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시 신용카드 해외결제 - DCC를 조심하세요!! (비자, 마스타카드)


해외여행시 예전보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들이 더 늘었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편해진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주범이 바로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다. DCC란 해외에서 결제시, 신용카드 발행국가의 화폐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으로 언뜻 보기에는 대단히 편리한 서비스다. 아마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현지 화폐가 아닌 원화(KRW)로 결제해 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것이 바로 DCC인데, 편리해보이는 해외결제 이면에는 대단히 불쾌한 꼼수들이 숨어있다.


원화(KRW)로 결제했으면, 카드에 결제된 금액이 제대로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환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중환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제카드사는 달러(USD)를 기준으로 하고있다. 그러므로 만약 유럽에서 유로(EUR)로 결제를 했다면, 유로(EUR)->달러(USD)->원화(KRW)의 환전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DCC를 통해서 원화(KRW)로 결제를 했다면, 유로(EUR)->원화(KRW)->달러(USD)->원화(KRW)의 환전 과정을 거친다. 환전 단계가 한번 더 늘어나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처음 유로(EUR)->원화(KRW)로의 적용환율은 그 뒤로 이어지는 환율보다 훨씬 높다.



그래도 이런 DCC결제에 대해서 선택권을 주는 곳은 꽤 양반인 곳이다. 위 사진은 스위스의 기차역에서 기차표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고자 하였을 때 나온 화면으로, 스위스 프랑(CHF)와 원화(KRW)사이에서 고르도록 선택권을 주고 있다. 여기서 2번 원화(KRW)를 선택하면 바로 DCC결제를 하게 된다. 근데 문제는 이렇게 선택권이라도 주는 곳은 다행이지만, 저런것과는 상관없이 바로 원화로 DCC결제를 해 버리는 곳들이 많다. 다만, 결제를 하는 직원이 이해가 부족해서(혹은 고의로) 원화로 결제했을 경우, 취소하고 다시 현지 통화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중국, 홍콩, 동남아 지역의 호텔과 식당, 쇼핑몰 등에서 그런 경우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중국이 악질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위 사례처럼 다시 현지 화폐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나, 중국 등지에서는 아예 POS자체에서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고 DCC로 결제해 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점원도 취소하거나 재결제 할 방법이 없이, 그냥 DCC 금액으로 결제해야 한다. 그래도 영수증을 보면 어느 화폐로 결제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꼭 다시 한번 살펴 봐야 한다. 도저히 DCC밖에 답이 없다면, 일단 결제를 하고 양 전표에 DCC를 원하지 않았음을 적고 한국에 와서 클레임을 하는 수밖에 없다. 


더 웃긴 경우는 분명 기계에서는 현지화폐로 결제를 했는데, 승인은 원화로 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아서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런 DCC를 피하기 위해서는 꼭 결제 내역을 문자로 받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달에 몇백원 하지 않고, 해외 로밍시에도 문자는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카드 도용사고 뿐만 아니라 DCC의 내역을 판단하기에도 좋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한 서비스다. 



위 사례는 제대로 현지 화폐로 결제가 된 내역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씨티카드로 결제했고, 정상적으로 말레이시아 링깃(MYR)과 싱가포르 달러(SGD)로 결제가 진행되었다. 이 경우에는 DCC의 적용을 받지 않고 제대로 결제가 된 경우이다.



