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여행 #06 - 코잇타워 전망대, 호그아일랜드 오이스터, 오라클파크, 필버트스텝스, 모마, 예르바부에나가든스, 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

샌프란시스코 여행 #06 - 코잇타워 전망대, 필버트스텝스, 호그아일랜드 오이스터, 오라클파크, 샌프란시스코자이언츠

 

피어39는 어제 둘러봤기 때문에, 오늘은 피어39 앞에서 39번 버스를 타고 코잇타워(Coit Tower)로 향하기로 했다. 언덕위에 위치한 작은 전망대로,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명소다. 뮤니패스가 있다면 버스로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간 노란색 스트리트카. 맑은 날 오후의 노란색은 생각보다 강렬했다.

 

그리고, 도착 예정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늦게 39번 버스가 도착했다. 혹시나 놓친것 아닌가 싶었지만, 한숨이 나올때 쯤 버스가 도착했다. 피어39에서 코잇타워까지는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이동하면 곧 코잇타워에 도착하게 된다.

 

코잇타워의 앞에는 주차공간도 있기는 한데, 자리수가 많지 않아서 차로 방문할 경우에는 평일 낮이 아니라면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도 손쉽게 올 수 있는 곳이니만큼, 샌프란시스코 대중교통 여행 일정을 계획했을 때 방문하면 좋다.

 

코잇타워는 13층 높이의 그렇게 높은 타워는 아니지만, 일단 위치 자체가 텔레그래프 힐(Telegraph Hill)위다 보니까 샌프란시스코의 풍경 하나만큼은 제대로 볼 수 있다. 또한, 피어39쪽에 더 가깝다보니,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도 이곳에서 한번에 다 내려다 볼 수 있다.

 

코잇타워의 1층에는 이렇게 많은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 벽화들은 별도의 비용 없이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벽화들은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1934년에 대공황 당시의 캘리포니아 삶에 대한 그림들이어서 어느정도 급진적인 묘사들이 있다. 1층 외에도 2층으로 올라가는 유료 공간에도 벽화가 있다.

 

2층의 벽화와 전망대 관람을 위해서는 투어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이름 자체가 벽화 투어 & 엘리베이터 티켓이지만, 방문했던 날은 엘리베이터가 고장이어서 13층까지 걸어올라가야 했다. 13층까지 올라가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 할인이라도 해 주지 입장료는 그대로 다 받았다.

 

코잇타워의 입장료: 성인 $10, 청소년(만 12-17) 및 시니어(만 62+) $7, 아동(만 5-11) $3 이며, 만 4세 이하는 무료

운영시간: 월-일 10:00~17:00

 

코잇타워는 낮에만 오픈하기 때문에, 여기서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을 볼 수 없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이렇게 벽화들을 볼 수 있다. 벽화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 가방은 꼭 앞으로 메고 걸어올라가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빙글빙글빙글 올라서, 13층 까지 가면 된다.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폭이 많이 좁지는 않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유럽의 성당 전망대 같은 경우에는 진짜 벽에 바짝 붙어서 비켜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이정도면 양반이 아닐까 싶다. 아, 물론 엘리베이터를 타는게 최상인데, 하필 이 날 엘리베이터 고장이라니 ㅠㅠ

 

13층에 오르면 코잇타워 전망대는 이렇게, 창문을 통해서 360도로 곳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다. 유리에 반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풍경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높다란 건물들이 모여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스카이라인. 

 

멀리 금문교도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건물들도 알록달록해서 참 예쁘다.

 

피어 27쪽 풍경. 

 

피어39와 알카트라즈.

 

페리빌딩쪽 풍경.

