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기 #12 - 아를 원형경기장과 고흐가 지냈던 노란집 [빈센트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서]



아를 시청앞 광장에서...

사람 둘은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고, 강아지 두마리만 물끄러미 앞에 있는 동전 그릇을 바라보며 구걸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자마자 오른쪽의 아저씨가 외쳤다. 원 유로! 내가 씨익 웃자, 아저씨도 씨익 웃는다. 그래서 안줬다.-_-;




생트로핌 성당은 아를에 얼마 남아있지 않은 로마시대의 유적 중 하나이다. 성당의 입구에 있는 조각상에 대한 설명을 계속 듣기는 했지만, 사실 각 모습들이 표현하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한 것이라 그다지 귀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런 지역에 있는 성당 하나까지 다 관심을 가질정도로,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고.. 내 관심사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더 큰 이유였을 것이다.


아를 시청앞 광장에 있던 두 연인. 오른쪽은 할아버지 느낌이 나지만, 젊은 남자였다. 사람들이 안보는 틈을 타서 뽀뽀를 하기도 했는데, 나는 뒤에서 다 봤다.


아를의 한 골목. 황토색의 벽, 빨간색의 창문과 노란색의 창틀이 매우 잘 어울린다.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조화이면서도, 이렇게 이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감각이 있어서겠지. 글을 쓰면서도 글의 색배치에 대해서도 한참을 고민하는 나에게는 큰 일이다.



물론 대부분의 길에서는 이렇게 별다른 색을 찾아보기 힘든것이 일반적이기는 했지만. 오래된 도시에서 오는 그런 느낌은 좋았다.



로마의 유적 중 하나인 원형 극장. 지금은 무대는 거의 흔적이 사라졌고, 관객석만 남아있지만.. 로마시대가 얼마나 옛날임을 상기해보면 꽤 보존이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를의 중요 유적 중 하나인 원형경기장이다. 원형경기장 주변에서는 우리 일행 말고도 다른 곳에서 온 듯한 단체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역시 주요 관광지라는 느낌. 하지만, 그게 내게 별다른 감흥을 줬던 것은 아니고..





사실, 더 눈이 가는 것은 아흘의 이쁜 창문들이었다. 아까와는 또 다른 파스텔톤의 문과 창문들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이쁜 건물들과 주차되어있는 두대의 원색을 가진 차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 물론, 어울린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원형경기장을 청소하고 있던 아저씨. 우리가 안쪽을 촬영하자 씨익 웃으면서 지나간다.



원형 경기장의 모습.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되어있는 좌석들도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 원형경기장도 활용을 위해서 한번 수리를 거쳤을텐데, 벌써 그 이후로 또 많은 시간이 흘러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게 된 것이겠지.





사실 원형경기장에서 눈을 끌었던 것은 원형경기장 그 자체의 모습보다는, 위에 올라가서 볼 수 있었던 아흘 시내의 모습이었다.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은 톤의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이뤄내는 조화가 아름다웠다. 밝은 주황색에서부터 짙은 빨간색까지..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지붕들..




아를 시내에서는 파업이 한창이었다. 고등학생들의 파업이라고 하는데, 수업과 관련된 파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러나 파업이라고 하기에는 다들 너무 신나하는 표정. 카메라만 보이면 찍지도 않는데 와서 포즈를 취한다. 귀여운 녀석들. 파업보다는 그렇게 다 같이 몰려다니는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파업의 내용 자체도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프로방스의 창문들을 찍어놓은 사진도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이쁜 창문들을 봤다고 느끼는 건 비단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저렇게 창문만을 모아놓으니 그다지 이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게, 역시 전체에서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그런데,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나중에 깨달았다. 우리가 "밤의 카페테라스"가 그려졌던 카페를 그냥 지나쳤다는 것을. 내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인데... 나중에 순전히 이 카페를 보러 아를에 다시 들리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빈센트 반 고흐가 아를에서 머물렀던 노란 집이 있던 곳. 2차대전 때 노란집은 무너지고 새로운 건물이 생겨서 지금은 그림과는 많이 달라져서 알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역시 집 근처에 가면 이곳임을 알리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심하게 흔들린 관계로 그림을 집어넣지 못했는데,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사진이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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