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41 - 캐나다 북극권 캄에어와 저가항공 웨스트젯을 타고 처칠을 떠나다..



드디어 긴 시간동안 머물렀던 처칠을 떠날 시간이 왔다. 오로라도 봤고, 개썰매도 봤고, 데이브와 벤의 연썰매도 함께 했던.. 정말 추억이 많았던 곳이 처칠이었는데.. 떠나려니 못내 아쉽다. 거기다가 마지막날 블리자드가 분 바람에 기차가 톰슨에서 올라오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처칠->톰슨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해야 했다. 추가로 비용이 나가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놓칠수도 없는 거라서 비행기가 최선의 선택.

왠만한 악천후에도 이쪽의 비행기는 뜬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처칠에서 탐슨까지 이용했던 항공사의 이름은 캄에어(Calm Air). 블리자드가 부는 북극권의 항공사가 캄에어라고 하니 조금 이상하기도 하지만, 블리자드 속을 조용하게 날아갈 수 있어서 캄에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보딩패스도 이렇게 영수증으로 슥 끊어준다. 그렇다고 저가항공은 아니고, 캐나다 북극권을 비행하는 항공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캄에어의 카운터. 처칠공항으로 운항하는 비행기는 단 2회사 뿐이라서 공항 자체도 굉장히 단촐했다.


항공사의 서비스로 비행기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동안, 커피..쿠키, 과자 등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별다르게 라운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승객을 위해 배려해주는 캄에어에 +1점. 하지만, 일반사람들은 매니토바주로 오지 않는 이상은 거의 탈 일이 없는 항공사이기도 하다.


커피를 마시면서 한장. 처칠에서 6시 1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톰슨에 1시간 후인 19시 15분에 도착한다. 비용은 약 $250... ^^;;


워낙 작은 공항이라 그 기본이라는 짐검사도 없었다. 그냥 버스터미널에서 대기하다가 버스타러 가듯이 걸어서 비행기를 타러 갔다. 보딩패스도 보여주면 그만. 정말 비행기가 아니라 버스를 타러가는 기분. 비행기도 프로펠러 기종이다.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비행기가 뜰때는 그래도 어느정도 괜찮아져서 무리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래는 내리는 눈 때문에 그저 뿌옇게 보일 뿐이다.


캄에어에서 나온 기내식. 기내식이 공짜로 나온다는 것은 일단 저가항공이 아니라는 것. ^^* 샌드위치와 치즈. 크래커와 과일이 같이 나왔다. 샌드위치가 꽤나 맛있었는데, 승무원 누님에게 말하니 샌드위치를 하나 더 가져다 줬다. 득템. 이걸로 저녁을 때울 수 있었다.;;


이분이 바로 그 넉넉하셨던 승무원 누님. 성격도 굉장히 좋으신데다가 꽤나 재미있었다. 1시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캄에어의 비행을 만족스럽게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그렇게 1시간 후에 톰슨 공항에 도착했다. 역시 작은 공항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걸어서 탐슨공항으로 들어간다. 역시 나갈때도 별다른게 없다. 국내선이니, 출국심사도 없어서 그냥 문을 빠져나오면 그냥 공항으로 연결된다.


수하물 찾는 곳. 수하물도 벨트가 아니라 그냥 저렇게 셔터를 올리고 짐을 꺼내놓는다. 버스터미널같은 느낌을 상당히 많이 주는 처칠과 톰슨공항. 그런데, 왠지 이런 익숙하지 않은 공항풍경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 어디가서 이정도 규모의 공항을 또 볼 수 있을런지 ㅎㅎ..


사람들은 도착해서 각자 목적지로 가느라 분주하다. 나는 비아레일이 서있는 톰슨역으로 가기 위해서 이곳에서 택시를 탔다. 톰슨의 비아레일역은 다소 외곽에 떨어져 있어서 공항에서 갈 수 있는 방법은 택시 뿐이었다. 다행히도 길이 막히지 않아서 택시 비용은 팁포함 $25.. 그래도 꽤나 많이 나왔다. 블리자드 덕분에 불필요한 지출이 무려 $270이나 있었다. 이거면 몇끼 식산데 ㅠㅠ..


그렇게 기차에서 여독을 풀면서 20시간이 넘게 달려 위니펙에 도착했다. 42시간 기차를 타고 처칠을 갔다가, 중간에 비행기가 있기는 했지만 또 20시간을 달려서 위니펙으로 내려오니 기분이 참..^^.. 오로라를 봤던 그 날이 그저 꿈만 같이 느껴졌다. 내가.. 정말 오로라를 본걸까?


위니펙으로 가는 길. 역시 조용한 풍경..



