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료마가 탄생한 거리 기념관과 료마의 탄생지에 가다.


고치현의 노면전차.

지난 2월에 고치현을 다녀간 이후에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결국 NHK의 2010년 대하드라였던 료마전을 끝까지 다 보고서 고치현을 다시 찾았다. 이전에는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에 대해서 대략적인 것만 알았다면, 이제는 드라마에 시바 료타로의 '로마가 간다' 책까지 읽고 갔으니 이해도가 남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고치현에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료마가 탄생한 거리의 기념관이다. 료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찾아올법한 곳인데, 아무래도 드라마에 의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다. 고치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이 벌써 오후로 넘어가고 있었을 시간대라 고치시를 벗어나서 어딘가를 가는 것은 애매했던 관계로 이곳을 찾았다.


입구에서 본 모습. 이 곳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들어가면 되는데, 입장권의 가격은 300엔. 단순히 혼자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가 함께 따라다니며 료마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고치에는 직항이 없어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가 아니다보니, 당연히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분은 없었지만 동행했던 혜영씨의 도움으로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이것저것 물어볼 수 있었다.



로비에 붙어있던 포스터들. 그 중에서 왼쪽 위에 붙어있는 '토사유메아카리'라고 적힌 포스터가 보인다. 11월 20일부터 12월 25일까지 고치성의 곳곳에서 등불을 밝히는 이벤트로 겨울 시즌에 많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가 되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포스팅에서 다시 설명할 것이지만, 확실히 연인이 손잡고 걷기에 딱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300엔을 주고 받은 입장권. 오픈시간은 오전 8시에서부터 저녁 7시까지. 방문 날짜는 12월 19일. 홈페이지는 아쉽게도 일본어로만 서비스가 되고 있다.


기념관의 안에 들어가자 어린 시절의 료마가 우리를 맞았다. 센서를 이용해서 사람이 감지되면 인사를 하는 시스템인데, 근처에서 서성이면 끝없이 이어지는 인사를 받을 수 있다. 고치의 사투리로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실력은 아니므로 그런가보다 했다.;; 올해의 목표는 일본어 공부!! ㅎㅎ



료마의 탄생 뿐만 아니라, 메이지유신 직전 막부 시절에 어떻게 고치현의 계급이 구분되어 있었고, 료마가 그 안에서 어떻게 자라났는지에 대한 설명도 계속 이어졌다. 현재 고치현의 전신인 토사번은 일본 내에서도 계급이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던 지역이었다고 한다.


당시 료마의 글씨. 우리나라의 한글도 옛과 지금이 다르듯, 일본 글씨도 옛날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역시, 좀 많이 정리된 요즘의 글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건, 내가 현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1층의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 료마의 동상 옆으로 초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추측되는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건물 안에는 이렇게 료마가 살던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도 있었다. 사실, 료마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실제 그가 태어난 집과 여러가지 사실들을 볼 때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료마는 그래도 부유한 편에 속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가난했는데.. 그것들도 대부분 드라마의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 그런 것이 많았다.



기념관 입구 오른쪽에는 이렇게 료마가 한쪽에 걸터앉은 동상이 있었는데, 반대쪽이 비어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배려였다. 나 역시 여기 앉아서 지역 방송의 인터뷰를 짧게 했었는데, 어떻게 나왔는지 보지를 못해서 민망하다.; 궁금하긴 한데 ^^



사진의 가운데 보이는 집이 료마가 태어난 집이다. 주변의 집들의 크기와 땅 넓이로 비교해 봤을 때 꽤 잘 사는 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는 상인 집안이었는데 전당포를 하면서 많은 돈을 모아 카시(하급 사무라이) 신분을 살 정도였으니, 꽤 돈이 많았던 듯 싶다.



2층에는 미니어쳐로 만들어진 고치시의 모습 뿐만 아니라, 료마와 관련된 물건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위의 악기는 1개의 현으로 되어있는 악기인데, 이름은 악기쪽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보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료마의 탄생 거리 기념관을 나와서 료마의 탄생지의 비석을 찾아서 나왔다. 길 한복판에 이렇게 커다란 간판과 함께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걷다가 그의 탄생지를 놓치기란 쉽지 않다. 현재 그의 집은 없어지고, 병원 옆의 터가 그 위치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에 비석이 하나 세워져 료마의 탄생지임을 알리고 있었다. 내가 찾았던 12월 중순은 이미 대하드라마 료마전이 끝난 시기였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료마의 탄생지 비석 앞에 있는 료마의 사진과 그의 가문 문양이 그러져 있는 벤치.



이 비석이 료마의 탄생지임을 알리고 있는데, 이 근처에서 서서 고치성을 바라보면 딱 한 군데에서만 고치성이 보이는 포인트가 있었다. 하급 사무라이 신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치성을 볼 수 있는 곳에 살았으니 ^^. 사카모토 료마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가 만들어진 영웅이라는 것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는 영웅이라면 한명 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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