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서민의 발이 되어주는 메뜨로 까블레(Metro Cable)


콜롬비아에서 두번째 큰 도시인 메데진(Medellín)에는 메뜨로 까블레(Metro Cable)라고 불리우는 특별한 교통수단이 있습니다. 메데진을 아우르는 메뜨로(Metro)라인의 연장선인 것이지요. 우리나라에도 달동네가 있듯이, 이 메데진이라는 도시에도 소위 달동네라고 불리우는 지역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교통의 불편을 감수하고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메데진 시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해서 메뜨로 까블레를 만들게 됩니다. 어느정도 메데진을 찾는 사람들의 관광효과도 노리기는 했겠지만, 이 메뜨로 까블레는 산또 도밍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훌륭한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케이블카라고 생각하면 관광지의 그곳을 생각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은거죠. 그렇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는 비용도, 그냥 메뜨로(전철)을 이용하는 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이 역시 대중교통이거든요.


저도 그 메뜨로 까블레를 타보기 위해서 다녀왔습니다. 평일 오후3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겠지요. 이곳도 완전히 저소득층만 사는 것은 아니여서 낮은 지역에는 어느정도 중하층정도로 분류되는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다려서 타게 됩니다. 경찰 아저씨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과거 위험했던 콜롬비아를 지금의 많이 안전해 진 콜롬비아를 만들어 준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저도 줄을 서서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케이블 카 하나에는 6명까지 탈 수 있는데,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케이블카가 계속해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지역까지 케이블카는 계속 올라갑니다. 저 중간에 역이 하나 보이시지요? 저기가 종착점이 아니라, 중간 기착점이랍니다. 정말 이 케이블카는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좋은 풍경을 제공해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메뜨로 까블레가 생기기 이전에 자동차도 없어서 걸어다녔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이정도 경사로를 지하철로 연결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테니, 메뜨로 까블레라는 대안을 선택했을 거구요.




이렇게 많은 케이블카들이 올라가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풍경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곳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수만도 없을 것 같아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빈곤층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거든요. 가슴이 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메데진에 사는 사람들조차 높은 곳에 있는 역에 도착하면 강도의 위험이 있으니 역 밖으로 절대 나가지 말라고 경고할 정도니.. 저곳에 사는 사람들의 처지가 어떨지 참 안타깝습니다.


도심으로 오면 번듯한 건물들이 많지만, 이곳은 다 이렇게 얼기설기 벽돌로 지은 건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벽돌색을 띄고 있지요. 반쯤 짓다 만 건물들도 많이 보이는데, 이런 건물들은 돈이 될때마다 계속해서 짓다보니 그렇게 된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런 건축양식은 중남미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미관에는 그리 좋다는 말은 못드리겠네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풍경입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만큼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풍경은 근사하지요. 하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풍경만 근사하지, 위로 올려다보는 풍경은 그렇지 못하답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얼핏 얼마전에 다녀온 부산의 감천2동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곳은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요. 일단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제적 차이도 있겠지만요. 그렇게 정상쯤에 다다르게 되면 정말 집인지 벽돌 몇개 쌓아놓은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건물들까지 보인답니다. 차마 그런 건물들을 사진에 남기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이곳도 역시 사람 사는 동네입니다. 외국인이 내리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말을 정말 귀에 못박히듯이 들어서 역 멀리는 못가고, 역에는 경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역 근처는 조금 돌아봤습니다. 물론, 위험할 수도 있지만, 역 근처의 상점들이나 일반 사람들은 그저 친근한 이웃들이었습니다. 웃는 얼굴로 이야기 하고, 말걸어주고.. 다른 지역의 콜롬비아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그저 이웃들인 거지요. 물론, 가난하기에 외국인을 노린 강도가 많기에 위험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역이 있습니다. 이 역은 산또 도밍고 역으로 메뜨로 까블레의 종착역입니다. 그래도 역 주변의 건물들은 올라오는 과정에 보이는 건물들에 비해서는 정말 번듯한 건물들이 대부분이니, 이 메뜨로 까블레 역들이 또 다른 빈부격차를 만들어냈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있는게 참 다행입니다.



그렇게 메뜨로 까블레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산또 도밍고 역에서 메뜨로 까블레를 타고 내려올 때 한 모녀와 동승을 했습니다.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이 아가씨는 제게 궁금한게 뭐가 그리 많은지 갑자기 엄청난 질문을 해 대기 시작합니다. 뻔한 질문들이지요. 콜롬비아는 좋냐, 어디서 스페인어를 배웠냐. 하지만, 제 대답 하나하나에 웃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콜롬비아에서의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여전히, 저는 콜롬비아를 제 인생 최고의 여행지로 꼽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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