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해발 1,800m의 커다란 바위, 그리고 풍경이 있는 엘 뻬뇰(El Penol)


언제나 여행은 즐겁습니다. 메데진에서 평일에는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었는데 엘 뻬뇰도 그 목적지 중 하나였습니다. 엘 뻬뇰은 안띠오끼아 지방에 있는 아주 커다란 돌로, 그 커다란 돌 자체만으로도 큰 관광거리이기는 하지만 엘 뻬뇰의 정상에 올라가서 보이는 구아따뻬의 풍경은 왜 엘 뻬뇰을 찾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평소와 같이 차를 타고 가던 길이었습니다. 군인들이 지나가는 차를 세워서 검문을 하고 있네요. 우리도 차를 세워서 군인들의 검문에 응합니다. 그렇게 검문을 받고 있는데, 우리 왼편으로 미니밴 한대가 섭니다. 7인승 정도로 보이는 밴이었는데, 군인이 검문을 요구하자 밴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합니다. 뭐, 7인승 밴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많이 탔으니 "10명정도 탔겠구나"하면서 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문을 하는 군인아저씨도 참 대단하다는 표정을 짓네요.


저 조그만한 미니밴에 갓난 아기들을 빼고도 1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역시 인간승리라고밖에 할 수 없는데, 한 때 명절이면 볼 수 있었던 티코에 몇 사람이나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주제를 두고 보여주던 프로가 생각나더군요. 어쨌든, 검문이 끝나자 이 분들 다시 밴에 후다닥 올라타시더니 갈길을 가셨습니다. 물론, 나중에 엘 뻬뇰에서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요.

콜롬비아 친구에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타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냐고 하니, 물론 위법이기는 한데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코멘트를 해 주네요. 사정이 어찌 되었건 간에,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도 웃고있는 그 사람들의 모습에 콜롬비아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엘 뻬뇰에 도착했습니다. 메데진에서 약 1시간 반정도 거리에 있는 메데진은 자주 있지는 않지만 대중교통으로도 찾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오는 길 자체는 그리 좋지 않아서 평탄한 여행이 아닌, 통통 튀는 여행이 되기는 하지만요.


관광지에는 어딜 가나 먹을 것을 파는 상점들이 있습니다. 초리소와 엠빠나다와 같은 음식들이 눈에 띕니다. 저 당시에는 그저 흔한 음식들이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저 음식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특히, 콜롬비아의 엠빠나다가 너무 생각이 나는군요.


뱀을 감고 있는 이 아저씨는 졸려운지 뱀을 감고있는 상태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오늘은 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일까요? 가끔 여행기에서 본 뱀을 들거나 몸에 감고 찍은 사진들은 아마도 이런 뱀들을 이용해서 찍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런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서 패스했지만요.


엘 뻬뇰의 정상까지는 이렇게 바위의 틈을 이용해서 만들어 놓은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가면 됩니다. 계단 자체가 굉장히 좁은 편인데다가, 내려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이 계속 엇갈리기 때문에 올라가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거기다가 입구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분들은 쉽게 덤볐다가는 한참을 쉬면서 올라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올라가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상상한다면, 이까짓 계단이야 별로 어렵지 않지요.


입장료는 4,000페소입니다. 지금은 더 올랐을지도 모르지만, 투박하게 적혀있는 가격표가 왠지 정겹습니다. 요즘에는 너무 깔끔하게 만들어 놓은 안내판들을 많이 봐서인지, 이런 표시들이 더 정겹게 느껴지나 봅니다.



엘 뻬뇰의 정상에서 바라본 구아따뻬의 호반 풍경입니다.

구아따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송어인데, 구아따뻬로 가게 되면 송어를 이용한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콜롬비아 사람들의 생선 요리법은 대부분 튀기는 것이기 때문에 구운 송어의 고소하고 바삭한 느낌을 기대할 수 없다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떻습니까. 그 송어조차도 너무 맛있는걸요.


가끔은 이런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이 지역은 적도에 가까운데다가 해발 2,000정도 되기 때문에 항상 조금 덥거나 선선한 정도의 날씨를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내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넓은 곳에서 가끔 보트도 타고, 낚시도 하면서 책을 읽는 생활을 한다면 아마도 한동안은 모든 근심을 잊고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있었으면 하는 꿈도 꿔 봅니다. 

아름다운 구아따뻬의 풍경은 나중에 한번 더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지요.




엘 뻬뇰의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봤습니다. 한쪽에는 소와 말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고, 한곳에는 아주 뜸하게 자동차가 한대씩 지나가고 있습니다. 태양은 강렬하지만, 이런 풍경은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나른하게 만듭니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이 그 나른함이 오래 가지 못하도록 도와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눈은 호수의 풍경에서 멀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엘 뻬뇰은 개인의 사유지 중 하나입니다. 콜롬비아는 자연을 이용한 관광지들이 이렇게 사유지인 경우가 많은데, 이 엘 뻬뇰 이외에도 폭포와 같은 그런 곳들도 개인 사유지인 곳등리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엘 뻬뇰의 기념품 상점에서는 이 곳의 주인과 관련된 물건들도 몇가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념풍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은 시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라 별다르게 구매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구경은 너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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