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47 -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스키를 즐기다, 마못 베이슨 스키장(Marmot Basin Ski Resort)


밴프에는 여러 스키장이 있지만, 재스퍼 국립공원에는 이 마못베이슨(Marmot Basin) 스키장이 유일하다. 캐나다의 다른 큰 스키장과 비교하면 다소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어서 좀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캐나다의 다른 스키장처럼 드라이한 파우더 스노우기 때문에, 더 좋은 환경에서 스키나 보드를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못베이슨까지는 무료셔틀이 운영되는데, 재스퍼 시내에 묵고 있으면 프론트데스크에서 무료셔틀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시내에서 바로 연결된 스키장이 아니라 조금 아쉽지만, 10~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차를 타고 이동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물론, 캐나다를 렌터카로 여행중이라면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것도 가능하다.



마못 베이슨 스키장에 들어오면 이렇게 오피스가 있는데, 이곳에서 발권을 하고 장비대여 등을 진행하게 된다. 장기 여행중이었던지라 부츠, 바인딩, 보드같은 것들을 가지고 다닐 수 없어서 대부분의 장비를 대여해야만 했다. 스키복의 경우에는 캐나다의 극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보드복을 바지 대용으로 입으면서 가지고 다녔고, 자켓은 방수가 되는 K2의 고어텍스 자켓으로 버텼다. 이정도만 되더라도 스키타는데에는 별다른 지장은 없을 정도.



여기서 스키와 보드를 받으면 되는데, 국내 대여용 보드와는 다르게 상태가 굉장히 좋았다. 대여비용은 할인하지 않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정도. 대여했던 데크는 버톤것이었는데, 굉장히 가벼웠다. 일단 대여하기 전에 맞는 데크를 주기위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물어보는데, 그냥 체쿵과 키 정도만 물어보고 내어주던 정말 무지막지하게 무거웠던 국내 스키장의 대여데크들에 비하면 정말 천국.


가지고 온 짐이 있다면 오피스 한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락커에 보관하면 된다. 여러가지 물건들을 좀 가지고 와서 이곳에 맡겼었는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락커 이용료는 유로;;


마못베이슨 스키장 티켓. 여행기를 지금 쓰고 있지만, 이곳을 다녀온 지 벌써 1년 반이나 지났다. 참, 어제 스키를 타러 다녀온 것 같은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벌써 캐나다 여행을 갔다온 뒤에도 모로코, 영국, 미국.. 그리고 또 캐나다를 다녀왔으니까.




마못베이슨 스키장의 리프트.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로 하얀 세상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3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스퍼 국립공원은 한 겨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물론, 3월로 들어가면서 쌓여있는 눈의 높이가 조금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설질은 그야말로 최상이었다. 일단, 스키장 자체가 차를 타고 한참 올라와야 할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록키산맥에 있는 스키장들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름아닌 록키산맥을 보면서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6월 초나 되어야 눈녹은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인 록키이다보니, 3월말에도 눈이 가득 쌓인 하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설산을 배경으로 스키나 보드를 타게되면, 초보나 고급수준을 가리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스키를 탈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곳곳에 펜스가 쳐져있고 다소 좁은 느낌이라기보다는, 정상에서 시작되는 슬로프들은 광활하게 넓은 곳에서 시작하도록 디자인되어있어서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마못베이슨 스키장의 규모가 다른 캐나다의 스키장들과 비교하면 다소 작은축에 속하지만, 국내의 스키장들과 비교해보면 가장 큰 하이원과도 비교될 정도이고, 설질은 사실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3월말이라고 생각한다면. 물론, 캐나다의 스키장들이 이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로 스키/보드 원정을 가는 것이긴 하겠지만.




3월 말이긴 했지만,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스키장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야말로 황제보딩을 즐길 수 있었는데, 잘 다져진 정상 부분만 제외하면 워낙 눈이 푹신하다보니 넘어져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물론, 스노우보드를 타는 것 자체가 초보이기 때문에 넘어지는 걸 피할 수 없는 나로서는 더더욱 반가운 상황이랄까. 어쨌든, 리프트도 대기시간이 없고,


마못베이슨 스키장의 슬로프들. 빨간색과 노란색은 리프트들이고 그 외에 다이아몬드, 사각형 등으로 표시된 곳들이 슬로프들이다. 초급이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코스에서부터 상급자 코스까지 굉장히 다양하다. 초중급코스도 오른쪽 위의 정상에서 시작하면 넓게 펼쳐지는 설경이 그야말로 그만이기 때문에, 궂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물론, 상급자 쪽의 코스가 훨씬 매력적인 건 사실이지만. ^^ 누구나 탈 수 있는 레벨이라고 하면 더 적당하려나.


창 한쪽에 붙어있던 스티커들. 캐네디안록키를 가지고 있는 알버타주는, 스키를 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가진 곳임에는 틀림없었다. 캐나다의 휘슬러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밴프와 재스퍼의 스키장들도 그에 비견될 정도로 멋진 곳들이 많으니까.





