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03 - 사뭇송크람에서 '지구의 탄소 저장소' 맹그로브를 심다


코코넛 농장 자전거 투어를 마치고 이동한 곳은 사뭇 송크람의 남부.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 곳에서 태국 고 그린(Go green)투어의 일환으로 맹그로브를 심는 체험을 하게 되는데, 맹그로브는 '지구의 탄소 저장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맹그로브가 숲을 이루면 탄소흡수율이 그만큼 높아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어준다.

맹그로브는 뿌리를 깊게 심기 때문에 약한 뻘을 잡아줘서 그 지역의 토양이 유실되는 것도 막아주고, 쓰나미가 올 때 방파제의 역할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유용한 식물이다. 거기다가 염도가 있는 물에서도 잘 생장하니 더더욱 아끼지 않을 수 없다.


맹그로브 심기 행사는 롱테일보트를 타고서 진행되었다. 우리보다 앞서서 먼저 탑승한 사람들은 상하이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우기기는 했지만, 저녁에만 비가 쏟아지고 낮에는 괜찮았었는데.. 우리가 출발할 떄에는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강 옆으로는 수상가옥이 발달해 있었다. 몇몇 집들은 건물 뒤로 별다른 도로 등이 보이지 않는걸로 봐서 배를 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듯 싶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대부분의 집들이 강으로 내려오는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를 맹그로브를 심을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신 아저씨. 태국에서 롱테일 보트는 꽤 쉽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이런 이동수단 뿐만 아니라 섬들의 투어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중간에 멀리 보이는 지점쯤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이 지역의 주요 산업은 조개 등을 캐고 바다에서 자라는 게 등을 양식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뻘 위에는 정말 깨알같이 작은 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곳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근처에서는 관련 요리들도 쉽게 볼 수 있었는듯.


배를 타고 이동하는 아주머니들. 우리의 모습을 보자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배가 본격적으로 뻘을 파내서 만들어낸 수로에 다가가자 속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인공적으로 뻘을 파서 만든 곳이다보니 깊이가 그리 깊지않아 자칫 잘못하면 배가 달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 그 옆에는 나무들이 촘촘히 박혀있었는데, 오랜 시간과 염분으로 인해서 모두 부식이 된 듯 싶었다.


뻘 위에 저 작은 까만 것들이 모두 게!


그렇게 30여분을 달려서 맹그로브를 심는 곳에 도착했다. 딱 보더라도 보통의 뻘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가 배가 정박한 곳은 물이 지속적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발을 잘못 디디면 허벅지까지 빠지기 십상이었다.



맹그로브 묘목을 가지고 가는 행사 담당 진행자. 저 묘목들을 가지고 건너편의 뻘에 하나하나 심는 것이 오늘 행사의 목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무릎까지 빠지는 깊이는 기본이었다. 뭐, 그냥 피부에 좋은 머드 마사지(^^)를 한다고 생각하면 기분도 꽤 괜찮다. 얼굴이 아니라 다리여서 그렇지...


그렇게 한명한명 묘목을 심기위해 뻘로 옮겨가고 있을 때 쯤 우리 배도 뻘 한켠에 배를 정지시켰다.


먼저 내려있다가 우리의 배를 끌고 뻘로 데려가는 아저씨. 뻘 안에서도 버티는 균형이 장난이 아니었다.


잘못 내리면 이렇게 허벅지까지 빠져버린다. 뻘 위에 제대로 서있는 것도 기술.


뻘에서 내리기 직전. 카메라를 가지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의 고비였는데, 깊이 빠질 뿐 조심하면 넘어질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초반에 사진을 찍고 맹그로브를 심는 행사에 참여하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했지만, 어찌 그런 용기가 났었는지 ㅎㅎ..


요런 묘목을 30센티미터 정도의 깊이로 심어야 한다. 그정도를 넣는게 어려울 거 같아보이지만, 여기는 종아리도 쉽게 빠지는 뻘이기 때문에 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런 맹그로브가 그렇게 커지다니, ^^




행사에서 맹그로브를 심는 사람들.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된 행사이니만큼, 이런 행사는 의미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맹그로브를 심는 것은 우리는 1시간 정도의 체험으로 끝났지만, 의외로 외국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맹그로브를 심는 자원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뻘에는 맹그로브만 있을 것 같지만, 잘 보면 요렇게 작은 게들이 돌아다닌다. 때때로 뻘을 밟을 때 이 녀석들이 발에 밟히는 것 같아서 찝찝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게들을 보는 것 자체는 굉장히 반갑다.



맹그로브 심기는 간단했다. 뻘을 파고 맹그로브를 넣으면 끝. 묘목이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맹그로브들이 살아남아 시간이 흐르면 커다란 맹그로브 숲을 이룬다고 한다.



잘 심어진 맹그로브 묘목들. 그 뒤의 맹그로브들은 조금 더 이전에 심어진 것들로 빠른 생장속도를 보이며 묘목보다 훤칠한 키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뒤로 나도 카메라를 뒤에 메고 맹그로브 묘목을 몇개 심은 뒤에 다시 배로 돌아왔다. 배 앞에서는 거의 허벅지까지 다시 빠지는 바람에 조금 난감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나도 무사. 카메라도 무사.


다시 돌아가는 길. 수로는 넓었지만 깊이는 사람 허리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다.


맹그로브 심기 체험 시간이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았는데,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쨍쨍하던 하늘이 비를 한차례 쏟아낼 것 만 같은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었다. 올때는 느긋했건만, 돌아갈 때는 배를 운전하는 아저씨들의 손놀림이 조금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일하는 현지 분들. 배 안에 가득 쌓여있는 것은 조개들.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본 배타는 사람들. 바로 이렇게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서 집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배가 서는 곳에는 3m정도 되는 작은 선착장이 있었다. 이런게 바로 수상가옥? ^^


앞서가는 다른 배들.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것이 사진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오른쪽 위의 먹구름도.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할 때 즈음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 프로펠라를 강물 안에서 빼기 시작했다. 저 긴 형태의 프로펠러 때문에 이 배의 이름이 '롱테일 보트(Long-tail boat)'라고 불린다. 어쨌든 꽤나 인상깊었던 맹그로브 심기 체험이 끝나고 선착장에 내려서 올라갈 때 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햇다. 이정도면 나이스 타이밍.

이제 비가 이렇게 쏟아지니 오늘의 일정은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차례다. 오전부터 꽤나 정신없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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