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스 국립공원 - 악마의 정원으로의 트래킹, 데블스 가든(Devils Garden) [미국 렌터카 여행 #47]


아치스국립공원의 데블스가든(Devils Garden)은 델리케이트 아치(Delicate Arch)와 함께 아치스 국립공원의 가장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이다. 아치가 많은 아치스 국립공원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 데블스가든은 악마의 정원이라는 이름답게 멋진 풍경과 함께 가장 많은 아치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샌드스톤(사암)으로 이뤄진 아치스 국립공원의 풍경은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 이상의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정말 눈으로 보지 않으면 그 웅장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데블스가든의 트레일 안내판. 가장 일반적인 트레일은 입구에서 랜드스케이프 아치(Landscape Arch)까지 가는 0.8마일(1.3km)의 코스지만, 조금 더 많은 아치들을 보고 싶다면 더블오 아치(Double O Arch)까지 가는 2마일(3.2km)의 트래킹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랜드스케이프 아치에서부터 더블오아치까지는 길이 꽤 험하게 변하고, 왕복 6.4km라고는 하지만, 중간에 나바호 아치(Navajo Arch), 파티션 아치(Partition Arch)와 같은 곳들을 더 보기 원한다면 트래킹 코스는 더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왕복 6.4km정도의 트레일을 다녀오는데 3-4시간 정도를 잡는 것이 좋다. 우리는 오후에 이 트레일을 걸었지만, 데블스가든의 트래킹을 하는 베스트타임은 오전시간대이다. 특히, 랜드스케이프 아치는 오후에 해가 역광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도 힘들어진다. 랜드스케이프 아치까지만 다녀오고자 한다면 1시간으로도 충분하다.


데블스가든 트래킹코스는 그늘이 전혀 없고, 엄청나게 강한 햇빛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물을 가져가는 것이 필수이다. 입구에는 물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워낙 더우므로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물을 넣어가지고 가면 더 쉬운 트래킹을 할 수 있다. 3-4시간 짜리 트래킹을 하려면 1인당 1.5L정도의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데블스가든 트레일 코스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그 모습이 범상치 않다. 둥글둥글한 샌드스톤 바위의 크기가 바로 옆에 서면 잘 올려다보기도 힘들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런 풍경이 트레일 내내 이어진다. 여태까지 많은 트레일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시작에서부터 임팩트를 주는 트레일은 몇번 보지 못했다.





트레일은 비포장이기는 하지만 잘 다져져 있어서 따라가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처음 입구의 임팩트있는 샌드스톤 바위들을 지나면, 이렇게 이국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이국적이라기보다는, 뭐랄까 지구가 아닌 거 같은 풍경이랄까. 그냥 빨간 바위라면 감흥이 덜할텐데, 바람에 의해 둥글둥글하게 잘 깎여진 샌드스톤 바위산들의 모습은 멋지기 그지 없었다.


처음 걸어들어왔던 트레일 입구의 바위산. 저렇게 납짝한(하지만 꽤 폭은 넓다) 바위산들이었다. 그 뒤로도 이어지는 멋진 바위산들의 풍경. 이래서 아치스 국립공원을 미국 국립공원들 중에서도 가장 맘에 드는 곳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 같다.



물 한병만을 들고 아주 가벼운 차림으로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랜드스케이프 아치까지만 가는 사람들이고, 작은 배낭과 물을 많이 가져가는 사람들은 더블오 아치나 다크엔젤까지는 가는 사람들이 많다. 데블스가든 트래킹은 주변에서 너무 멋진 풍경이 계속 이어지는 곳이다보니, 걷는 트레일 내내 지루할 새가 없다. 언덕하나 넘었을 뿐인데 또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니 걷는 내내 감탄사가 이어진다. 거기다가 랜드스케이프아치까지는 트레일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굉장히 쉽게 다녀올 수 있기도 하다.



정말 얼마 안되는 언덕을 하나 넘었을 뿐인데, 이렇게 조금 전과는 다른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걷는다는 것 만으로도 미국을 렌터카로 여행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투어를 이용해서도 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 사우스 윈도우와 밸런스드락, 델리케이트 아치 뷰 정도만 보고 가는데, 이 데블스가든 트래킹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멋진 곳이다.


둥글둥글한 샌드스톤 바위산, 고사한 나무 주변의 작은 나무들, 파란 하늘. 이런 풍경은 여태것 수많은 나라들을 여행해봤으면서도 거의 보지 못했던 풍경이다.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아치스국립공원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있지만, 아치스 국립공원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사실 데블스가든을 걸어가면서 보는 바위들은 별다른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 다른 곳에서라면 분명히 멋진 이름 하나 달고 있을 만큼 멋진 바위들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길에 치이는 많은 바위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아치스 국립공원은 왠만해서는 이름조차 허용하지 않는 멋진 곳이기 때문일까.


랜드스케이프 아치는 굉장히 크고 긴 형태의 아치로, 얇은 듯 하지만 실제로는 꽤 두꺼운 아치이다. 하지만, 그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굵기가 얇아보일 뿐인 것이다. 어쨌든, 데블스가든 트레일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지인 랜드스케이프 아치지만, 이곳까지 오는 길과 마지막으로 이 아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오는 이유로는 충분하다.


랜드스케이프 아치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 실질적으로 잘 정비된 길은 여기서 끝나고, 이 이후로는 모래길이나 바위길로 바뀐다. 그리고, 트레일의 난이도도 쉬움에서 보통으로 바뀐다.




랜드스케이프 아치의 모습.

사람과 랜드스케이프 아치가 약 20m정도 떨어져 있는데도 사람이 저정도의 크기로 보일 정도이니, 얼마나 큰 아치인지 대충 상상이 갈 듯 하다. 뭐, 이름에서부터 랜드스케이프이니까, 어떤 정도의 규모라는 것은 대충 감이 오기는 하지만. 실제로 보면 더 멋지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갔을 때에는 오후다보니 역광이어서 랜드스케이프 아치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것.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랜드스케이프 아치 사진 몇장 더.

최대한 역광을 피해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노력했지만, 트레일에서 찍을 수 있는 각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랜드스케이프 아치를 제대로 담고 싶다면 역시 오전 시간에 오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어쨌든, 정말 한 화각에 제대로 담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아치인데, 어떻게 이런 아치가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랜드스케이프 아치 주변에는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곳곳에 이런 경고문이 붙어있다. 뭐, 넘지 말라는거 궂이 넘을 이유야 없지만,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런 경고문이 있는 거겠지.



이제는 본격적으로 더블 오 아치(Double O Arch)를 찾아서 계속 트레일을 따라가야 한다. 트레일 자체의 난이도가 바뀌는 만큼 더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사실 길이 어렵다기보다는 너무나도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이 오히려 더 힘든 트레일이기도 했다. 어쨌든, 힘을 내서 더블 오 아치까지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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