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기 #01 - 출발, 그리고 에펠탑과 개선문


드디어 프랑스로 떠나는 날이 왔다. 이제는 거의 1달에 한번씩 비행기를 타니까 인천공항에 가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동네에 있는 버스터미널을 가는 기분이라고 친구에게 말했다가 팔자 좋은 소리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007년까지의 내 여행의 트렌드가 장기여행이었다면, 2008년에는 1-2주 정도의 짧은 단기여행으로 다양한 나라들을 돌아다녔다. 단기로 다녀야 하는 만큼 다양한 준비가 필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떠날때마다 다양한 공부의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어쨌든, 그래도 또 프랑스로 향해 떠났다.


프랑스로 향하는 에어프랑스의 비행기는 오전시간에 떠나는 비행기였기 때문에 부랴부랴 새벽부터 일어나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외곽순환 고속도로가 뚫린 이후에는 집에서 공항까지 1시간. 오늘같은 새벽에는 4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전에 돌고 돌아가는 버스가 2시간이 넘게 걸린걸 생각하면 정말 축복이나 다름없다.


공항에 도착하니 함께 도미노 크리에이티브 원정대로 떠날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있었다. 나도 가서 인원 체크를 하고, E-ticket을 받아 들었다. 이번 일정에서 타게되는 비행기는 인천->파리, 니스->파리, 파리->인천의 총 3구간이었는데, 예약 클래스가 G(Group)였다. 아뿔사. ㅠㅠ.. 그럼 마일리지를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NWA에서는 에어프랑스의 G클래스를 50%적립해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싸, 이거라도 어디야 ^^;;


대부분의 멤버들이 늦지않게 공항에 도착했고, 그때부터 빠르게 수속이 이뤄졌다. 짧은 여행이다보니 다들 캐리어가 무겁지 않고, 짐도 많지 않아서 수속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도미노 크리에이티브 원정대 대원들. 이번에는 프랑스 미식기행이라는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데, 그래서 그럴까.. 여자의 비율이 조금 더 많았다. 21살에서부터 30대까지, 나이연령도 다양했고.. 다양한 성격과 장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렇게 떠나게 될때마다 즐거운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것. 이번 원정대에는 네이버 블로거가 대다수였고, 그 외에 다음과 티스토리 블로거가 몇명 섞여있었다. ^^


에어프랑스는 스카이팀인데 왜 인천공항 신규 탑승동에서 탈까..하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바로 이동을 해서 신규 탑승동 아시아나 라운지에 짐을 풀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아시아나 라운지의 아침식사로 나오는 전복이 보이지 않는 전복죽은 먹을때마다 꽤나 맛있다고 느끼는 편. 어쨌든, 그렇게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비행기 탑승 시간이 되어 게이트로 갔다.


이번에 우리가 이용했던 항공사는 에어프랑스. 에어프랑스의 기내는 다소 좁은 편이지만, 다른 항공사에 비해서 만족스러웠던 기내식으로 인해서 불편함은 조금 참아줄 수 있었다. 다만, 전날 밤을 새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내에서 제대로 잠이 들지 않아서 프랑스에 도착하는 내내 몸을 뒤척였던게 실수였을까. 오랜 시간을 날아오면서 쌓인 피로감이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내리자마자 갑작스럽게 쏟아졌다.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한 일행들. 공항의 빨간 카페트가 인상적이었다. 샤를 드골 공항은 환승하면서 잠자기에 최악의 공항이라는 악명이 붙어있기는 한데, 첫 인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사실, 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이 사람들이었다. 분명히 우리랑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는, 저 논은 어디서 구해서 쓴걸까..ㅡ.ㅡ; 한국에서도 저런 종류를 팔았었나;;; 혹은 베트남에서부터 한국까지 여행하고.. 에어프랑스를 타고 돌아온 여행객일수도 ^^.


일행 중 이민가방 크기의 가방에 1/3만 채워왔던(쇼핑을 위해?!) 아가씨가 잠깐 세관에 걸리는 헤프닝이 있었지만, 어쨌든 무리 없이 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유럽대륙에는 첫 여행이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아프리카, 미국, 남미, 동남아, 호주 등을 갔다왔지만 유럽은 다녀온적이 없다고 말할때마다 사람들이 놀라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어졌다. 다녀온 국가수는 많지 않지만 어쨌든 6대륙은 다 찍었으니까.




