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33 - 캐나다 준북극으로 향하는 비아레일 기차에서 한국 K2 CF모델과 만나다


혹시 이 친구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선그라스를 끼고 있기에 그의 얼굴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으니, 그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 2008년도의 K2 TV CF였던 '얼음상어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있을까? 아마도, TV에서 꽤 많이 방영되었기 때문에 CF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꽤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이 CF를 TV에서 볼 때만 하더라도, "아 K2의 CF는 꽤 멋있네.."라는 생각만 했었지, 내가 직접 CF와 관련된 사람을, 그것도 여행중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그런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절대 예상하지 못할만한 그런 곳에서, 그를 만났다. K2의 CF모델이었던 "데이브"를.


매니토바의 수도 위니펙에서 준북극의 마을 처칠로 향하던 기차의 슬리핑카에 탄 사람은 단 둘 뿐이었다. 데이브와 나.

가볍게 웃으면서 인사하면서 우리는 통성명을 했다. 호주에서 온 데이브. 매니토바주의 처칠로 가는 이유는 그곳에서 연썰매(Kitesled)를 타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의 홈페이지 카이트슬래드닷컴(http://www.kitesled.com)에 자신의 모험 이야기를 담는다면서 이번 여행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을 했다. 1달간의 긴 준비끝에 오게 된 여행이기에, 처칠까지 도착하면서 푹 쉬고 싶어서 기차의 슬리핑칸을 골랐다고 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그가 누군지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식당칸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간밤에 다소 추웠던 관계로 아침에 K2 고어텍스 패딩잠바를 입고 나갔었는데, 데이브가 갑자기 내 잠바를 보더니 물었다.

"그 K2라는 자켓, 혹시 한국의 회사 K2야? 나 작년에 뉴질랜드에서 그 회사 CF 찍었었는데.."

헉! 그랬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K2에서 CF를 찍었던 엄연한 TV CF모델이었다. 호주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후원까지 받아서 여행할정도로 유명한 모험 여행가인 그였기에, 이런저런 TV 관련 촬영 및 다큐멘터리 협조요청도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한마디를 덧붙였다.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알지? 나 그 영화찍을때도 같이 일했었는데.. 거기 나 잠깐 나와.."

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K2의 담당자에게 그의 사진을 보여주며 확인을 했더니, CF를 찍었던 그 모델이 맞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곳에서 정말 CF의 모델을 만나다니. 한국사람도 아닌, 호주사람인 그를 그것도 캐나다의 준북극으로 향하는 비아레일 열차에서. 이정도면 엄청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단둘이 탄 열차는 위니펙에서 처칠까지 40시간을 달렸다.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가 풀어놓는 다양한 모험 이야기에 나는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이번 여행은 연썰매로 처칠에서 더 북쪽까지 올라갈 예정인데, 이번 여행 이후에는 또다른 스폰을 통해서 남극의 남극점까지 이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올 여름에 떠날 계획이라고 하는데, 그가 지금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처칠이 워낙 작은 마을이다보니, 데이브가 묵던 숙소인 ICEBERG는 내가 묵었던 숙소와 그리 멀지 않아서 처칠에 있는 동안 그가 있는 곳에 자주 놀러갔었다. 숙소안은 따뜻해서 잠바를 벗어두었더니, 네이브가 갑자기 내 잠바를 입으면서 K2 브랜드를 가리켰다.

"내가 여기 모델이었다니까!! 나 한번 찍어봐..하하.."

라고 농담을 던지던 그. TV CF나 카다로그에서 보던 그의 진지한 얼굴은 어디로가고, 장난끼가 가득한 표정만 얼굴에 가득 담겨있다. 굉장히 진지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머넘치고 즐거운 사람이었다. 자칫하면 지루해질수도 있었던 처칠에서의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들어준 장본인이기도 하고.


그가 그의 썰매를 조립했던 날, 처칠에는 블리자드가 불었다. 뉴스에서는 오로라가 강한 날이라고 하지만, 아쉽게도 날씨는 마지막 날 내가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날은 데이브가 썰매 테스트를 하기위해 나갈 때 그곳을 따라나갔다. 저렇게 웃고있지만, 저날도 영하 25도였다. 살이 에일듯한 추위.. 둘다 뚱뚱해 보이는 이유는, 저 잠바 안에 옷을 5겹은 더 껴입었기 때문이다. 바지도 3개는 껴입었던 듯 싶고. 어쨌든, 그렇게 둘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참, 사진은 이날 오전에 도착한 데이브의 동료 벤이 찍어줬다.


연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완벽한 방한이 필수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람이 들어갈 구멍조차 남겨놓지 않은 데이브의 완전방한 복장. 블리자드가 잦아들긴 했었지만, 바람이 엄청나게 심하게 불어서 데이브의 이런 복장이 엄청나게 부러웠다.


연 썰매를 준비하던 그들. 강한 바람이 연습에는 좋다며 열심히 준비를 했다. 그들은 다음날 출발 예정이었지만, 이날이 나의 마지막 날이었던 관계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나중에 이메일로 잘 돌아왔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을 뿐.

그러고보니 참 우연이었다. 어떻게 나랑 같은 날에 처칠로 가는 기차를 단 둘이 탈 수가 있었으며, 그 동행인이 내가 입고있던 K2 브랜드의 작년 광고 CF를 촬영했던 모델이라니. 그것도 그와 함께 지냈던 처칠에서의 여러 날들. 정말 엮이기 힘들고 힘든 일들이 동시 다발로 일어나는 이런 우연이라면 2009년의 캐나다 여행은 참 운이 좋았던 여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보니, 벤쿠버쯤 갔을 때 휘슬러에서 가수 이승철씨를 보기도 했네. 유난히 유명한 사람들을 많이 본 캐나다 여행이었다.

캐나다에서 있었던 가장 즐거운 추억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았다.




     [최저가 항공권 및 호텔]
     [마일리지 팁]
     [여행팁 A-Z]
     [비범한 여행팁]
     [국가별 여행팁]

김치군의 내 여행은 여전히 ~ing - http://www.kimchi39.com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