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버스의 잡상인? 아니, 그대는 멋쟁이!



메데진에 살면서 시내버스도 꽤나 자주 이용했습니다. 버스는 보통 노선이 복잡해서 지하철보다 이용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이용했지요. 이용요금은 1000페소. 보통 제가 살던 엘 뽀블라도에서 시내로 나갈때는 버스를 많이 이용했지요.


콜롬비아의 버스는 입구에는 이렇게 회전문이 있습니다. 이 회전문이 돌아갈때마다 1명씩 카운트가 되는데, 이걸로 버스를 탄 사람들과 금액을 맞춰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구요?

잡상인들은 절대 이것을 돌리지 않고 뛰어 넘어서 안으로 들어왔으니까요.


콜롬비아 버스에는 이렇게 잡상인들이 많이 올라섭니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메뜨로(지하철)에는 잡상인들이 다니지 않지요. 메데진의 지하철에서는 먹을 것도 금지되어 있고, 마시지도 못한답니다.

여기 사진에 보이는 꼬마는 껌을 팔고 있었습니다. 정말 껌은 구걸 수준의 잡상인들의 필수 아이템이나 다름 없는데, 이건 정말 한국이나 다른 외국이나 비슷비슷 하군요. 껌이 싸고, 쉽게 살 수 있고,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일까요? 그래서인지 이런 잡상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고아원에서 자라서…”

라는 아주 기본 패턴을 사용하더군요. 역시 사람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런건 어느나라에서나 잘 안통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꼭 이런 구걸 케이스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파는 잡상인들도 꽤 많이 올라왔는데, 그 중에서 꽤나 인상깊었던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바로 기타를 가지고 연주를 하는 청년이었습니다.

버스에 기타를 가지고서 올라탄 말쑥하게 생긴 청년은, 가운데 서자마자 사람들에게 꾸벅 큰 인사를 하더군요. 그리고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한 뒤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메데진에 살고 있고, 지금은 가수가 되기위해 노력중이라는 가주지망생 청년! 한 3곡 정도를 불렀을까요? 잘 모르는 노래였지만, 그 청년이 굉장히 노래를 잘했다는 것, 그리고 버스에 있는 사람들도 그가 부르는 음악을 즐겼다는 것만큼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청년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니까,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가 볼륨을 줄이더라니까요! ^^

물론, 그 이후에는 수금이 이어졌지만, 버스에서의 이런 깜짝 공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겁게 즐기는 듯 했어요. 버스 안에서 듣는 멋진 청년의 노래. 왠지 로맨틱하지 않나요? 물론, 콜롬비아 버스 안이 그렇게 로맨틱한 장소는 아니지만요. 하하.

다들, 몇백페소에서 천페소 정도의 돈을 주길래 저도 가지고 있던 동전을 몇개 넣어줬습니다. 받을때마다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인사를 꾸벅 했습니다. 지금쯤 그 청년, 가수의 꿈을 잘 이뤄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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