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남미 최대의 동물시장, 오타발로 인디오 재래시장에 가다-


남미에서 가장 큰 인디오 재래시장이 열리는 곳인 오타발로는 에콰도르에서 꼭 빼먹지 말고 거쳐가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 시장이 매일 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꼭 토요일에 방문을 해야 합니다. 오타발로 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4-5시간 이상 떨어진 곳과 북쪽의 콜롬비아에서까지 모여든다고 하니, 그 시장의 규모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지요.

그 오타발로의 재래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건 바로 동물시장입니다. 경매로 동물들의 거래가 이뤄지는데, 한국에서 보는 우시장의 모습이나 다른 동물들을 사고 파는 곳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물론, 그곳에서 팔리는 동물도 왠지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시장을 구경가기 위해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움직였습니다. 오전에 판매가 활발하고, 오후가 되면 사람들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토스트와 잼을 대충 휙휙 발라먹고는 같이 여행을 하던 조엘과 함께 시장을 나섰습니다.


인디오 재래시장이다보니,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도 많고.. 길 전체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좌판을 열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날 봤던 풍경과는 대조적인 것이, 토요일의 오타발로는 정말 활기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오타발로 동물시장은 시내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곳의 넓은 공터에 있습니다. 매일 매일 장이 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 시장이라는 것을 알리는 어떤 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지만, 사람들이 줄로 묶어서 데리고 있는 동물들을 보니 이곳이 동물시장이라는 느낌이 확 다가오네요. 동물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동물들은 돼지, 염소, 양, 소, 비꾸냐 등 가축으로 키울 수 있는 동물이면 모두 다 거래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에콰도르의 인디오들은 이렇게 동물들을 묶어서 데리고 다닙니다. 돼지들도 자신이 팔려온 신세라는 것을 아는지, 주인이 이끄는 방향으로 가기 싫어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꾸에엑~"하는 돼지 특유의 울음소리와 함께요. 그런데 전 돼지하면 흑돼지와 살색의 돼지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갈색돼지, 얼룩돼지, 점박이 돼지 등.. 다양한 돼지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본 돼지들 덕분에 일종의 편견이 생겼었나 봅니다. 어쨌든, 다양한 돼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더군요.


물론, 아주 큰 돼지들만 팔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기돼지들도 역시 거래의 대상인 듯, 곳곳에서 이런 아기돼지들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아 볼수도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가격을 물어봤는데 파는 사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팔리는 돼지들은 한꺼번에 사육된 그런 돼지들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집안에서 기르는 가축처럼 큰 녀석들입니다. 그렇다보니, 한 사람이 데리고 온 돼지의 숫자도 몇마리 정도로 한정되어 있더군요. 그렇게 자신이 정성스레 기른 돼지를 파는 느낌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쉬운 이별은 아닐거란 생각도 드네요.




그렇게 아직 거래가 되지 않은 돼지들은 이렇게 한가롭게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마, 판매된 뒤에 쉬고 있는 것일수도 있구요.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또다른 품목은 바로 양입니다. 양도 돼지와 마찬가지로 목이나 몸통에 줄이 매어져 있습니다. 역시 팔려가는 것이 싫은지 주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거부하는 양들이 많더라구요. 초원에서 뛰노는 수십마리의 양들만 보다가, 이렇게 몸통이 줄에 메어있는 양들을 보니 느낌이 또 새삼 색다릅니다.


이 사람들은 한쪽에 양을 묶어둔 뒤에 잡담을 나누고 있네요. 양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들에게 가서 말을 걸겠지요?


양은 그 와중에도, 자신만의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염소도 많이 보이는 품목입니다. 날카로운 뿔이 눈에 띄는 염소들도 하얀색이나 검은색의 단색도 많았었지만, 얼룩반점이 있는 녀석들도 쉽게 볼 수 있더라구요.


비꾸냐를 데리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타발로의 동물시장에서는 가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거래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오타발로의 동물시장은 동물들의 우는소리, 가격을 흥정하는 소리, 사람들끼리 잡담하는 소리, 그리고 웃고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장에 와있다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비록 동물을 구입할 수는 없는 여행자의 입장이지만, 이러한 동물시장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저 이외에도 이 동물시장을 구경온 여행자들이 여럿 보입니다.


각자 동물을 한마리씩 데리고 있던 아이들. 아마 부모님과 함께 동물들을 팔러 이 시장에 온 것이겠지요?


동물시장 한켠에는 이렇게 생필품들을 파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들이 가득한 동물시장과는 다르게 이쪽에는 대부분이 휴식하는 사람들 뿐이더라구요. 아마, 상황에 안맞는 물품 판매가 이런 것이려나요.^^


그렇게 옆쪽 넓은 공터의 우시장으로 자리를 옮겨보았습니다. 저는 뒤쪽 공터로 넘어왔다보니, 위쪽에서 소들을 거래하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저분들의 옆에 앉아서 소가 사고 팔리는 모습을 가만히 구경했었답니다. 정확히 어떻게 경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손짓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거래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알 수 있겠더라구요.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언덕 위, 그리고 직접 시장 안으로 들어가서 본 풍경들입니다. 아주 잘 먹고 자란 소들이 아니어서 그럴까요, 방목을 했기 때문일까요. 모두 갈비뼈들이 앙상하게 보이는 소들이 많습니다. 저런 얼룩소들을 보면 왠지 젖소라는 이미지로 이어지는 것은 저 뿐일까요. 소에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서, 뭐라고 할 말이 많지는 않은게 아쉽습니다.


안데스산맥을 배경으로 하는 오타발로의 동물시장은, 그 위치만으로도 참 멋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시장이 아니라, 남미 최대의 인디오 재래시장의 일부이다보니 정말 사람들이 사는 모습 그대로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더 진솔한 에콰도르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시장의 한켠에는 이렇게 먹을거리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동물시장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보면 출출하기 마련. 오른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특유의 모자와 복장을 하고 있었던 것은 당연하구요.


그렇게 오타발로 동물시장 구경을 마쳤습니다. 오타발로의 동물시장은 인디오 재래시장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곳을 나와 다시 오타발로 시내로 들어가게 되면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시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시장의 매력. 그것이 오타발로 인디오 재래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에 꼭 토요일에 오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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