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15 - 성산일출봉에서 오메가를 보다


제주에는 여러번 왔지만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제대로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처음에는 바보같은 짓을 해서 일출을 못봤고, 두번째에는 제대로 올라갔지만, 날씨가 흐려서 못봤었다. 그래서 이번에 한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인터넷 사용도 가능하다. 물론 표를 구입하자마자 10분후에 떠나서 사용을 하지는 못했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일 듯.





제주시 터미널의 풍경은 정겨웠다. 처음 제주도를 왔을 때 성판악으로 올라가기 위한 버스를 탔던것도 이 터미널이었는데, 제주시의 많은 풍경이 바뀌었을 망정 이곳의 느낌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 때 1,000원을 받고 가방을 맡아주던 저 뉴스를 파는 가판대 아저씨도 기억난다.


제주에서 성산까지는 3,000원. 이전에는 직통이 있었으나 지금은 빙빙빙~ 돌아가는 완행버스만 남았다고 한다.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반 정도. 버스를 타고 성산일출봉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9시. 이전에 갔던 민박집으로 가서 방을 잡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준비를 했다. 11월이 된 지금의 일출시간은 7시. 이전에 비해서 정말 많이 늦춰졌다.


새벽나절에 본 성산일출봉의 모습. 이전보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올라가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다. 특히 11월쯤에는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이 많다는 말을 들었기에 이번에는 꼭 일출을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갈때마다 한번씩 꼭 찍에되는 성산포의 풍경.




올라갔을 때 벌써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날씨도 좋아서 오늘은 일출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붉은 해가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적은 안개도 있어서 아주 밝게 빛나지 않던 아침의 일출은 새로운 기분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내 나름대로도 드디어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봤다! 라고 가슴속으로 외치고 있었고.


일출을 볼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관계로 망원렌즈를 가져가지 않은게 조금 아쉬웠다.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오메가 모양을 보여주는 멋진 일출이었는데, 생각만큼 담지 못한것의 아쉬움이랄까.. 그래도, 일출을 본것만으로도 황홀한데 오메가까지..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떠오르는 해를 멍하니 30분은 더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무슨 생각을 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뒤돌아보면 별 생각이 아니었던 듯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태양을 보고 있는 것이 행복했던 것일지도.


사람들도 일출의 여운이 많이 남았는지 태양을 지긋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성산일출봉을 내려왔다. 그토록 원하던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았으니 이제 제주도에서 가지고 있던 미련 하나를 확실하게 떨쳐버릴 수 있었다. 1월 1일의 일출이 또 새롭다고는 하지만, 그떄는 엄청난 사람이 몰릴테니 일단은 패스.. 그냥 이번에는 이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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