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에서의 에프터파티와 저녁식사, 그리고 또다른 성화봉송주자


성화봉송을 마치고 난 뒤, 호텔에서 짧은 단잠을 즐기고 맨체스터 시내로 나갔다. 내가 성화봉송을 했던 날은 프레스톤-맨체스터 지역에 이어서 성화봉송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저녁에 맨체스터에서 에프터 파티가 있었다. 여러 가수들과 행사들이 한 장소에서 모두 열린다고 해서 그 곳으로 이동했다.



맨체스터 시내에서도 2012 런던 올림픽과 관련된 현수막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올림픽 파트너인 삼성전자, 코카콜라, 로이드의 로고가 들어간 것들이 많았다.


맨체스터의 신호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날이라 그런지, 영국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가격이 다소 비산 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구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뭐, 가까이서 보면 구입하고 싶지 않은 그런 퀄리티의 물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맨체스터 시청 앞. 벌써 파티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한 가득 광장에 모여 있었다. 올림픽 파트너사들은 곳곳에 부스를 차려놓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는데, 각 부스마다 성화를 들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코너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꽤 인기가 좋았다.





어른들보다 키가 작아서, 공연을 보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 있는 아이들. 가로등이나 아버지의 어깨 위가 주 장소였다.



맨체스터 시청



영국의 전통음식(?) 피쉬&칩스를 파는 가게. 하지만, 웃기게도 피쉬&칩스는 품절이고 다른 샌드위치 메뉴만을 팔고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몰려서 준비해 둔 생선이 다 나간것이 아닐까 싶었다.



맥주를 마시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영국에서 맥주를 제외하면, 확실히 이야기거리와 즐길거리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올림픽 한정 코카콜라.



공연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맨체스터 시내를 조금 더 둘러보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마침 축제를 통제하는 경찰들이 있어, 보링보링이 가서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다. 아무래도 모두 즐기는 날이다보니 컨트롤 하는 경찰들도 모두 웃는 표정.



그렇게 큰 거리로 나가니 딱 그 타이밍에 맨체스터 구간의 성화봉송주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먼저 올림픽 파트너들의 차량이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지나가면서 분위기를 띄운 뒤, 성화봉송주자가 지나간다. 내가 달렸던 프레스톤과 달리 맨체스터는 훨씬 대도시다보니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거기다가 구간도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는 곳, 그것도 파티 앞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살짝 부러움도 들었다.



성화봉송주자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우리는 미리 와서 기다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성화봉송 주자를 구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까치발을 들고 사람들 뒤에 서서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 앞에서 성화를 잇는 주자들. 너무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찍는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성화봉송 주자가 지나가는 짧은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금방 해산했다. 짧지만 강한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게, 나 역시도 뛰던 그 순간이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런지 나 역시도 모르니까.




맨체스터의 거리 풍경. 성화봉송주자가 지나간 뒤인데다가 도로로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통제하고 있어서 넓은 거리를 마음껏 사용하며 걸어다닐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성화봉송주자였지만 그냥 그 모습을 구경하기위해 온 관광객의 모습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영국의 비싸기로 유명한 블랙 캡.



영국의 펍들. 영국에서는 저녁에 나와서 펍들을 돌아다니는 것이 꽤 쏠쏠한 재미다. 펍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맥주를 골라가며 마시다보면 얼큰하게 취하기 쉽다. 아니면, 맨체스터나 런던 같은 도시에서는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 스포츠바에 가서 축구경기를 함께 보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가 가 있을 때에는 유로2012가 열리던 시기라, 영국을 응원했는데 아쉽게도 졌다.


이 경우는 영국이라는 공통팀을 응원하는 것이라 큰 문제가 없지만, 리그가 열릴 때에는 꼭 그 지역의 팀을 알아두고.. 그 스포츠바가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잘 알아둬야 한다. 몰라도 5분정도만 분위기를 보면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데, 그 팀의 선수 3-4명의 이름만 알아둬도 현지인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다. 다만, 반대의 경우 험악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




그렇게 맨체스터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스톡 레스토랑(Stock Restaurant)으로 향했다. 이날 성화봉송을 한 주자들을 위해서 삼성에서 전세를 내서 저녁식사를 준비한 곳인데,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꽤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이라 내심 기대가 되었었다.



기다리는 동안 마신 에피타이저 겸 맥주, FORZA AZZURRI. 이름만 봐도 이탈리아의 분위기가 풀풀 풍기는데, 아마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 이 맥주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 본다.



미리 준비되어 있던 테이블.


오늘의 메뉴는 토마토, 아보카도, 치킨이 올라간 샐러드, 메인으로는 양고기, 그리고 후식으로는 초컬릿 소스에 넣은 베리가 준비되었다. 단체다 보니 모두 일괄적으로 같은 걸 먹었지만, 레스토랑의 격(?)이 있어서인지 패키지여행의 단체 음식같은 느낌은 전혀 안들엇다.



서빙이 다소 느리기는 했지만, 레스토랑의 직원들도 나름 프로페셔널. 제대로 정장을 갖춰입고 서빙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빵에 버터. 빵맛은 보통. 근데 버터가 너무 맛있었다.




이것저것 이름이 길지만, 어쨌든 치킨 샐러드. 샐러드는 맛있었다.





매쉬 포테이토 위에 올라간 양고기. 마늘에 재서 만든 양고기였는데, 양의 잡내가 거의 나지 않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양고기는 개인적으로 향이 익숙해서 잘 먹지 못하는 음식중에 하난데, 여기의 양고기는 꽤 맛있었다.

너무나도 달았던 후식. 초컬릿 속에 빠져있는 베리들이라니!! ^^

어쨌든 이렇게 성화봉송을 한 날이 지나가 버렸다. 내 인생에서 수많은 나들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이 날은 정말 잊혀지지 않을 날 중에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나는 영국에서 다시 여행자 모드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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