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80] 트롤베겐(Trollveggen)과 론다네 국립공원(Rondane National Park)



[노르웨이 #080] 트롤베겐(Trollveggen)과 론다네 국립공원(Rondane National Park)


일정이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거라지만, 어제 소화한 일정이 상당히 짧았던 관계로 오늘 가기로 했던 일정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숙박비용이 비싸다보니 오슬로로 향하는 길에 릴레함메르에서 1박, 그리고 오슬로에서의 2박을 미리 예약을 해 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오늘은 이유가 어떻게 되었건간에 상관 없이 릴레함메르까지 이동을 해야 했다. 그래서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 중 아틀란틱 로드는 포기하고 바로 트롤베겐(Trollveggen)과 론다네 국립공원(Rondane National Park)만 들려서 내려가기도 했다.


론다네 국립공원 역시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 중 하나.



트롤베겐 주차장 앞에는 이렇게 등산루트를 설명한 안내판도 있었지만, 사실 트롤스티겐에서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가득했기 때문에 트롤베겐의 완벽한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사진으로 짐작을해야 하는 정도. 그래도 역시 이곳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다보니, 혹시나 조금이라도 풍경이 변할까 싶어 30여분을 머물렀다.



꽤 예뻤던 비지터센터 겸 카페. 




트롤베겐은 그 높이가 1,100m에 이르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직 절벽이라고 하는데, 구름이 끼어있다보니 그 위용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뭐랄까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의 트롤베게은 그냥 높은 산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다른 분의 여행기에서 보니 웅장함이 느껴지던데, 역시 자연을 목적으로 한 여행에서 날씨는 꽤 큰 요소인 듯 하다.


어쨌든 30분 정도를 기다렸으나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없어서 바로 론다네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특별히 이 국립공원에서 보려고 했던 건 없었지만, 1시간 정도만 돌아가면 충분히 지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그냥 드라이브정도로 생각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나온 론다네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 사인.




날씨는 뭐.. 트롤베겐에 있을 때보다 더 안좋아진 듯 했다. 잠깐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1%정도 보이나 싶더니,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비온다고 선루프까지 열고 달렸다. 운전하는 사람이야 별 느낌이 없지만, 조수석과 뒤에앉은 사람은 선루프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는 재미가 쏠솔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은 내가 아니라 와이프가 운전 중. 유럽에서 거의 1:1의 비율로 번갈아가면서 한 듯 하다.



달리다가 만난 목조 건물들. 큰 의미는 없음. 그 중 2채는 지붕이 풀로 덮여있는 노르웨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였다. 아이슬란드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뭐 보온에 도움이 된다고.



피어있던 꽃.



처음 들린 곳은 Strømbu. 별다른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고, 건물 위의 테라스에서 강과 산의 풍경을 볼 수 있고, 강으로 향하는 가벼운 트레일을 걸어볼 수 있는 정도다. 특이하게도 건물 안에는 작은 규모의 서점도 있었다. 멀리서 볼 때는 카페같았는데..



그래서 잠시 들리기도 했고 해서, 강 쪽으로 향하는 짧은 트레일을 걸어보기로 했다. 원래는 강을 넘어서 계속 이어지는 트레일이지만, 우리는 그냥 다리정도까지만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강의 풍경.


그래도 강에 도착할 때 쯤 햇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맑은 날씨는 오래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비가 오는게 아니라는 것이 어딜까 싶었다. 그것도 노르웨이에서. 그러고보니 맑은 날은 본 것이 손에 꼽는 듯 하다.



정말 깨끗했던 물. 하긴 주변에 오염을 시킬만한 요소가 없으니.



조금 위험해보였던 다리. 올라가서 걸으니 출렁출렁 거렸다. 




다리 위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니, 흐르는데도 불구하고 강 바닥이 다 보였다. 물론 수심이 상당히 얕은 것도 한 이유겠지만, 돌을 던져보니 그래도 1m는 족히 될 것 같아 보였다. 결국 물이 깨끗하단 이야기.



