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028]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포토제닉한 온천, 블루라군(Blue Lagoon)


레이캬빅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도착한 곳은 바로 블루라군이었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루라군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온천인 만큼 기대가 컸다고나 할까. 도착한 시간이 이미 해가 다 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지만, 아이슬란드는 백야가 계속되는 중. 그냥 그림자만 길게 늘어서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여행의 마지막 날, 유럽 대륙에 가면 온천을 할 일이 당분간은 없을거라는 생각에 피로를 다 풀고 가기로 했다.



블루라군에 가기 전에 먼저 들린 곳은 오늘의 숙소였던 블루라군 클리닉. 이 곳에 숙박을 하는 사람에게는 블루라군 입장권을 주기 때문에 가깝기도 해서 예약을 했었다. 총 3명이 묵었기 때문에 3명의 입장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름을 참 엉망으로 써줬다. '정상구'라고 말하고, 영어로 발음을 그대로 불러줬는데.. 저 영문 이름은 도대체 뭘까. -_-; 아이슬란드어의 발음으로 비슷하게 쓴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본다. 숙박 예약 내역에 분명 내 영문 이름이 있었을텐데, 담당자가 워낙 친절했고 아무 문제 없다고 했으니 그냥 패스 ㅎㅎ


프라이빗 온천을 가진 숙소, 블루라군 클리닉(Blue Lagoon Clinic) - http://www.kimchi39.com/entry/blue-lagoon-clinic




블루라군의 입구. 작은 규모였던 뮈바튼 네이쳐 배스와는 분위기부터가 많이 다르다. 확실히 대도시인 레이캬비크과 국제공항 사이에 위치해 있어 그만큼 방문객이 많아 규모도 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입구 옆으로 있는 작은 블루 라군. 역시 블루라군 특유의 색을 띄고 있다.



우리는 호텔을 통해서 입장권을 받아서 들어갔지만, 아닌 사람은 그 전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2013년 기준 비수기 33유로, 성수기 40유로인데.. 여행을 많이 하는 시즌은 그냥 40유로라고 보면 된다. 운영시간은 여름에는 자정까지! 우리가 갔을 때에는 밤 10시까지 했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 참고.



보통 공항에서 아이슬란드에서 도착하거나, 아이슬란드에서 떠날 때 블루라군을 들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렇게 캐리어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도 있었다. 우리는 짐이 호텔에 있어 맡겨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무료인 듯 했다. 들어올 때 받은 팔찌로 역시 이용 가능한 형태.



이것이 바로 들어올 때 받은 팔찌. 이것으로 블루라군 내에서 계산 및 락커룸 사용 등이 가능하다.



사용법은 그냥 원하는 곳의 문을 닫고, 팔찌를 가져다 대면 닫은 문이 잠기는 방식. 처음에는 참 어색했는데, 사용해 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꽤 신기한 시스템. 근데, 나중에 퇴장시간에 한꺼번에 나오려고 하다보니 저 버튼 하나에 사람들이 몰리는 병목현상이 있었다.



블루라군 내부의 실내 풀.



수영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양 팔에 끼우는 작은 튜브.



블루라군의 내부 시설 지도. 건물도 그렇지만, 라군 자체의 규모도 상당히 컸다.



블루라군은 말 그대로 하늘색 불투명한 물빛을 띄고 있었다. 이곳은 해수와 민물이 합쳐진 온천인데, 덕분에 온천 물에서 다소 짠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왜 맛을 봤냐면, 일부러 먹어본게 아니라 세수를 하거나 얼굴을 물에 담그다가 어쩔 수 없이 ㅎㅎ. 그렇다고 뭐 기분이 나쁘거나 한 정도는 아니고, 살짝 느껴지는 짠맛 정도다.



블루라군은 전체적으로 온도가 낮은 편에 속했다. 한국 사람들은 뜨신 물에 몸을 지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는 그냥 미지근한 느낌. 한 여름이라도 바깥 온도가 꽤 쌀쌀해서 물 온도가 따스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온도가 체온과 비슷하거나 살짝 낮아서인지 가만히 있으면 물이 점점 차갑게 느껴져 계속 이동을 해야 했다. 물이 나오는 지점이 있기는 했지만, 거기도 살짝 온도가 높은 정도.



블루라군은 물 안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이렇게 다리를 통해서 위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고 보면 이전의 뮈바튼 네이처 배스는 곳곳에 뜨겁게 느껴지는 물이 있는 곳도 있었는데, 블루라군은 다 헤집고 다녀봤으나 그런 정도의 온도가 있는 곳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 물만 좀 더 따뜻했어도 오래 있어줄텐데.. 


