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이 예술의 섬으로 바뀌다, 이에프로젝트


나오시마 혼무라 지구에 있는 이에프로젝트는 나오시마 아트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이 곳은 현재 7개의 아트 사이트가 있는데, 각각 그 개성이 있어 하나라도 빠뜨리기에는 아쉬움이 강하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모든 곳을 다 둘러 볼 수는 없었고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곳들 위주로 방문을 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살짝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는 남은 곳들을 다 방문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나오시마에 일찍 도착해서 시간이 널널하다면 2-3시간을 잡고 전체적으로 다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몇몇 집은 들어갈 수 있는 인원 제한이 있거나, 일정 시간마다만 들어갈 수 있으므로 시간 계획을 잘 짜야 한다. 꼭 이에프로젝트의 집들이 아니더라도, 이 곳에는 200년 이상 된 집들이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그 즐거움을 얻기에 충분하다. 뭐랄까, 아트로 다시 거듭난 마을을 새롭게 걷는 느낌?

긴자를 제외한 곳들은 이에프로젝트 티켓을 구입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은 바로 '미나미데라'이다.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신사였던 곳을 개조한 곳으로 이에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 중 하나이다.



이곳은 가면 바로 방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인원만큼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가야만 미나미데라를 볼 수 있다.



미나미데라는 이렇게 오래된 나무로 된 길을 통해서 가면 기다리는 곳이 나온다.


다음 입장은 12시 정각. 여기서 기다렸다가 안내인의 안내에 따라서 미나미데라로 들어가면 된다.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이 곳을 관람하고,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해 주는데 말을 할 때마다 눈을 감는 재미있는 분이셨다.


안내가 끝나고 미나미데라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칠흙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밖의 밝은 빛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알 수 없고, 한치앞도 볼 수 없는 암흑의 세계로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미나미데라에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촉각에 의지해 앉아야 할 곳을 찾아가 앉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눈이 어두움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법.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금씩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바로 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약한 조명이 보여주는 빛(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느껴지지도 않는다)을 볼 수 있고, 그 곳까지 가까이 가 볼 수 있는데, 미나미데라에서는 빛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갔던 지중미술관에서 본 제임스 터렐의 'open field'도 꽤나 감명적이었는데, 빛이라는 것을 주제로 해서 많은 작품을 만드는 듯 싶었다.




이에프로젝트가 있는 이 곳은 단순히 이에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집이 아니더라도 볼 거리가 너무나도 많다. 오래된 일본의 목조건물들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걷다보면 자꾸만 사진을 찍고 싶어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고양이들. 꽤나 많이 보였는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포즈를 취해주거나,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보던 도망가는 길고양이들과는 또 다른 모습.


다음으로 갔던 곳은 카도야. 200년된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시간의 바다'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이에프로젝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고양이.

역시 사람들이 지나가건, 쳐다보건, 사진을 찍던...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에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외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내부에서의 사진촬영은 전적으로 금하고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시간의 바다라는 작품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집 안에 작은 연못이 꾸며져 있고, 그 안에서 숫자가 다양한 속도로 바뀌는데,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숫자가 변화하는 속도를 지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품이 있는 곳에 들어가면 현란하게 숫자가 바뀌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상깊었던 것은 창문에 비치되어 있는 숫자. LED를 이용해서 만든 것 같은데, 신기했다. 바깥이 보이지만, 숫자도 함께 보이던 그 모습이.



이에프로젝트가 있는 혼무라지구에도 민박집이 곳곳에 보였다. 물론, 이곳의 숙박비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조사한 자료에서는 3~8천엔 사이라고 했으니 그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나오시마 섬에서 베넷세하우스에 묵으면 좋겠지만, 그 정도 비용이 없다면 이러한 민박(민숙)집에서 묵는것도 한 방법일 듯. 나오시마 섬은 1박 2일이라면 딱 적당할 것 같은 크기의 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어느곳에선가 촬영을 와 있었다. 카메라와 마이크, 조명이 따라다니는 규모로 봐서는 케이블 TV일듯 싶었다. 내용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여자...정도일듯 싶었다. 이 촬영팀은 돌아다니는 내내 계속 마주쳤다. ^^* 하루종일;


이곳은 고카이쇼라는 곳. 일본 조각가 요시히로 스다의 나무작품 '봄의 나무' 뿐만 아니라, 방안에 꽃이 놓여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걸으면서 만난 나오시마의 풍경들.

이곳을 돌아다니는 이유는 이에프로젝트의 다양한 집들을 찾아가기 위해서지만, 가면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풍경들은 정말 너무 많았다. 뭐랄까, 정말 오래된 일본에 와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마지막으로 찾았던 곳은 이시바시.

소금과 관련된 일이 나오시마의 주 일거리 중 하나였을 때 지어진 곳으로 수백년이나 된 건물이다. 이 건물은 나오시마에서 손꼽히던 집 사람들이 지은 곳으로, 안에 전시되어 있는 폭포와 같은 그림이 있는 곳은 예전에 창고로 쓰였던 곳이라고 한다. 히로시 센주의 작품으로 안에 들어가면 실제로 폭포 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곳으로 인공적인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해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가든 역시 볼거리 중 하나. 이 곳도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이에프로젝트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만날 수 있는 항구. 한적한 섬마을이라는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풍경이다.


그리고 만났던 쓰레기통.

역시 아트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섬이라서 그럴까. 쓰레기통도 '아트'라고 말하고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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