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레티로의 길거리 음식과 밤 풍경




레티로는 엘낀의 고향마을이었습니다. 엘낀은 건축설계사였는데, 이 레티로라는 마을에 큰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레티로라는 마을이 관광을 위한 곳이 아니니만큼... 정말 동양인은 한명도 없었어요. 순수하게 콜롬비아사람들만 있던 마을이기에, 저녁에 동네 나들이를 갔을 때 사람들은 내가 신기한 듯 했습니다. 하긴,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동양사람을 처음 본다는 사람까지 만났을 정도라면 할말 다 하지 않았을까요?



라틴 문화권 나라 마을의 중앙에는 플라자(Plaza)라는 곳이 있습니다. 스페인어 발음으로 하면 쁠라사 정도가 될 겁니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플라자는 썰렁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플라자에 도착하니 포장마차들이 많이 보이네요. 마을 사람들이 딱히 저녁에 할 일이 없어서 인지 플라자에 모여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엘낀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곳에서 굉장히 오래 산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구요.

엘긴은 몇미터마다 마을 사람들하고 인사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엘낀을 뒤로하고 포장마차들에 가까이 가 봤습니다. 어떤 음식을 팔고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조명이 밝아서 사진이 잘 찍힐만한 곳은 아무래도 이 포장마차 근처이기도 했구요.


어느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풍경입니다. 저녁의 포장마차와 오손도손 모여있는 사람들. 마을의 중앙에는 엄청 큰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이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사서는 그곳에 둘러앉아서 맛있게들 먹고 있었습니다. 몇 컷 찍었었는데 죄다 흔들려서 건진 사진이 없네요. 어쨌든,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우리네의 부침개와 비슷한 음식을 만드시던 아주머니입니다. 인기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있더라구요. 전 크게 땡기지는 않아서 일단 패스! ^^;


팝콘과 감자칩을 위주로 팔던 아저씨.. 상대적으로 부침개와 비슷한 음식보다는 인기가 적더라구요.




이 아저씨는 꼬치와 햄버거를 팔고 있었습니다. 꼬치는 무슨 고기일까 고민하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소고기(Res)라고 알려줍니다. 이 때에는 소고기파동도 없을때고, 콜롬비아도 땅이 넓고 인구가 적어서 소들이 곳곳에서 방목되는 곳이라 안심하고 사먹었습니다. 소스는 우리네의 그 닭꼬치 소스와 비슷하네요.





대부분의 음식들이 포장마차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음식들이었습니다. 특이한것이라고 한다면, 이전 글에서도 소개했던 다양한 아레빠들.. 기름기가 자글자글한 소세지.. 추리소..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었던 튀김들 ^^.. 그래도, 싼 가격에 이것저것 집어먹는 쏠쏠한 재미는 길거리 음식을 즐길때마다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닐까 싶네요.




플라자에서 조금 벗어나면 레티로의 밤 풍경은 굉장히 한가합니다. 금요일 저녁이라도 다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엘낀에게 원래 주말에도 이렇게 조용하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그럴리 없다며 술집이 모여있는 곳으로 한번 가보자고 합니다. 앞장서는 엘낀을 따라서 술집쪽으로 향했습니다.


가던 길에 찍었던 엘낀의 본가. 이곳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다고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하네요. 덕분에 엘낀의 부모님과 잠깐 인사를 나눴습니다. 엘낀도 마을에는 2달정도만에 오는 것이라고 하네요.



걸어가는 골목에서 살사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중에는 바제나토와 같은 콜롬비아의 전통음악도 있고, 알 수 없는 도박(?)을 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보이네요. 어찌보면 시골마을의 전형적인 느낌입니다.



날씨가 꽤나 더웠던 지라 이렇게 밖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앗.. 그러고보니 오른쪽 끝의 저 사람들은...?


네.. 제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커플들입니다. 부럽거든요. ㅠㅠ... 뭐, 부러워만 하고 마는겁니다. ㅠㅠ...



술집이 몰려있는 곳에 갔더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까 걸어오던 길에서는 살사가 많이 들렸다면, 이 골목에서는 레게톤이 많이 들립니다. 알고보니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디스꼬떼까(Discoteca)랍니다. 그래서 강렬한 비트의 레게톤 음악이 쏟아져 나오고,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있었던 거지요. 저도 얼른 뛰어들어가서 춤을 추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던 터라 자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마을에서 외국인이 늦게까지 혼자 있는 건 위험하다는 그의 조언을 따른거지요.

밤에 보면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만, 레티로는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굉장히 아름다운 마을이랍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다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지요. 이렇게 레티로의 밤도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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