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 #12 - 파도치는 말레꼰 해변을 가다




말레꼰은 2가지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면 너무나도 여성적인 온화함으로 사람들을 반겨주지만,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방파제 너머로 파도를 치는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말레꼰의 파도는 방파제를 넘어서 도로위까지 쏟아지기 때문에 지나가는 차들도 파도를 피해갈수는 없다. 하지만, 방파제 너머로 커다란 파도가 치는 모습은 아름다운 말레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쿠바 여행 #03 - 하바나(아바나) 말레꼰의 수영하는 아이들
쿠바 여행 #04 - 하바나 말레꼰의 아름다운 석양, 그리고 사람들..
쿠바 여행 #06 - 쿠바 하바나 말레꼰의 일상속으로 들어가다

이 세개의 이전 말레꼰 관련 포스팅과 비교해 본다면 파도치는 말레꼰이 사람들이 상상하는 기존의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지 알만하다. 하지만, 파도치는 매력적은 또 그대로 매력적이다.



말레꼰을 걷다보면 방파제가 높은 지역도 있고, 낮은 지역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최고 수미터 이상의 높이이지만, 바람이 한번 불기시작하면 이정도의 방파제로는 파도를 다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방파제 너머로는 모두 도로이기 때문에 건너편의 건물들까지 피해가 가지는 않는다. 이 파도치는 말레꼰도 하나의 명물처럼 여겨진다고 하니, 바람이 불면 말레꼰이 먼저 달려가 볼 일이다.

다만, 방파제에 의해 부숴진 파도가 머리위로 흩날리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때에는 바닷물을 조심해야 한다. 비오듯이 쏟아지니까.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이라도 파도의 영향을 안 받는 곳들이 있기 마련이다. 연인과 함께 걷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는 말레꼰은 여전히 많은 연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날씨 좋은 날 만큼 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있지는 않았었지만. 지나가다가 궁금함에 쿠바 현지인에게 얼마나 자주 이렇게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냐고 물어봤더니, 2주에 몇일정도가 이렇다고 한다. 그렇다는 건 최소 1주일은 머물러야 파도치는 모습 또는 잔잔한 모습 둘다 볼 수 있다는 의미.

그렇지만, 하바나는 1주일을 머물러도 보고보고 또 볼 것이 있을만큼 즐거움이 있는 도시이다. 혹자는 하바나는 가장 쿠바스럽지 않은 곳이라고도 하지만, 하바나는 하바나만의 쿠바스러움이 있는 곳이다. 적어도 다른 나라의 다른 도시와는 비교하기 힘든 곳이니까.






맹렬하게 부숴지는 파도덕에 몇일동안 낮밤으로 돌아다니면서 맥주도 마시던 파도 바로 옆 길은 걸을 수 없었고, 도로 먼 곳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에 바닷물의 소금기가 스며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이상하게 이 파도치는 말레꼰이 기억에 자꾸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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