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시의 중심에 있는 고치성에서 바라본 일몰을 보다


거울강에서 고치성까지는 15분정도 걸리는 거리였기 때문에 부담없이 걸어올 수 있었다. 고치성은 지난번 방문에 이어서 2번째 방문인데, 이번에는 료마전 드라마를 보고 난 뒤라 고치성이 조금 더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전란에 지어졌음에도 한번도 전쟁을 겪지 않았던 성.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고는 하지만, 옜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뭐랄까,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 복원된 곳과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고치성의 입구에는 이렇게 인력거를 끄는 남자가 있었다. 가격을 보니 두명이서 30분만 타도 무려 5천엔!! 역시 비쌌다. 등에 토사(고치의 옛 이름)라고 쓰여진 옷을 입고있었는데, 생각보다 젊은 친구였다. 하긴 이 인력거를 하면 돈을 꽤 벌테니(전화번호까지 써있었다.), 해볼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30분에 7만원돈이라니 ㅋ



그렇게 구경을 하고 지나가다가 빨간 인력거가 꽤 멋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사진 한장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바로 포즈를 잡아준다. 내가 돈을 타고 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의 일을 소개시켜주는게 되었으니 뭐.. 나름 위안이 되려나? ㅎㅎ 어쨌든, 꽤 잘 웃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고치성으로 들어가는 길. 고치성의 입구는 이렇게 오른쪽으로 꺾어져 있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12월이다보니 사람들의 복장도 꽤나 추운데, 그 와중에 고치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인 유메아카리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 행사는 겨울에 진행되는 행사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진행된다고 한다. 이 시기에 고치성은 많은 연인들에게 꽤 인기있는 데이트 코스가 된다고 한다.



고치성의 입구에서 초에 불을 붙이는 작업을 하는 자원 봉사자들. 처음에는 입구에만 있는가 싶었는데, 고치성 곳곳에 유메아카리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꽤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는 의미.


역시 이번 년도에는 료마가 가장 큰 인기였다. 하긴 나도 작년에는 료마의 매력에 빠져서 드라마와 함께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 고치에 온 의미가 조금 더 있다고 할 만 하다.


고치성을 올라가는 길에는 이렇게 문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이전에도 설명했지만, 이 문은 가짜 문으로 적이 쳐들어왔을 때 이 문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동안 내부에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가짜문인만큼 절대 열리지 않는 문인데, 이 곳에서 전투가 없었던만큼 실제로 이용되지는 않았었다.



고치성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보이는 고치성의 풍경.

이 계단이 고치성을 가장 멋지게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인데, 뒤쪽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어서 고치성이 조금 어둡게 나왔다. 오늘은 천수각에 올라 고치의 일몰을 볼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고치성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2010년은 료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치시에 료마와 관련된 상품들을 보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고 한다.


이 곳을 통해서 천수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입장료를 내야만 올라갈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는 별다르게 내려다보이는 곳이 없기 떄문에 천수각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지난번에도 대충 이 시간대에 천수각에 올랐었는데, 고치성과 일몰시간은 뭔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입장을 하기 전에는 이렇게 신발을 벗어야 한다. 다른 많은 번호도 있었지만, 내 이름과 비슷한 39번에 신발을 벗어두고 고치성의 천수각에 올랐다.



실내의 모습. 예전에는 아 그냥 이런곳이 있었구나 싶었는데, 드라마를 본 뒤에는.. 이 곳이 야마우치 요도공이 술을 마시던 곳이고, 어디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더 있어서 느낌이 색달랐다. 그리고, 바닥도 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서였을까, 이전에 왔을때와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뭐랄까, 살작 보수가 되어 있다는 느낌.



고치성의 미니어쳐.

이 미니어처를 보고 나중에 밖에서 풍경을 보면 현재 사라진 건물들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가운데에 보이는 건물인데, 그 주변의 건물들이 많이 소실되었다. 특히 왼쪽 위의 건물들이 많이 사라졌는데, 현재 이곳에는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봄에는 벚꽃놀이 장소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그렇게 계단을 4-5개 올라가고 나면 이렇게 천수각에 오르게 된다. 이 주변에는 이보다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고치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내가 올라갔을 때에는 일몰 시간까지 30분정도 남았을 때여서 건물들이 늦은 오후 태양의 부드러운 빛을 받아서 오렌지색을 띄고 있었다.





고치성 내부의 풍경. 한켠에는 이렇게 유메아카리 준비가 한창이었는데, 저 촛불의 조합은 아마 료마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


이곳이 아까 이야기한 벚꽃나무들이 있는 곳. 지금은 겨울이라 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봄이 되면 또 꽃을 만개할 상상을 하니 그때 또 와보고 싶어진다. 오른쪽에는 유메아카리 준비가 한창.


천수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아가씨들...인줄 알았는데, 아줌마들이었다. ^^




그렇기 기다리다보니 어느덧 고치 시내가 붉게 변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위 사진처럼 아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겨울의 차갑지많은 않은 공기와 부드러운 태양이 살짝이나마 나른함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고치성의 천수각에는 '낮잠금지'라는 경고문까지 있는데, 봄이나 가을에 이곳에 올라오면 정말 한숨 자고 싶어질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뒤에 해는 구름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고치성 천수각을 내려와서 올라왔던 길과는 반대쪽 길을 이용해서 고치성을 내려왔다. 지난번에는 이용하지 않았던 길인데, 고치성에 올라왔으면 이쪽길을 통해서 내려오는 것도 괜찮았다. 뭐랄까, 조금 더 한적한 느낌? ^^


내려오면서 봤던 성벽쪽에 빼곡하게 박혀있던 창살들. 이 것들은 암살자(시노비)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고, 튀어나와 있는 곳은 돌을 던져서 침입자가 올라오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시설이었다. 이런 시설들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좋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이제,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유메아카리를 구경하면서 다시 고치 시내로 돌아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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