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사라소타(Sarasota) 해변과 마리나 [미국 렌트카 여행 #82]


여행을 하다보면 꽤 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오곤 한다. 미국을 렌트카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텍사스 구간, 조지아-플로리다 구간 같은 경우는 중간에 볼거리에 비해서 이동거리가 꽤 긴 편이다. 물론, 작은 도시들이나 기타 볼거리들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확 이목을 끄는 곳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아틀란타를 떠난 다음날은 말 그대로 끝없는 장거리 운전이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해, 오늘의 목적지인 탬파(Tampa)까지 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었다. 그냥 열심히 남쪽을 향해서 달려갈 뿐.



마침 네비게이션 거치대도 고장이 나서 한동안은 이런 상태로 달려야만 했다. 65마일 제한, 315마일이나 더 달려야 하는 엄청난 거리. 뭐, 미국에서 운전하면서 하루에 500~600km를 달린적도 몇번은 있었으니 새삼스럽지는 않다.




어쨌든, 2시간마다 한번씩 번갈아가면서 운전을 하면 딱 1번씩만 운전해도 충분했다. 가는 길에 잠시 도미노피자에 들려 피자를 사서 점심을 먹은 것 빼고는 목적지인 탬파까지 거의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탬파에 도착한게 오후 6시쯤. 호텔에 짐을 풀고 나가볼까 했더니 바로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같이 동행했던 태양이의 생일. 호텔에서 준비해준 어매니티로 간단하게 남자 3명이서 생일파티(-_-a)를 하고서 하루를 보냈다. 탬파를 둘러보려던 일정은 날씨와 함께 다음날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 비오는 탬파를 벗어나 남쪽으로 조금 더 달려 사라소타에 도착했다. 다행히 계속해서 내리던 비는 사라소타에 도착할 때 즈음에 많이 그쳐서 좀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사라소타 방문자 센터가 보이길래 들어가서, 이 지역에 특별하게 뭘 볼것이 있냐고 물어보니 리도비치와 그 주변을 한번 둘러보라고 추천했다.



리도 비치(Lido Beach)는 리도 키에 위치한 해변으로, 바다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가야 볼 수 있는 해변이다. 방문자 센터 직원의 말을 들으니 한 여름인 지금 시즌은 비도 많이오다보니 그리 성수기가 아니라서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거라고 했다. 하긴, 찌는 듯이 덥고 습한 시기가 플로리다의 여름이니.. 뭐 ^^



어쨌든 그렇게 리도 해변에 도착했다. 다행히 해변 주변으로 주차공간이 많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방문자 센터에서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다. 하얀색의 모래가 쫙 펼쳐진 해변은 날씨만 맑았더라면 정말 예뻤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흐린날 보는 해변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역시 휴양지 답게 이곳도 리조트 및 콘도 들이 꽤 많이 들어와 있었다. 체인호텔들도 많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대충 어디가 어딘지 감이 오지는 않았다. 그냥, 아 숙소가 많구나 싶은 정도.






그래도 뿌연 구름 사이로 해가 살짝살짝 비치는 것이 위안이 되기는 했다. 우리는 마이애미로 향하는 길에 어디 들릴곳이 없을까 싶어 들렸던 곳이다보니 별다르게 바다에 몸을 담그지는 않았다. 이게 남자 3명이서 여행을하다보니, 뭔가 이렇게 확 느낌이 나지 않는 바다에서.. 그것도 이동중에는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미국 내를 여행하면서 바다를 이렇게 보는것도 정말 오랜만이다보니 해변을 거니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밝은 톤의 해변. 황금빛 모래가 있는 곳과는 또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아마 이쪽 해변은 조개가 부숴져서 그 잔해가 많이 섞여있어 이런 색을 띄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해변을 돌아다니던 머리 까만 새.



생각보다 꽤 많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비치체어들. 그러고보면 이렇게 직접 의자를 차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해변에서 많이 보였던 조개 때문일까, 보도블럭에서도 이렇게 조개 모양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리도 키를 거쳐 리도 해변으로 들어갈 때에는 이렇게 중간에 링 도로를 하나 거쳐야 한다. 이 링 도로를 주변으로 다양한 레스토랑과 기념품 상점 등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도 이곳에 차를 잠시 주차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이동할 준비를 했다. 잠시 들렸다 가는건데도 차를 세우고 걸어다니면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거리풍경.



요렇게 길거리 주차가 가능하다. 확실히 비수기이긴 한 듯, 해변에 가까운 도로도 공간이 많았다.



최대 주차시간은 3시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정도면 가볍게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에도 충분한 시간.



그렇게 해변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사라소나 마리나로 가봤다. 그냥 떠나기에는 뭔가 심심했는데, 플로리다 쪽의 마리나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함이 들었다. 사실 플로리다가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와 골프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그 두가지에 큰 관심이 없었으므로 확실히 플로리다에 대한 관심사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가볍게 걸어볼 겸 해서 도착한 마리나.



다양한 종류의 보트들.



한쪽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배를 유지보수하는 사람도 있었다.



양쪽으로 보이는 수많은 배들. 이 배들 한 척 당 가격도 절대 싸지 않지만, 이렇게 마리나에 정박해두는 비용도 꽤 많이 든다고 한다. 과연, 내가 살면서 이렇게 보트, 혹은 요트를 가지게 될 날이 올까? 아마 안올거 같다.



보트 안에 있었던 강아지 한마리.



다이빙 장비를 챙기는 사람. 이 주변에도 아마 괜찮은 다이빙 포인트들이 있어서겠지. 오늘같이 날씨 안좋은 날에는 시야도 안나오겠지만...




그렇게 아주 특별할 것은 없었던 사라소타를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인 포트 마이어스로 이동했다. 사실상 아틀란타에서 마이애미로 가는 길에 잠시 둘러보려고 멈췄던 곳이라 아주 큰 흥미가 없기는 했지만, 이쪽 지역은 뭔가 휴양이라거나 특별한 목적이 아닌 이상은 큰 볼거리가 없을 듯 싶었다. 차라리 해변쪽을 둘러보는 시간을 줄이고, 그냥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이나 다녀올 걸 하는 후회도 살짝 했다.


뭐, 그거야 이미 지난 후의 일이고. 우리 차는 포트 마이어스를 향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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