 

이렇게 샌프란시스코를 360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코잇타워를 일정에 꼭 넣는 것을 추천한다. 낮이라는게 아쉬울 뿐,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을 보기에 이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코잇타워에서 멀리 보는 풍경도 좋지만, 코잇타워 아래의 텔레그래프힐 풍경도 생각보다 재미있따. 곳곳에 높은 경사도가 있는 언덕이 있는 풍경, 코잇타워의 주차장 등도 나름 재미있는 사진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코잇타워에서 여러방향을 돌면서 사진을 찍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물론 텔레그래프힐이 워낙 높은 언덕이다보니, 꼭 코잇타워에 오르지 않아도 뷰를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나무들에 가려서 풍경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코잇타워에서는 버스를 타고 올라왔던 도로쪽이 아니라, 계단을 통해서 피어19쪽으로 걸어 내려갈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코잇타워를 버스로 오지 않으면 이 루트를 통해서 올라오게 된다. 크게 그리니치 스텝스(Greenwich Steps)와 필버트 스텝스(Filbert Steps)가 있는데, 어느쪽으로 가도 무방하다. 나는 필버트스텝스 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택했다.

 

내려가는 길. 가는 길에 몽고메리 스텝스에서 그리니치 스텝스와 필버트 스텝스로 가는길이 나뉜다. 

 

필버트 스텝스는 좁은 길을 따라서 계속 내려가게 되어있는데, 방향 표지가 잘 되어있어서 크게 헤메지 않고 손쉽게 내려갈 수 있다. 나는 내려가는 입장이었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은 급격한 경사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내려가면서도 느끼는거지만 쉽게 생각하고 올라올 계단은 아닌 것 같다.

 

마지막 계단들. 이미 코잇타워에서 풍경을 보고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우와! 하는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상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왜 구글 지도 평점이 좋은지는 잘 이해가 안가긴 했지만.

 

그렇게 계단을 내려오니, 눈 앞에 리바이스 본사가 있었다. 리바이스의 본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런곳에 있었다니.. ㅎㅎ 그나저나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어본 것도 참 오래된 것 같다. 


그렇게 피어19의 앞까지 와서, 스트리트카를 타고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MOMA - 모마)으로 향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을 특별히 가려던 목적이 아니었고, 이날 저녁에 오라클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를 볼 예정이었는데 시간도 남아서 겸사겸사 들리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모마. 딱히 이번에는 전시를 볼 예정은 아니었지만, 이왕 온 거 내부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예전에 한 번 왔던 미술관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느긋하게 전시를 구경할 만큼의 시간은 없었지만 그래도 궁금하기는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부에 들어와보니 2층은 무료로 전시를 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모바일로 신청 후 티켓을 받았다. 원래는 모바일로도 그냥 입장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 신청 후 티켓이 안나와서 물어보니 종이 티켓으로 출력을 해 주었다.

 

원래 계획을 하지 않고 왔던 터라, 기대도 없었던 만큼 엄청 흥미롭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잠시 시간을 보내며 둘러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미술품에 관심이 더 없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데, 왜 그런지는 잘.. 20대 때만 하더라도 명화들을 찾아다니며 감상을 했는데, 요즘에는 예전같지 않다.

 

그렇게 모마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나와서 건너편의 예르바 부에나 가든스(Yerba Buena Gardens)를 걸었다. 평일 오후의 조용한 가든이었지만, 그래도 잔디 곳곳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인공폭포 위로도 길이 있어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도 있다. 길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세인트 패트릭 처치. 이 공원에 딱히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쭉 둘러보기에 나쁘지 않다. 

 

참고로 이 인공 폭포의 뒤로는 걸어갈 수 있도록 공간이 있는데, 뒤쪽은 물이 거의 튀지는 않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시원했다. 

 

그렇게 공원을 둘러보고 나서는, 잠시 벤치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했다.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고, 딱히 더 가고싶은 곳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이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바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를 보러 갈 시간이었으니까.


조금 이른 저녁은 페리빌딩에 위치한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Hog Island Oyster Co)에서 했다. 한국사람들이 맛있다고 평을 많이 해서, 가 보기로 했다. 블로그의 평은 그리 잘 믿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뭐 어차피 굴은 좋아하니까.

 

혼자갔던터라 바 좌석에 앉았다. 바에는 나 말고도 이미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뭐, 혼밥이야말로 혼자 여행할 때 갖춰야 할 필수 스킬이니까.

