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LA를 떠나 SF로 올라가는 날이다. 어차피 LA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San Luis Obispo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리는 아니었지만, 다음날 있을 운전을 위해서 좀 일찍 들어가기 위해 오늘은 중간에 산타바바라나 솔뱅 둘중에 한곳만 들리기로 하고 LA를 떠났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솔뱅으로 결정을 하고 차를 몰았다.
물론 SF로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고 더 빨리 내려갈수도 있지만 그쪽으로 가면 1번도로를 꼭 타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쪽으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었다. 어차피 가는길에는 산타바바라, 솔뱅, 허스트캐슬, 몬터레이나 카멜같이 들릴곳도 많았기 때문에 운전이 조금 힘들다는 것 빼면 한번 가볼만 했다.
LA에서 산타바바라가 있는 곳까지는 눈깜짝할 사이였다. 확실히 LA에서 가깝긴 가깝군.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솔뱅이었기 때문에 저 멀리 빨간지붕들이 하나가득 보이는 산타바바라는 뒤로하고 계속해서 달렸다.
중간에 잠시 점심먹으러 들어간 도시의 우체국에서. ㅡ.ㅡ; 사실 도시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작은 곳이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특별하게 먹을게 없어 피자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솔뱅으로 떠났다.
이런저런 노래도 들으면서 열심히 달렸는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솔뱅은 한참전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우리는 계속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네비를 하기로 했던 룸메가 자기가 틀어놓은 노래에 취해 바깥의 이정표는 보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 좌절.-_-;
나중에 근처 도시의 이름으로 보니 40분넘게 솔뱅을 지나쳤었고, 귀차니즘에 빠진 우리는 솔뱅을 그냥 스킵하기로 했다. 우리 정말 휙휙 잘도 지나간다. 사실 이 여행이 나 혼자서 하는 여행이었다면 계획했던 곳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갔겠지만, 뭐 혼자하는 여행이 아니니까~..
그렇게 목적지인 San Luis Obispo를 향해 달리다가 중간에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출구로 빠져나왔다. 나오긴 나왔는데, 주위에 주유소처럼 보이는 곳도 없고 해서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가려고 보니 근처에 상점처럼 보이는 커다란 집이 하나 보였다.
바로 이 집. 얼핏보면 그냥 집 같기도 한데, 간판이 붙어있어서 상점이란걸 알았다. 어차피 상점이라면 화장실은 있겠지(-_-)라며 들어간 그곳은 주인의 센스가 아주 넘쳐흐르는 아주 아기자기한 상점이었다.
일단 상점의 분위기를 보면..
이렇게 꾸며져 있었다. 의외로 가게가 이쁘다는것에 놀란 여자애들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쇼핑을 하고 있었다.(-_-) 물론 우리도 간단한 먹을것 정도는 구입했지만 ^^;;
주인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혼쾌히 승락. 그래서 많은 가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실, 인물사진이 더 많기는 했지만..;;
뒤를 돌아보고 계신분이 주인아줌마. 그리고 계산대 앞은 그 따님이라 하덥디다^^..
그 상점의 전경..;; 사실 이때 그냥 아무 출구로나 들어갔다가 발견한 곳이라 위치는 절대 기억이 나지 않는다. San Luis Obispo에 도착하기 30분 정도 전에 있었던 곳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어쨌든 해가지기전에 도시에 도착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았다. LA에 있을때마저도 해지기전에는 들어가본적이 없으니.(물론 해가 빨리 지는 겨울의 영향도 컸다.)
San Luis Obispo는 나름대로 굉장히 아기자기한 도시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이쁜"도시이기는 했지만 이래저래 꽤 정감이 가는 도시였다. 뭐, 몇일 머물건 아니기는 했지만. 일단 이곳에 숙소 예약을 하고 온 것이 아닌 관계로 숙소부터 찾으러 돌아다녔다. 일찍 도착했지만 특별히 이곳에서 할 것이 없었던 우리에게 숙소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것은 바로 "무선 인터넷" 이었다.
어차피 미국의 왠만한 숙소는 다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는데 숙소의 가격이 문제였다. (별3개 이상 호텔은 보통 무선 인터넷도 유료다.-_-) 그렇게 가격대가 맞는 숙소를 찾아다니다가 Sunbeam이라는 숙소를 찾았다.
"여기 무선 인터넷 되나요?"
라고 물은 나의 질문에 주인 아저씨는..
"우린 없어. 근데 옆 숙소거 되게 잘잡혀. 한번 방 앞에 가서 잡아보고 되면 와~"
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주는 아저씨.-_-;; 방값도 싸고, 인터넷도 잘되고(왼쪽엔 홀리데이인, 그 오른쪽에는 다른 체인 숙소가 있었다.) 깨끗했기 때문에 맘에 들어서 이곳에서 묵기로 했다. 마침 시간이 많이 비었기 때문에 이미지저장장치를 수리하기 위해 아저씨에게 작은 드라이버를 부탁했는데, 아저씨는 이것저것 빌려주는것도 모자라서 가져가라며 친절을 베풀었다. 거기다가 나중에는 자기의 노트북을 가지고와서 방 앞에서 잘 되는지 친절히 테스트까지 해주는 센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