이 지역에서 분출해 나오는 온천의 온도 자체는 엄청 높은데, 너무 낮게 식혀서 쓰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한국에서는 온천 물 온도가 너무 낮아 뎁혀쓰는데 말이다. ㅠㅠ





내가 사진을 워낙 못찍어서 그렇지, 블루라군의 분위기는 그래도 확실히 포토제닉했다. 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에 블루라군이 꼭 이름을 올리는지 알 것 같았다. 뭐, 그런 사진에서 보이는 블루라군에서는 엄청난 미녀가 멋진 포즈를 잡고 해탈한 표정으로 온천욕을 즐기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평범한 가족여행객들이 가득했다.



블루라군은 온천으로도 유명하지만, 또 한가지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온천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실리카 머드다.



실리카 머드는 이런 통 안에 진흙과 같은 상태로 담겨 있었는데, 이 실리카 머드가 피부에 그렇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 블루라군에서는 이 실리카 머드를 이용한 상품들도 함께 팔고 있었다. 나중에 본 것이지만, 가격도 꽤 높았는데.. 온천을 하는 도중에도 이것은 비쌀 것이다라는 느낌이 와서 얼굴과 몸에 치덕치덕 발랐다. 효과가 있었는지의 여부는..음. 잘 모르겠다. 솔직히.



이것이 바로 일반적인 사용 방법. 얼굴에만 바르고 있지만, 몸에 발라도 상관이 없다는 직원의 조언. 바르고서 5-10분 후에 씻어내면 된다.



처음에는 느낌이 좀 어색할 것 같았는데, 실리카머드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알갱이가 조금 거칠기는 했지만, 얼굴과 몸에 부드럽게 발려서 쉽게 온 몸을 가득 덮을 수 있었다. 주변의 다른 외국인들도 얼굴만 바르는게 아니라 다들 치덕치덕 발라댔다. 몇몇 여성분들만 얼굴에 조금^^;; 근데 워낙 주변 온도가 낮아서, 몸을 온천에 담그고 있어야 해서.. 어깨 아래까지 바르면 오히려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원인이 되었다. 그냥 목 정도까지만 바르는게 딱 좋은 듯.



온천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는 기온과 온천의 온도차를 느끼게 해 주는 듯 하다.



여기는 마사지를 받는 곳. 아마도 블루라군 스파가 여기서 진행되는 듯 했다. 받는 사람은 없었지만.



사우나로 들어가는 입구. 블루라군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었다.



어딜가나 쪽빛 블루라군의 물빛은 사람을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 주변으로 하얗게 있는 것이 바로 실리카 머드인데, 딱딱하게 굳어있어서인지 아까 얼굴에 바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났다. 부드러운 도자기의 표면을 만지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그렇게 폐장 시간이 되어가자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곧 문을 닫는다는 안내를 했다. 우리도 충분히 즐겼다는 생각에 잠시 사우나에만 들어갔다가 바로 아쉬움이 남는 블루라군을 빠져나왔다.



뒤늦게 찍어 본 로비의 모습. 나올때 혹시라도 무엇을 사먹거나 했다면 정산을 하고 나오면 되는 방식.



그렇게 온천을 마치고 나오니 그림자는 더 길어졌고, 하늘은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석양이 블루라군을 하늘 색과 붉은 색이 합쳐진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는 이 순간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블루라군의 바깥도 다 같은 물이어서 그런지 색이 아름다웠지만, 왠지 여기서는 들어가고 싶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이 블루라군 온천을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왔는데, 생각해보면 블루라군은 명성만큼 훌륭한 느낌은 아니었다.


확실히 예쁘기는 했지만, 뭐랄까 온천 자체로써의 매력.. 특히 한국 사람이 느끼는 온천의 매력은 뮈바튼 네이처 배스가 더 나은 듯 했다. 그리고 화산의 나라 답게 일반 농장에서도 쉽게 작은 온천을 찾을 수 있고, 대부분의 수영장이 온천수를 활용하는 아이슬란드에서는 온천 자체를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만큼 블루라군은 하나의 이벤트 정도로만 봐도 될 듯 하다. 물론, 짧게 아이슬란드를 경험하고 가는 사람이라면 꼭 들려야 할 필수코스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우리는 숙소로 와서 짐을 정리하고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이제 우리에게 자연이 주는 감동의 참 맛을 느끼게 해 주었던 아이슬란드를 떠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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