다시 주차장과 건물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



저 유리로 된 곳이 카페가 아닌 서점.



그래도 나름 론다네 루트에 있는 관광지라 화장실 등의 시설은 참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다. 저 큰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2명 뿐인 공간낭비(?)스타일이었지만.



이곳에는 이렇게 특이하게 돌로만들어 놓은 벤치들이 있었는데, 여기서 가볍게 점심식사를 했다. 뭐, 점심식사야 언제나 그렇듯 가지고 다니는 음식들로 간단히 떼웠다. 그러고보니 이쪽으로 오는 길에는 먹을 것을 구입할 수 있는 곳도 거의 안보였고, 레스토랑도 한번도 보지 못해서 가지고 온 음식이 없었더라면 쫄쫄 굶을 뻔 했다.



그 다음에 차를 몰고 다시 이동한 곳은 Sohlbergplassen. 이곳은 1시간이나 돌아가면서 론다네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를 가게 만든 이유가 있는 곳으로, 바로 솔베르그(Sohlberg)의 작품 'Winter night in the Rondane Mountain"의 배경이 된 장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솔베르그를 원래 좋아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노르웨이 여행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화가로... 알게되니까 그냥 가보고 싶었던 거다. 예술에 대해서 구구절절하게 논할 수 있는 레벨은 아니므로 패스. 관심이 생겼으므로 방문한다. 라는 단순한 이유.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서 풍경을 보고 있던 사람들. 저 커다란 개는 탐났다. 어쨌든, 그걸 떠나서 바로 저 앞의 산이 그림의 배경이 된 산이다. 



이 풍경이..



바로 이 그림속 산이라는 이야기. 노르웨이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의 예술사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그림 중 하나라고 한다.



다시 짙어지기 시작하는 구름.


일단 이 론다네 국립공원에서 꼭 보고싶었던 풍경을 봤으므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사실 1-2 포인트 더 관광지가 있었으나 잘못 알아채서 지나가기도 했던 터라...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웹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뭐랄까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의 많은 포인트들이 자연과의 조화를 노린 건축물들이 많기 때문이었는데... 웅장한 자연 외에는 아주 큰 감흥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달리다가 차들이 많이 서 있길래 잠시 멈췄던 곳 장소.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주변의 산의 이름이 나와있는 판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풍경이 끝. -_-;


그렇게 론다네 국립공원에서 몇몇 포인트를 들리고는 바로 릴레함메르로 향했다. 릴레함메르는 1994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 답게, 시설과 관련된 관광지가 있기는 했으나 우리의 관심사는 아니었기 때문에 숙박을 하는 것 이외에 특별하게 둘러볼 계획은 없었다.



이번 숙소도 클라리온 호텔. 마침 체크인을 한 시기가 무료 저녁식사가 끝나지 않았을 때라 가볍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클라리온 호텔들 중 저녁이 가장 부실하긴 했지만, 그래도 1끼를 먹는데 부족함은 없는 정도였다.



성수기였음에도 호텔에는 투숙객이 별로 없었는데, 그걸 말해주듯 호텔 앞 거리의 주차 공간도 많이 비어있어서 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앞에 보이는 차는 우리의 애마였던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노르웨이어는 읽을 수 없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9시~17시 사이에만 유료라는 것과 최대 3시간까지 가능하다는 것인 듯 했다. 우리는 오후 4시 반쯤 도착했으므로 30분 비용만 내면 다음날 아침까지 무료 주차! 



근데 동전을 정확히 맞출 수 없어서 조금 더 넣었더니.. 다음날 아침까지 시간이 추가되었다. 그래서 이왕 내일 조금 늦게 출발하기로 한 거.. 10시 조금 넘은시간까지 돈을 넣어놓았다. 영수증은 대쉬보드에 올려놓는 방식. 전날 돈을 넣었는데 다음날까지 시간이 계산되다니.. 정말 훌륭한 주차 시스템이었다. 사실 이곳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식으로 계산하는 곳을 본 적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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