. 물론, 가까운 만큼 숙박비가 비싸긴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자동차 트렁크의 한 구석을 항상 차지하고 있던 네파 텐트와 폴대. 여행을 3명이서 함께 했기 때문에 3-4인용 텐트보다 좀 더 넉넉한 5-6인용 텐트로 가지고 왔다. 사실, 3-4인용이 말이 3-4인용이지, 건장한 남자 3명이서 자기에는 턱없이 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거기다가 일행중 기무난은 189이어서 더더욱 큰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더더욱 큰 텐트가 필요했었다.


어쨌든, 첫번째 임무는 해가 지기 전에 텐트를 칠 것. 한국에서 오토캠핑을 여러번 다니기는 했지만, 미국 여행을 할 때에는 그렇게 완벽하게 캠핑 장비를 가지고 다닐 수가 없었다. 장기여행이기도 하고, 자동차의 공간도 한정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텐트와 침낭 정도만을 가지고 다니고, 남은 것들은 모두 현지에서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네파 텐트의 폴대들. 항상 칠때는 정신없이 쳐서 잘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보이는 느낌이다. 연결하면 물론 몇개 안되지만;


미국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텐트를 치기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에 치면 된다. 다만, 바닥이 평지이기는 하나 돌들이 많이 있어서 우둘투둘하므로 에어매트 같은 것이 있으면 좀 더 쾌적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우리는 자동차의 공간을 핑계로 가지고 가지 않았었는데, 첫날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등이 배겨서 혼났다. ㅠㅠ


해는 점점 더 길어지고, 우리는 더 텐트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래서 텐트를 다 치는데까지 걸리시간은 10분정도. 다음번 캠핑에서는 점점 더 시간이 줄어들기는 했는데, 이날은 좀 급한 마음에 정신없이 치다보니(사진도 찍고^^), 시간이 더 오래 걸렸던 듯 싶다. 해가 지기전에 요리를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짜잔~ 그래서 이렇게 텐트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바닥의 저 돌들은 편한 밤을 자지 못할거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랜드캐년의 캠핑장은 바닥이 좀 별로였는데, 다른 국립공원의 캠핑장은 바닥이 굉장히 깔끔하고 평평한 곳도 있어서 이 바닥은 조금 복불복인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그렇게 텐트를 다 치고서 바로 저녁 준비를 했다. 뒤쪽에 보이는 차는 우리의 렌트카 GLK350.


국립공원에는 대부분 캠프사이트마다 이렇게 피크닉 테이블이 하나씩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이곳을 이용해서 식사를 하면 된다. 다만, 외부에 있는 캠프그라운드와는 달리, 국립공원의 캠프그라운드는 별도의 조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후레쉬나 렌턴과 같은 물건들을 준비해야 한다. 칠흙같이 어둡기 떄문에 밝은 녀석일수록 유용하다.


고기를 굽는 것 역시 이렇게 생긴 파이어플레이스에서 불을 지피는 것이 가능하다. 보통 숯을 이용하는 우리와는 달리, 여기는 통나무를 직접 사용하는데, 생각보다 화력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불을 붙이기가 조금 어렵다는 것이 문제. 고기를 구울때에는 불이 크게 올라올 때 재가 올라올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전에는 깨끗하게 안을 정리하고 사용해야 한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물건들을 살 수 있는 제너럴 스토어가 마더 캠프그라운드 근처에 있기 떄문에, 부족한 고기나 음식들, 통나무 등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구입할 수 있다.


국립공원 내에 있는 제너럴 스토어라고 생각하면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편.



제너럴 스토어에서 나무를 구입한 다음에 불을 붙이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호일 위에 올라간 재료는 고기, 버섯, 양파, 마늘, 감자 등이었다. 그동안 밥을 해먹거나 통조림만 먹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먹는 고기는 그야말로 환영할만한 메뉴였다. 해가 진 뒤에 고기를 굽기 시작해서 고기가 얼마나 구워지고 있는 건지 확인이 힘들다는게 단점이었지만.

사진상에서는 고기색이 참 맛없게 나왔지만, 이건 푸른빛을 띄는 랜턴의 색 때문이었지.. 실제 눈으로 볼 때는 더할나위없이 맛있어 보였다.



나중에는 김치까지 쏟아부어 넣고 제대로 고기를 구워먹었다. 월마트에서 산 프라임급과 셀렉트급 쇠고기도 잘 선택했는지 아주 맛있었고, 나중에 김치와 함께 구워먹으니 그 맛도 일품이었다.


캠핑장에서의 저녁식사. 아침에 지어놓은 밥과 즉석에서 불에 구운 고기들이었지만 이날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고기와 함께 먹는 맥주 한 캔은.. 캬~ ^^


그날..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하늘에는 별이 엄청나게 많았다. 저녁 늦게 고기를 구워먹고, 별이 가득한 하늘을 쳐다보는 기분.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렌터카로 여행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많을 것들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월 초. 그랜드캐년의 밤은 생각보다 추웠다. 이번 여행 전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하루 했었는데, 그 때 너무 추웠던 관계로 이번에는 밤에 잘 때 추위에 대한 대책을 많이 고민했었다. 이런 추위에 대한 걱정은 사실 두꺼운 침낭 하나로 거의 해결되었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그랜드 캐년도 꽤나 해발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같이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공원들은 한여름에도 눈이 올 때도 있으므로 국립공원을 여행할 생각이라면 여름에도 어느정도 방한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적어도 잠은 따뜻하게 자야 다음날 여행하기가 편하니까.



다음날 아침식사는 라면이었다. 라면 역시 월마트에서 구입했던 라면에 끓였는데, 아침에 끓여먹는 라면도..나름 일품이었다. 뭐랄까, 정말 야생 버라이어티를 찍는 기분? ^^ 역시 빛이 좋은 아침에 찍은 사진이라 그런지 더 맛잇어 보인다.


국물 조절에 실패해서 쫄아든 라면을 먹기도 했지만, 사실 이렇게 밖에서 먹는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맛있는 라면이었다.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우리의 텐트. 우리 텐트 말고도 주변에는 많은 텐트들이 있었다. 아침식사준비로 분주한 곳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깊은 꿈나라에 빠져있는 듯 미동조차 없는 텐트들도 많았다.



이렇게 국립공원에 있는 캠프사이트들은 왠만한 사이즈의 자동차는 다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차를 가지고 여행해도 별 문제가 없고, RV차량과 같은 경우에도 지정 캠핑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그곳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물론, RV의 경우에는 RV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기는 하지만.


국립공원 내의 일반 캠핑장이라도 이정도의 자동차 사이즈라면 OK.


우리 말고도 아침 일찍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사람들의 메뉴는 빵과 잼으로 우리보다 훨씬 간편했다. ^^


어제 저녁 체크인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에 오피스에 가서 체크인을 했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서 예약을 한 경우에는 꼭 이곳에 가서 체크인 및 아웃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늦게 도착했을 경우에는 잊지 말고 가서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라서 캠핑을 할 자리는 아침 일찍인데도 불구하고 없었다. 이 의미는, 꼭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한국에서 오토캠핑을 하는 것처럼 많은 장비를 가지고 화려하게 한 캠핑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는 캠핑이었다. 이제 다음 캠핑도 기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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