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제 빵집과 원추리가 있는 시가고원 요코테야마(志賀高原横手山)


시가고원의 요코테야마로 가는길. 워낙 높은 산들이 이어지는 곳이, 일본 국도의 가장 높은 곳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해발 2,172m. 새삼스레 이전에 지나왔던 곳들도 참 높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2천미터라는 높이가 참 생소한데, 일본의 북알프스와 그 일대는 정말 높다. 덕분에 한국 사람들도 자주 찾는 곳이 되기도 했고, 스키장으로 유명해지기도 한 걸테니.



이곳은 사이클리스트에게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싸이클을 타고 일본 국도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온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곳에 오는 목적으로 충분한 듯, 기념비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성취라는 것은 큰 즐거움이나 다름없으니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가장 높은 국도에서 본 풍경.

맑은 날이었지만, 산을 감싸는 구름이 왠지 심상찮다. 흐려질것만 같은 기분..


목적지인 요코테산(横手山)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산의 정상이 모두 구름에 가려져 있엇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스키를 타러 많이 찾는 곳이지만, 여름 전후로는 이 곳에서 피는 원추리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가고원의 풍경 때문에 방문을 하는데.. ㅠㅠ.. 날씨가 흐리다니..;; 하지만 바람이 많이불어 구름이 지나갈거라는 작은 희망과,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니 기다릴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비용은 성인 900엔.


이곳은 특이하게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이 번갈아가며 바뀌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내려오고 난 후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이 주변은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원추리가 아름답게 가득 피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다소 흔하게 보이는 원추리가 일본에서는 높은곳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 취급을 받는게 신기했다.

위도때문에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하니 놀랐던 일본사람에게, 한국에서는 봄이면 원추리로 무침을 해먹거나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는다고 하니 더 깜짝 놀란다. 어떻게 이렇게 귀한 것을 먹을 수 있냐며;; 한국에서는 흔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이라고 다시 설명해주니, 꼭 한번 와서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기회가 되려나 ^^; 한국에서도 사실 먹을 수 있는 철은 굉장히 짧은 편인데..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원추리.



그냥.. 39라는 숫자가 있어서. 그러고보니 일본에서도 내 이름을 알려주기가 편하다. 한국에서 39가 '삼구'로 이름과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일본어로도 '산큐'..(thank you라는 발음의 상큐와도 비슷)해서.. 이렇게 알려주면 단번에 기억한다. 스페인어에서는 산(San)이 saint라는 의미여서 또 알려주기 쉬웠었는데..




다음 코스는 이렇게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이용되는 곳들은 이렇게 케이블카나 곤돌라, 리프트들을 관광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었다. 어차피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런 것을 이용하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으니 1석2조. 올라가는 길에도 곳곳에 원추리가


그렇게 정상에 도착!


그렇게 기대와 함게 무려 2305m라는 요코테산 전망대에 가긴 했는데, 아무것도 안보인다. ㅡ.ㅡ;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풍경이 보이지만, 사진에도 담기지 않는 안타까움. 식사를 하면서 1시간 정도 후에 다시 찾아오겠다며 눈도장을 찍고 식사를 하러 갔다.


요코테산에 있는 빵집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제 빵집이다.



스키장에 있는 많은 식당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빵집이라는 것이 좀 특이하다. 전체적으로 주인이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어쨌든 빵의 퀄리티도 꽤 괜찮고 맛있엇다. 물론, 잠깐 맛본건 빵이고, 이제 먹어야 할 것은 점심식사지만.


처음에는 이 허스키 인형이 왜 있나 했는데, 나중에 빵집 밖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저 표정이 참 ^^..귀엽다.


점심무렵 요코테 산에 올라온 사람들은 거의 여기서 식사를 하고 내려간다. 메뉴는 딱 두가지. 우리가 갔을 때에는 러시아식 토마토 수프와 컵에 빵을 얹어 구운 요리였는데.. 메뉴판에도 사진이 있는 걸로 보아 계속 같은 메뉴를 사용하는 듯 싶었다.


일행이 먹었던 러시아식 수프. 야채들이 정말 큼직큼직하게 올라가 있다.



내가 먹었던 메뉴. 그나저나 저 요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몇번을 먹어서 알고 있었는데, 또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쨋든 저 빵을 부셔서 안의 수프에 비벼먹으면 된다. 꽤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 그리고 옆의 음료는 딸기잼을 넣어서 만든 차 종류로 달달한것이 은근 괜찮았다. 그나저나, 요리 이름 아시는 분은 댓글좀 ㅠㅠ..


요런 느낌. 따뜻한 수프에 빵을 적셔먹으니 몸까지 따뜻해지는 느낌.


일행들의 식사. 요리의 인기도가 바로 보인다.


이건 거대한 바게뜨 핫도그랄까. 옆의 버터가 보통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버터이고, 빵을 자르는 칼과 비교해도 얼마나 큰 핫도그인지 짐작이 간다. 정말 여러명이 나눠먹어야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 음식들은 다 꽤 맛있었는데, 아무래도 산 위에 있는 곳이다 보니 가격이 조금 높기는 했었다.





식사를 다 하고 나와서 빵집 안에 왜 허스키 인형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요 두마리가 살고 있었기 때문인데, 각각 암컷과 수컷이란다. 확실히 두 녀석의 얼굴이 다르다. 사람들을 잘 따르는 듯 조용하면서도 장난끼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까보다 구름이 많이 걷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까운 곳만 보이고 멀리는 보이지 않는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도 더 진척이 없어서 그만 포기하고 요코테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다음번에는 날씨 좋은 날.. 스키타러 올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이제 슬슬 점심도 먹었고, 뭔가 활동적인 것이 하고 싶어진다. 다행히도 다음 목적지는 조금 걸어가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원숭이 온천. 사진으로 원숭이가 온천을 하는 모습을 몇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볼 생각을 하니 꽤 기대가 된다. 지금이 겨울이 아니어서 눈 속의 원숭이를 보는 건 아니라 살짝 아쉽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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