공항에서 우리를 태운 버스는 그렇게 바로 개선문으로 이동했다. 평소처럼 개인여행이었다면 일단 숙소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어떻게 이동해야 할지를 파악한 다음,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을 했을텐데 역시 단체로 움직이는 것은 어떤면에서는 너무 편하다. 버스에 모든 짐을 두고 돌아다니면 되니까. 하지만, 어떤면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패키지관광은 아니니 쇼핑의 압박은 없으니까..ㅎㅎ..


개선문의 안에는 뺴곡하게 이름들이 적혀있는데 프랑스 혁명시대부터 나폴레옹 1세까지 128번의 전쟁에 참여했던 장군들의 이름이라고 한다. 이전에 프랑스 역사에 관한 책을 읽었던 것과 함께 뭔가 좀 떠올려보려고 노력했지만, 떠오르는 건 하나도 없었다. 이놈의 기억력! ;;;



막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개선문의 풍경.

이렇게 원형의 도로의 중심에 개선문이 있으니, 지나가면서 자주 보는 동대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서있는 개선문의 반대편에는 길다랗게 상점이 있는 상젤리제 거리가 있다. 프랑스파리의 쇼핑명소로도 꼽히는 이 곳은 절대 싸지 않지만, 아이쇼핑용으로는 더할나위 없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상젤리제에서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실, 여러가지 매장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구경을 한다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기는 하겠지만, 명품에 딱히 관심이 있는 편도 아니고 쇼핑을 즐기는 편도 아니기에 슬쩍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역시 12월의 파리는 추웠다. 건조한 우리의 겨울과는 다르게 프랑스의 겨울은 습해서 그런지, 그냥 추위가 아니라 습기가 뼛속까지 스미는 정말 몸이 시려운 추위였다. 사람들도 다들 따뜻하게 복장을 하고 다녔는데, 그야말로 겨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샹젤리제 거리에는 많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있었는데, 사진이 별로 없는 이유는 이곳에서는 대부분 동영상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상젤리제 거리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을만한 곳이 아니기도 하고. 동영상은 다음번 기회에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그렇게 잠깐 샹젤리제 거리를 걸은 뒤에 바로 에펠탑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프랑스의 버스 정류장. 뭐 별다른 것은 없지만, 버스정류장에 공중전화 박스가 붙어있다는 점은 나름 재미있었다. 아마도 저 공중전화 박스 안의 여자분은 전화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어오는 뼈까지 시리는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들어갔을테고^^;


그렇게 에펠탑에 도착했다. 에펠탑은 별거아니다.. 그냥 철근 구조물이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실제로 보는 것이 기대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봤을때도 꽤나 볼만한 곳이라는 생각도 드었다. 다른 사진에서 보지 못했던 원형모양의 별들도 그렇고, 아래에서는 곧 어두워지는 것을 준비하기 위해서인지 파란 조명을 켜고 있었다. 아마도, 어두워지면 이 조명이 밝혀진 에펠탑이 되겠지.



에펠탑 주변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겨울이라 사람들이 굉장히 적은편이고, 여름 성수기에는 그야말로 발디딜틈이 없을정도로 분주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뭐,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기에 에펠탑에 올라 파리의 야경을 조용히 감상하고 싶었지만, 저 위에 올라간다면 바람도 엄청나게 불어댈 것이고, 지금 시간적인 여유도 없기에 그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에펠탑에는... 이렇게 단지 에펠탑에 온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워서 에펠탑을 반기러 뛰어가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에펠탑에 온게 너무도 즐거운 사람들.. 그나저나, 나는 어느 곳에 간다는 것에 기대를 하는 적은 많지만, 저렇게 즐거워서 뛰어본 것이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에펠탑 앞의 작은 상점에서 팔고있는 에펠탑들. 유로화가 오르는 바람에 가격은 좀 ㅎㄷㄷ... ㅡ.ㅡ;;


그렇게 다음 목적지인 세느강의 유람선을 타기위해서 버스에 올랐다. 정말, 꽉꽉 짜여진 일정이 아닐까 싶었다. ㅡ.ㅡ;;; 아마도 내가 혼자 여행왔으면...음.. 그래도 하루만에 이걸 다 했을거란 생각은 든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 어쩌다보니 여행기가 길어져서, 세느강의 야경은 다음 여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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