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우리는 오토바이 택시가 아니라니까요?


콜롬비아는 오토바이가 굉장히 많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다들 오토바이의 번호가 쓰여진 자켓을 입고 다니더라구요. 이들은 도시뿐만 아니라 시 외곽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당연히 제가 머물던 메데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콜롬비아 전지역에 이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물론, 콜롬비아 자체가 오토바이를 많이 볼 수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요. 고속도로 위에는 별로 없지만, 마을로 진입하게 되면 수많은 오토바이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이 자켓을 입고 타는 사람들을 봤을 때, 오토바이 택시인줄 알았습니다. 예전에 여행했던 태국같은 나라에서는 오토바이 택시가 흔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가 아니었지요. 물론, 이런 사람들이 꽤 많아서, "아 콜롬비아에는 오토바이 택시가 많구나."라고 착각까지 했지만요. 특히, 도시 내 뿐만 아니라 외곽지역으로 가는 길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혼자가 아니라 둘이 타고있는 것을 많이 보았고 둘다 자켓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보기에 택시 같았습니다.


사건은 콜롬비아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은, 학교에 걸어가기 굉장히 싫은 날이었습니다. 보통 걸어서 2~30분정도 걸리는데, 몸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갈 요량이었죠. 평소같았으면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갈텐데, 마침 아파트의 출구쪽에서 오토바이 위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뭐, 별 생각안했죠. '아싸 횡재~'

그리고, 말을 걸었습니다. "Vamos al EAFIT(EAFIT으로 가요~)"..

물론, 그 아저씨 별 이상한 놈을 다 본다는 듯이 절 쳐다봅니다. 물론, 그 사람은 오토바이 택시가 아니었던거지요. 그렇게 황당하게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를 향해서, 어차피 이야기가 시작된거 밑져야 본전이니 그 남자에게 오토바이에 관한 것들을 물어봤습니다.

알고보니 콜롬비아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자켓을 입는것이 필수라고 하네요. 자켓을 입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경찰에게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철저하게 자켓을 입고다니더라구요. 또, 우리베 대통령이 군/경찰 병력을 수배로 늘려버렸으니, 콜롬비아에 군/경찰들이 좀 많습니까. 다들, 걸리느니 잘 입고 다니는 것이지요. 이 법은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네요.

사실, 이렇게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모두 자켓을 입는 이유는 몇년전쯤에 있었던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살인사건 때문이라고 합니다. 살인사건의 현장이 우연히 CCTV에 찍혔으나, 화질이 좋지 않아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분석할 수 없었고 그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없어 결국에는 범인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CCTV업계에서 일을 해 봤지만, 그정도의 화질을 가진 카메라는 여전히 보급이 잘 안되어 있고, 비싸거든요. 어쨌든, 그 이후로 새롭게 법이 제정되었고, 그 이후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자켓을 입어야 한다고 하네요.

물론, 그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그럴듯 하기도 해서 왜 사람들이 저렇게 자켓을 입고 다니느냐도 이해가 갔다. 콜롬비아라는 나라, 있으면 있을수록 재미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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