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위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박쥐가 있는 대도시, 오스틴 콩그레스 브릿지(Austin Congress Bridge) [미국 렌트카 여행 #68]


미국에는 박쥐를 볼 수 있는 장소가 여러 곳이 있는데, 칼스바드 동굴 국립공원의 박쥐와 함께 오스틴의 이 박쥐도 굉장히 유명하다. 대도시의 다리 아래에서 매일 밤 날아오르는 이 장관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관광지로 만들었다. 대도시와 박쥐라니 웬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 같지만, 적어도 오스틴의 시민들 그리고 관광객에게는 꽤 재미있는 볼거리임에는 틀림없다.

별다른 이정표가 없지만, 차량 이용시에는 하얏트 리젠시 오스틴 호텔을 찍고 오면, 바로 그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으므로 찾아오기 쉽다. 주차는 무료. 공식 이름은 콩그레스 애비뉴 브릿지(Congress Avenue Bridge).



박쥐가 날아오르는 시간은 해가 지는 시간 전후이기 때문에 이 시간대가 되면 다리 옆 주차장은 금새 가득찬다. 운이 좋을 때에는 해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박쥐가 날아오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야 날아오르기도 하기 때문에 타이밍은 말 그대로 운에 달려있다. 해가 진 뒤에 날아가는 박쥐는 눈에는 보이지만 사진으로 찍기는 역부족이다.






가족단위 뿐만 아니라 연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보니, 갈 때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다. 잔디밭에 누워서 연인과 속삭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이 나온 개와 함께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그 와중에 등장한 거위 한마리.



한 아이의 끈질긴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가, 결국은 강으로 사라져 버렸다. 뭔가 주워먹을 거라도 있나 해서 올라온 것 같은데, 이 아이의 추적도 꽤 만만찮았다. 한 30분 정도는 끊임없이 쫓아다닌 것 같은데, 거위의 귀찮은 듯한 표정이 느껴질 정도였다. ^^




시간이 지나자 강 위에는 카약을 타고 박쥐를 구경하러 온 사람, 크루즈를 타고서 박쥐를 구경하러 온 사람까지 유명한 박쥐의 쇼를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저 투어는 꽤 인기있는 투어기는 하지만, 사실 강에서 보는 것과 강옆에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사용할 필요는 없는 듯 싶다.


콩그레스 브릿지 옆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

이 호텔의 객실에서 콩그레스 애비뉴 브릿지와 박쥐가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2박을 묵었었는데, 아쉽게도 이틀 다 밝은 시간에는 박쥐를 볼 수 없었다. 하루는 호텔에서, 하루는 잔디에서 기대를 했건만 ㅠㅠ..



어둑어둑 해 질 무렵. 이미 셔터스피드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다리 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박쥐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에서 빨간 조명을 비춰준 덕분에 박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진으로 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두 날 다 완전히 어두워 진 뒤에야 박쥐가 날아오르기 시작한 덕분에, 사진을 거의 찍지 못하고 눈으로만 박쥐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감상해야만 했다. 아쉬웠던 풍경.


박쥐가 모두 날아가버리고 나니 컴컴한 밤이 되었다. 우리는 강가에 비친 오스틴의 야경을 조금 더 담아보기 위해서 콩그레스 브릿지 위로 올라왔다. 지나가는 차들의 궤적을 함께 담으니 꽤 괜찮은 야경사진들이 나왔다.




콩그레스 애비뉴 브릿지는 박쥐가 날아오르는 모습으로도 유명하지만, 꼭 그 풍경이 아니더라도 멋진 야경을 담기에도 손색이 없는 장소였다. 다리위와 건너편, 그리고 그 주변을 왔다갔다하면서 담은 오스틴의 야경은 아주 특색있다고 하기는 힘들었지만, 오스틴이라는 도시가 어떤 이미지를 가지는지를 이해하는데에는 충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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