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01 - 성산일출봉을 향해 달려가다


그냥, 기분이 우울해서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제주도였다. 주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정리하러 럭셔리하게 제주도로 가냐고 물었지만 국내선 항공권이 있었던 내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제주도도 이제 비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민박은 15,000원정도면 구할 수 있을 것이었고, 스쿠터도 48시간에 2만원 정도면 충분했기 때문이다.(물론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변수로 인해서 돈을 더 써버리기는 했지만.)

어쨌든, 1주일만에 제주도 행을 결심했고, 바로 제주도로 떠났다.


김포공항의 카운터에서. 월요일날이라 그런지 체크인 카운터는 굉장히 한산했다.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내 비행기는 3시 30분 비행기.. 하지만, 체크인할때 4시 5분 비행기도 자리가 있었다. 설마, 좌석이 텅텅 빈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비행기를 타보니 만석에 가까웠다.


지금 시간은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보딩까지는 1시간 정도가 남아있었다. 공항에서는 언제나 Priority Pass의 혜택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택은 동일했다. 라운지로 고고씽. 참고로, 김포공항의 국내선 라운지는 외부에 있기 때문에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사용할수가 없다. 혹시라도 모르니 꼭 주의할 것.


라운지에서 이래저래 인터넷도 조금 하다보니 어느덧 보딩시간이 다가와서 게이트로 향했다.


다행히도 국내선은 액체류를 가지고 타도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물론, 액체류라고 해봐야 로션하고 가그린 하나가 전부이기는 했지만, 외국에 나갈때마다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니 꼭 꼭 챙기는 버릇이 생겼었다. 로션과 가그린때문에 가방을 부쳐야 한다면, 노트북도 들어있고 카메라도 들어있어 걱정이 많이 되기 때문이었다.



내 탑승구는 3번. 보딩시간이 5분정도 지나서 도착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기내로 들어가 있었다. 아직 시간의 여유는 있었기에 나도 빨리 체크를 하고 기내로 들어갔다.


나를 제주도까지 데려다 줄 비행기. 제주도까지의 비행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기 때문에, 기내에 비치된 간단한 잡지를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지난주에 부산을 다녀올 때 KTX가 3시간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비행기는 참 빠르다.


대한항공의 비행기는 항상 볼때마다 느끼지만 한결같다는 것. 그래도, 제주도행 비행편에는 한라산과 돌하르방이 그려져있기는 하다 ^^


기내에서... 사진을 몇장 찍다보니 카트를 끌고가던 승무원 분 뒷모습이 찍힌것도 있는데, 이런거 올리면 변태소리 들을 것 같아 그냥 하드에서 지워버렸다.



창밖너머로. 하얀 백사장이 눈에 띈다. 제주도에 다 와갈때 쯤이었는데, 여기는 어디일까. 남도의 어느곳이리라 생각은 되지만 딱히 떠오르는 곳은 없다.


도착할때 쯤... 한라산 사진도 한장.. 나의 방문을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 듯.. 하늘은 그저 뿌옇다. 하지만, 햇빛이 비추지 않는다는 것은 라이딩을 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씨이기도 하다.



그렇게 제주에 도착했다. 이번이 두번째 제주도 방문. 2004년에 제주도 자전거 하이킹을 하기 위해서 방문한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다. 그래도, 한번 와봤던 곳이라고 왠지 공항이 정겹다.


공항에서 나와서 바로 스쿠터를 예약해놓았던 STAR 스쿠터로 갔다. 택시 요금은 4000원 정도. 평소의 내 여행 스타일이라면 바득바득 버스를 타고 이동했겠지만, 오늘 도착하자마자 바로 스쿠터를 타고 성산 일출봉까지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빨리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어두워지면 속도도 낼 수 없고 위험해지기 때문이었다.


나와 3일간 함께했던 스쿠터 비노.

스타스쿠터에서에서 대여하는데는 별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간단한 안전수칙을 듣고는 바로 스쿠터를 끌고 나올 수 있었다. 나는 예전에 50cc를 두어번 타본 것 이외에는 스쿠터를 타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타보니 스쿠터를 타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일단 교통법규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인 상식만으로도 충분히 운전을 할 수 있었으니까.

다만, 한가지 익숙하지 않은게 있었는데 바로 코너링이었다. 결국 열심히 달려서 성산포에 도착했을 때 쯤, 넘어졌다. 소위 말하는 자빠링 ㅠㅠ.. 달리다가 넘어진것도 아니고.. 멈추고 내리다가 다리가 반대쪽에 걸려서 그냥 넘어졌다. -_-; 이때 넘어져서 생긴 흠집으로 나중에 수리비를 5만원이나 물어야 했다. 어흑..내돈 ㅠㅠ...


4시 50분쯤 성산포에서 출발했는데, 도착한 시간은 6시 30분쯤이었다. 그래도 도착할때 쯤 아주 많이 어두워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성산포는 굉장히 한가했다. 여름에 왔을때는 길 가득 민박을 호객하는 아주머니들과 여행자들로 붐볐었는데, 10월 초의 제주도는 썰렁했다. 이전에 묵었던 숙소쪽으로 가까이 가는데, 민박을 하는 아주머니가 한 분 다가오셨다. 가벼운 협상 끝에 15,000원에 낙찰. 오늘은 이곳에서 휴식하기로 했다.

이제 내일 날씨가 맑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별다를 게 없다. 이번에는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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