리프트에 타고 난 이후에는 대부분의 사진을 WB500으로 찍었는데, 역시 5D mark 2로 찍은 사진들과 비교가 된다. 어쨌든, 초중급 슬로프 정상에서 본 모습. 근처에 보이는 것은 모두 록키산맥 뿐이다. 앞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코스 뿐만 아니라 달려도 달려도 눈앞으로 보이는 록키산맥은 그야말로 감동적이라고 해야 할 정도. 아, 한 여름인데 올 겨울에는 어디로 보드를 타러 가야 할지 고민되게 만들 정도이다. 캐나다를 다시 가고 싶지만, 그 비용을 생각하면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다는게 문제.



오전에 2시간 정도 보드를 타다가 잠깐 들린 카페. 사실 목이 마르기도 했고, 영하 15도에 가까운 온도덕분에 몸을 녹일곳이 잠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음료수도 마시고, 따뜻한 코코아도 한잔 했는데, 이 때 사진을 보니 빨간색 안경을 쓰고 있다. 블로그메인에도 안경을 쓰고 있는데, 지금은 라섹수술을 해서 안경을 안끼고 있으니 참 기분이 표하다. 물론, 라섹을 한지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으로써는,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안경을 안쓴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것인지 새삼 깨닫고 있지만.





사실, 스키장에서 한다는 것이 뭐.. 별다른 것은 없다. 열심히 리프트타고 올라가서 빠르게 내려오고.. 또 열심히 리프트타고 올라가서 빠르게 내려오고.. 하는 것. 처음에는 정말 오랜만에 보드를 타는거라 조심스럽게 초중급 코스에서 시작을 했지만, 두어시간을 보낸 다음에는 상급자 코스로 이동을 해서 보드를 탔다. 생각보다 경사가 싶은 슬로프에 처음에는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한번 타고내려오니 역시 초중급 코스에 비하면 스릴 최고였다. 넘어져서 굴러도 일단 아프지 않을거란 자신감도 있었고..


상급자 코스를 타러갈때 같이 탔던 영국에서 왔던 친구. 매년 재스퍼 국립공원의 마못베이슨 스키장을 찾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이곳이 가장 한적하면서도 슬로프 상태가 좋기 때문이라고. 사실, 사진을 찍었던 건 머리에 쓴 모자가 너무 특이하게 생겨서 ^^..


열심히 보드를 타다 보면 배가 고픈 법. 스키장에 있는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인지 빈자리도 굉장히 많았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 ^^


이곳은 원하는 음식들을 하나하나 집어다가 한꺼번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었는데, 식당 위 보드를 보면 각 음식들의 가격이 매겨져 있다. 이것을 보고 원하는 종류를 가져다 먹으면 된다.




아침 개장부터 열심히 타서였을까, 너무 배고팠던 나는 햄버거 한개와 감자튀김, 그리고 갈비를 골랐다. 일단 고를때는 잘 몰랐는데, 결제하고 보니 20달러 가까이 되긴 했지만.. 오후 폐장시간 전까지 열심히 타려면 체력 보충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빼지 않고 그대로 다 먹었다. 물론, 남기지 않고 다 먹은 것은 자명한 사실. ㅎㅎ.




점심을 먹었던 곳은 이렇게 스키장의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데, 침엽수림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하나의 별장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무로 된 벽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았는데, 리조트의 메인이 되는 곳이다.

점심식사 후에도 열심히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보드를 탔다. 캐나다의 스키장들은 야간개장이란 것이 거의 드문데(있다고 해도 저녁 8~10시 사이까지), 마못베이슨은 야간개장이란게 없는 스키장이어서 오후 4시면 모든 리프트가 문을 닫고, 5시에는 스키장이 문을 닫는다. 물론, 겨울에 해지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시간이지만,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짧으므로 최대한 쉬지않고 보드를 타야 한다. ㅠㅠ.. 물론, 장기간 머무르면서 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아래는 오후에 타면서 몇장 더 찍어 놓은 사진들. 어차피, 열심히 타기만 했던터라 별다르게 할 말이 많지 않으므로, 사진으로만 ^^









오후에는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면서 탔는데, 오후부터 바람이 강해지는 바람에 메인이 되는 리프트가 운행되지 않아서 작은 리프트를 타고 다니느라 올라가는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려서 아쉬웠다. 물론, 이때쯤에도 온도가 영하 10도를 웃돌고 있어서 추위 때문에 슬슬 그만타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4시반쯤, 마지막 보딩을 마치고 입구쪽으로 내려왔다. 입구쪽에서 보는 록키산맥의 모습은 같은 록키지만, 정상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더 멋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그렇게 오랜만에 정말 즐거웠던 보딩을 마치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혼자 여행을 하는거라 혼자 보딩을 해서 좀 아쉽기는 했지만, 다음번에는 꼭 누군가와 같이 와서 보딩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황제보딩이 좋기는 해도 혼자와서 타는 것은 영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같이 옆에서 누군가가 같이 내려가면 더 재미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스키장 앞에서 이 셔틀버스틀 타고서 재스퍼 시내로 돌아갔다. 역시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 돌아갈 때에도 재스퍼 시내 호텔 곳곳을 모두 들리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



내려오는 길에, 잠시 멈춰서 걸어들어가서 봤던 겨울 재스퍼 시내의 전경. 스키장의 작은 길로 들어가서 봤지만,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휘슬러산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어쨌든, 겨울의 알버타는 멋진 스키장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꼭 다시 와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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