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기 #04 - 오르세 미술관에는 한국어 지도가 있다..



오르세 미술관의 입장권. 가격은 8유로(약 15,000원). 이렇게 비싼 가격을 주고 들어가는 박물관에서 2시간밖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은 꽤나 아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미술과 관련해서 알고 있는 화가라고는 고흐, 모네, 마네, 샤갈, 피카소, 보테로, 몽크, 고갱 정도 뿐이 사람이기 때문에, 거기다가 따로 알려주지 않는다면 고흐와 피카소, 보테로를 제외하고는 따로 구분해 낼 능력조차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행히도 미술관에서 오랜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크게 아쉽진 않았다.


영하로 떨어졌던 파리의 겨울. 분수 밖으로 튀었던 물이 모두 바닥에 얼어버렸다. 파리에서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라고 하니, 이 바닥이 얼 것도 예상을 못했던 걸까?


오르세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어느 길을 따라서 가는지 제대로 모른 채 우리는 오르세 미술관에 도착했다. 오르세 미술관에 고흐의 그림이 많이 있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의 전부. 2009년에는 미술에 관심을 좀 더 가져야 겠다는 결심을 초하님과도 했는데, 올해엔 미술 관련 책들을 좀 읽어볼 생각이다. 좋은 그림을 보고도 좋은 줄 모르니, 얼마나 아쉽던지.


Musee d’Orsay. 우리가 다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표지판인 것 같아서 한장 찰칵 ^^



오르세 미술관.

사실 이름만 몇번 들어본 것이 전부였다. 이번 프랑스 여행이 결정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나였기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라따뚜이(-_- )가 전부였던 내가 박물관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사실, 파리에 오기 전까지 퐁피두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고 고백한다면, 너무 무지함을 자랑하는 것이 될까?


우리가 빨리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은 겨울이라는 것. 우리는 단체라는 것.


만약 여름 성수기에 오르세 미술관을 방문했다면 단체라고 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개인이라면 더더욱 오랜 줄을),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어서 바로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겨울 프랑스 여행도 이런 면에서는 나쁘지 않네-


개인으로 온 사람들의 입장 줄. 지금은 굉장히 조금 서 있는 것이고, 여름에 이곳에 들어가려면 한두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예사라고 한다. 다행히도 이번 방문으로 오르세 미술관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다음 번에 또 오게되서 1시간 이상을 밖에 서 있을 생각을 하면.. 어휴.


오르세 미술관에는 여러나라의 언어로 된 지도가 구비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어로 된 지도도 구비되어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다고 하는데, 루브르박물관이 한국어 안내와 지도를 도입했듯이, 오르세도 그 뒤를 따라가는 것일까? 어쨌든, 고마운 지도였다. 다만, 찍어낸지는 조금 되었는지 미술관의 전체적인 배치가 조금 달라져 있기는 했다. 뭐 겨우 2시간 돌아다니는 사람이 이런 불평을 하기도 민망하기는 하다.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섰다. 기차역으로 사용되다가 개조되어서 미술관으로 바뀌었다는 이 오르세 미술관은 그 태생덕분인지 다른 미술관과는 확실하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었다. 채광이 잘 되어있어서 미술관 자체도 굉장히 밝았고, 다른 미술관에서 느낄 수 있는 공기와는 확실히 다른 공기였다. 물론, 미술관을 어떻게 뭘 봐야할지 모르니.. 일단, 이름이라도 알고 있는 모네, 마네, 고흐 등의 작품이 있는 곳으로 가장 먼저 이동하기로 했다.


5층에서... 맘에 드는 그림이라서 찍었는데.. 도저히 누구의 그림인지는 모르겠다. 폴 세잔느의 느낌이 나기는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워낙 그림에는 아는 것이 없다보니, 그림 관련해서도 어느정도 공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팍팍 든 순간.


미술에 왠만큼 관심이 없어도 알고 있는 그 이름,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 각각의 이름들과 함께 다양한 코멘트를 달고 싶지만, 그럴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적어도 반 고흐의 붓터치와 느낌만으로도, 이 것은 반 고흐의 그림이다 라는 느낌이 팍팍 온다. 이러한 붓터치를 사용한 LG의 광고도 그렇고, '밤의 카페 테라스'같은 좋아하는 작품도 있는 작가기 때문에 호감은 급 상승. 결국 액자에 담아두기 위한 A4 사이즈 정도의 그림까지 사왔다. 근데, 방에 걸 곳이 없다는게 문제;;

아마도,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프로방스 아흘르 지역의 고흐의 이야기와 묘하게 매치가 되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흘르에서 만난 고흐의 사진과 풍경들은 나중에 한번 더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자^^.