그렇게 오후 남짓.. 위니펙 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동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처칠에서 위니펙으로 비행기를 타고오거나, 톰슨에서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은 위니펙에서 에드먼튼까지의 직접연결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구간도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다. 다만, 이 구간은 미리 예약을 해 놨던터라 $130정도에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점은 위니펙 공항에서 밤을 새고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것. 이동..이동..이동.. 고달픈 일정이다.

그러고보면, 캐나다가 넓다는 걸 또 문득 느끼게 된다.



다행히도 위니펙 시내에서 공항으로 오는 시내버스가 있어서 버스 비용은 그리 많이 들지 않았다. 다만, 새벽 비행기라도 체크인은 전날 불가능하다는 것. 저녁만 되도 위니펙 공항에서 떠나는 비행기가 많지 않아서 굉장히 조용하다.


저녁 7시쯤에 간단하게 팀홀든에서 샌드위치로 저녁식사를 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주위에 노트북을 할 수 있는 코드가 있고, 누울만한 자리가 있는 곳으로.


그런데 다시 밤 10시가 넘어가자 다른 곳에서 도착하는 사람들도 인해서 북적북적 거렸다. 내가 조용하다고 자리 잡았던 곳이 바로 출국장이었던 것. 밀렸던 여행기도 쓰고 가계부도 쓰면서 노트북으로 시간을 보냈다. 기차여행을 하고, 공항에서 밤을 새는 동안 정말 그동안 밀렸던 것을 다 쓰고 보는 듯 싶다.


출국장에는 친구를 기다리는 사람들.. 막 나오는 사람들.. 수트케이스를 들고 공항을 떠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하지만, 이 비행기가 마지막 비행기였는지, 11시가 넘어서는 또 다시 조용해졌다. 위니펙 공항에서는 밤을 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지 자리는 널널해서 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긴, 캐나다에 살면 그냥 새벽에 차 가지고 와서 떠나겠지;;

어쨌든 짐을 잃어버릴새라 몸에 꽉 붙여서 껴안고 잠을 청했다. 공항의 의자위에서 자는 새우잠은 언제나 불편하다. 이제 슬슬 이런 헝그리한 여행을 그만 할 때도 되었지만, 사실 이틀간의 이동비용만 보면 거의 50만원돈이다. 여기서 아낄수밖에 ㅠㅠ..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인을 하고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도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자 마자 들어와서 막 누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모르는 다른 곳에서 밤을 샜던 사람들이겠지 싶다. 그래도 다행인건 영하 20도의 위니펙이지만 공항안은 꽤 따뜻했다는 것. ^^



아침식사는 팀홀든에서 치즈크림베이글로 간단하게 때웠다. 아침에 비행기에서 잘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커피는 마시지 않고 그냥 콜라로 대체했다. 500ml로 사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을테니까..


위니펙 공항에서 에드먼튼 공항으로는 저가항공인 웨스트젯을 이용했다. 원래는 에어캐나다가 더 쌌는데 혹시나 하고 들여보는 그 1시간동안 싼 가격이 사라져버려서 울머 겨자먹기로 $20불 더 비싼 웨스트젯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그때 눈 딱 감고 결제를 했으면 더 싼 값에 마일리지도 쌓을 수 있었는데..



저가항공 웨스트젯의 내부. 그래도 상황을 알리는 LCD도 달려있다.


 이 LCD는 운행하는 중간중간 기내에서 팔고있는 음식과 다양한 물건들에 대한 광고를 계속 보여줬다. 역시..이런 용도였군. 조금 LCD를 쳐다보다가 그냥 잠이 들고 말았다. 역시  신경을 곤두세운채로 자는 새우잠은 피곤한거야..


좌석은 딱 요정도 공간. 오래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2시간 정도 거리였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웨스트젯 안에서 바라본 눈내린 캐나다의 풍경. 아직 3월이지만 곳곳에는 여전히 눈으로 가득 뒤덮여있다.


그렇게 에드먼튼 공항에 도착했다. 정말.. 처칠공항->톰슨공항->톰슨역->위니펙역->위니펙공항->에드먼튼 공항으로 이어지는 3일간의 엄청나게 긴 여정이었다. 기차안에서 자기도 하고, 공항에서 자기도 하고.. 최근에 있었던 여행중에서 가장 강행군이 아니었나 싶다.


에드먼튼 공항에서는 별다르게 비아레일 역으로 이동할 방법이 없어서 셔틀을 이용했다. 비용이 다소 비싸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지;; 에드먼튼역에서 바로 재스퍼로 가는 연결편이 있기는 했지만, 이날은 스노우트레인을 타려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드먼튼 시내를 돌아보다가 저녁에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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