그럼 DCC가 적용된 사례를 보자. 위 3건의 결제내역은 모두 스페인에서 결제된 것으로, 첫번째 결제내역은 원화(KRW)로 54,368원이 결제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두개의 내역은 정상적으로 유로(EUR)로 27.98과 65.00이 결제 되었다. 이렇게 문자를 통해서 DCC로 결제되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저 금액은 호텔에서 결제를 한 금액이었는데, 체크아웃을 하면서 결제를 한 것이 DCC였음을 다음날 알아채서, 다음날 묵었던 호텔로 다시가서 재 결제를 요청했다. 덕분에 즉시 취소가 아니라 다음날 취소된 것으로 되어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 DCC로 결제된 금액은 54,371원이었다. 왜 문자가 왔던 54,368원보다 3원 늘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마저도 최종 금액이 아니었고 카드사에서 최종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55,038원이었다. 위 금액이 -로 표시된건 취소되서 다시 그 금액이 빠져나간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취소가 되고 다시 원래 금액이었던 37.65 EUR을 현지 화폐(EUR)로 결제하자 최종 금액이 52,596원이 되었다. DCC로 결제되었을 때와, 현지화폐로 제대로 결제되었을 때의 금액 차이는 무려 2,442원이었다. DCC로 결제했을 때 현지 화폐로 계산했을 때보다 무려 4.6%나 되는 금액을 더 지불하게  된 것이다.


근데 이 비율도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다. DCC로 결제를 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결제를 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DCC로 인한 수수료를 4~8%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브랜드수수료+환가료를 낸 금액에서, 무려 4~8%를 더 낸것이었다. 거기다가 가끔씩 10%가 넘는 사례도 볼 수 있는데, 나 역시도 그런 사례가 한번 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묵었던 호텔이이었다. 원래 결제해야 하는 금액은 브랜드수수료 1%및 환가료 0.2%를 포함해서 302,494원이었다. 이 역시도 DCC로 결제된 것을 확인하고, 취소를 하고 재결재를 했을 때 최종적으로 결제한 금액이다. 처음 DCC로 결제되었을 때 금액은 340,139원이었고, 실제 카드사에 청구되었던 금액은 344,456원이었다. 차액은 무려 41,962원이었는데, 이는 무려 13.8%나 더 내야하는 무시무시한 결과였다. 이 경우에는 뒤늦게 알아차려서 결제취소와 재결제기간이 약 1주일이었는데, 그 사이의 환율 차이가 약 15원 정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환율이 미친 영향은 1%정도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정말 큰 금액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방금 소개한 DCC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문자 알림 서비스를 사용하면 된다고 했는데, 해외 결제에서 절대 사용하면 안될 카드가 바로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결제에 적용된 화폐와 상관없이 무조건 달러(USD)로 문자가 온다. 유로로 결제하건, 싱가폴달러로 결제하건, 바트로 결제하건, 원화로 결제하건 무조건 달러(USD)로 문자가 온다. 이래서는 DCC의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 KB국민카드에 문의를 해 봣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고칠 계획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 DCC는 현재 마스터카드(Mastercard)와 비자(Visa)에만 적용되며, 그 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JCB, BC글로벌카드, 디스커버(Discover), 은련 등의 카드는 DCC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카드 별 수수료는 마스터카드 1%, 비자 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1.4%, JCB 0%, BC글로벌카드 0%, 디스커버 0%, 은련 0% 이다. 그리고, 별도로 카드사에 따라 환가료로 약 0.2~0.4% 정도를 추가로 부과한다. 사실상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카드가 마스터카드와 비자인 만큼 사용자체를 피할 수 없지만, DCC를 해결할 수 없는 순간이라면 그래도 그 다음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1.4%를 감수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일 수도 있다.


물론 0%의 수수료를 제공하는 카드들은 전 세계적으로 모두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곳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수수료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으므로 해당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자나 마스터카드 쪽에 해외 결제시에, 실질적으로 수수료를 넘어서는 2~4%에 가까운 포인트(또는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카드들이 꽤 있지만 DCC의 마수에 걸린다면 그렇게 적립한 포인트도 사실상 마이너스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포인트 적립 등의 유용함으로 인해 꼭 비자나 마스타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면, DCC의 여부를 항상 확인하면서 결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다른 카드를 써도 된다면 대안이 되는 카드를 쓰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해외에서 직접 결제를 하는 것 이외에도, 페이팔을 통하거나 해외 쇼핑몰 등에서 직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내용이므로 결제 전에 꼭 이 부분들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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