 

먼저, 여기 온 이유 중 하나였던 굴부터. 6개에 $23, 12개에 $42였다. 한국의 굴 가격을 생각하면 가격이 상당히 세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단일화 된 굴이 아니라 여러가지 종류의 굴을 먹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했다. 여러명이라면 더즌을 시켜놓고 먹었겠지만, 혼자니까 하프더즌(6개)만.

 

각기 달랐던 굴 종류. 초장이 땡겼지만, 레몬과 자체 소스만으로 먹었다. 아, 6개는 너무 감질나는 맛. 그냥 12개를 시켰어야 했나 싶다.

 

그리고 간단하게 빵과 클램차우더를 먹었다. 클램차우더는 조금 걸죽한 맛을 기대했는데, 조금 묽은 느낌의 클램차우더였다.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만큼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워낙 클램차우더를 좋아하는 편인데, 역시 조금 걸죽한 스타일이 더 입에 맞는 듯 싶다. 그래도 뭐, 가볍게 먹기엔 나쁘지 않은 수준. 가격은 가볍지 않았지만.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엠바카데로역(Embarcadero Station)까지 걸어가서 N 번 라인을 타고 오라클파크까지 이동했다. 경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지를 입은 사람들이 꽤 많이 있어서 타고 내려야 할 곳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오라클 파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 티켓은 스텁허브에서 구매했다. 좋아하는 팀의 경기라면 필드와 가까운 좋은 자리를 구매했겠지만, 오늘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는 오라클파크라는 경기장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조망을 볼 수 있는 3층 자리를 구했다. 오늘 경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VS 워싱턴 내셔널스 경기였다.

 

스텁허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티켓 [링크 바로가기]: https://www.stubhub.com/san-francisco-giants-tickets/ 

 

참고로 오라클 파크는 작은 가방과 쇼핑백류는 웬만해서는 다 통과가 가능하다. 다만 캐리어나 백팩들은 안되기 때문에 그런것들만 주의하면 된다.

 

오랜만에 오는 경기장 풍경. 예전에 마지막으로 본 MLB 경기가, 류현진 선수가 LA 다저스에 있을 때였으니까 벌써 5년전이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생각해보니 미국에 올 일이 없어서 경기를 못본것이 더 크기는 하다. 그래도, 꼬박꼬박 올 때마다 경기를 보곤 했었는데.

 

아직 경기 시작 전이라, 잠깐 샵에 들려서 구경도 했다. 물론, 응원하는 팀이 아니다보니 별다르게 산 것은 없지만.

 

그렇게 구경을 하며 돌아다니다보니, 막 1회 초 경기가 시작하려고 해서, 바로 내 좌석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오라클파크 3층에서 보이는 풍경. 바로 오른쪽에 바다가 펼쳐지는 꽤 멋진 느낌의 구장이다. 사실, 경기보다 이 풍경을 보고 싶어서 오라클파크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는 덤.. 근데, 1회부터 두드려 맞더니 무려 5점이나 실점을 했다. 아, 오늘 샌프란시스코 패배각이 보인다.

 

초반의 점수 이후로는 크게 점수가 나는 일 없이 빠르게 게임이 진행되었다. 확실히 요즘 MLB 경기의 시간이 짧아졌다더니, 그게 사실인 듯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명이 켜지며 오라클파크의 야경이 펼쳐졌다. 경기보다 주변 풍경을 보는게 더 재미있을줄이야.

 

7회가 되어가는 중에도 점수가 나질 않으니 재미가 없을수밖에 ㅠㅠ..

 

결국 8회 말까지 구경하다가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경기 결과는 당연히 샌프란시스코의 패배. 구경하는 사람들도 차분하고, 뭔가 흥분된 분위기가 없어서였는지 몰라도 평소보다 확실히 재미가 덜했다.

 

그렇게 다시 메트로를 타고, 마켓스트리트로 돌아와서 숙소로 갔다. 오늘 하루도 유니언스퀘어에서 출발해서, 소살리토에 들렸다가 코잇타워를 보고, 오라클파크에서 경기까지 봤으니 하루가 참 길었다. 크게 뭔가를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물론, 공항 근처 숙소에서 1박 예정이 더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 대중교통을 마치고 차로 캘리포니아를 여행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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