클로드 모네의 그림. 오르세에 있던 모네의 그림들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그림이다. 왜 이 그림이 맘에 들었냐고 묻는다면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우산을 들고 있는 아가씨의 모습과,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한 서정정인 느낌이 좋았다고 할까.. 실제였다면 사진으로 찍고싶은 그런 느낌의 풍경이 담긴 그림이기 떄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모네의 그림 몇 점 더. ^^; 모네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밝은 터치들이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느낌의 그림이나 중세화 같은 그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선호하는 화가들이 너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 물랭 드 라 갈레트.

워낙 유명한 그림이다보니 그림에 무지한 나도 알고 있는 그런 그림이다. 갈레트는 몽마르트의 야외 무도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르누아르가 그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이 그림을 처음 보고 기억에 남았떤 것은,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빛의 표현 때문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밝은 느낌의 그림들을 좋아하는데, 야외에서 다양한 색감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이런 그림은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르세 미술관의 시계를 통해서 바라본 파리 시내. 시계를 통해서 바라본 파리의 모습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느낌과는 다르다. 왠지 현재가 아닌 좀 더 과거로 돌아와서 시계 너머로 보는 그런 느낌이랄까.


인상주의, 르누아르라고 적혀있는 이 표지판은, 사실 그것보다는.. 홈페이지의 주소인 39가 적혀있어서 찍었다고 보는게 맞다. ^^



폴 고갱의 그림. 빈센트 반 고흐가 귀를 자른 자화상을 그리게 만들었던 폴 고갱은 강렬한 색체를 사용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가 파리에서 그린 그림보다는 타히티에서 그린 그림을 개인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역시, 내가 밝은 느낌을 더 좋아하기 때문일까나.


점묘법으로 그려진 그림. 이 점묘법 사진 근처에 점묘법으로 유명한 조르주 쇠라의 서커스 같은 그림도 있었는데, 이 그림도 쇠라의 작품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실, 그 작가의 그림이라고는 서커스와 라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정도밖에 없으니까. ^^;;; 점묘법으로 그려진 그림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참 엄청난 노력을 들였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교차한다.


점묘법의 그림을 따라 그리던 사람. 조금만 더 있으면 아직 앙상한 나무에 가지와 잎들이 가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왼쪽의 그림을 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활을 당기는 헤라클레스 조각상. 넓고 환한 오르세 미술관의 천정을 향해서 활을 당기고 있는 모습은 미술관의 풍경과 묘하게 잘 매치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본 풍경.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봤던 오르세 미술관의 풍경 사진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은 다소 한산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 ^^;


쿠노 아미에트(Cuno Amiet)의 그림, <눈의 풍경 또는 한 겨울>. 이 작가의 경우에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작가는 아니었고, 지나가다가 내 눈을 확 잡아끈 그림이다보니 작가가 너무 궁금해서 그 이름을 메모했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찾아본 경우이다. 한 겨울의 풍경 속에서 작은 사람의 느낌이 아주 맘에 드는 그림이었는데, 그림의 크기도 작지 않았다. 스위스의 화가인데, 다른 그림들도 굉장히 맘에 드는 화가였다. 그림 하나로 내 마음을 끌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데..


벌써 시간은 12시를 향해서 다가가고 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은 오르세 미술관을 천천히 둘러 보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관심이 있는 곳만 둘러보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인상주의 화가들 몇몇에만 관심이 있는 관계로 그 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음번에 파리에 또 오게되면 오르세 박물관을 방문할까?

아마도, 이정도의 방문으로 충분하다고 내 자신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피카소와 마네의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없으므로 패스. ^^..


오르세 미술관의 짐 맡기는 곳.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짐을 찾고 있다.


예약 고객을 위한 입구... 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쓰고나니 영어로 Reserved Access라고 적혀있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 왼쪽으로 10도정도만 더 틀어진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면 더 맘에드는 사진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약간 묻어나는 사진이다.


오르세 미술관 앞 세느 강변에는 이렇게 그림을 팔고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쉽게도 미술관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림은 좋아보였다. 물론, 작품성보다는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위한 그런 그림들이 대부분이기는 했지만.. 그리고, 가격의 압박;;



어제 저녁에 봤던 세느강의 야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사람들이 낮에 세느강을 보면 실망한다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 낮에 본 세느강의 풍경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어제 저녁에 본 그 은은한 조명의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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