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7 - 물이 맑기로 유명한 온천, 가니바 온천(蟹場泉)


마고로쿠 온천에 들렸다가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뉴토온천향에서도 물이 맑기로 유명한 가니바온천(蟹場泉)이다. 가니바 온천에도 노천 남녀혼탕이 있기는 한데, 물이 맑기 때문에 여성들은 들어가기를 살짝 꺼리는 그런 온천이기도 하다. 아이리스 드라마 방영이후 한국 사람들도 많아졌기 때문에 쉽사리 노천온천에 도전을 하긴 어렵지만, 남자분이라면 한번쯤 가 볼만한 온천이기도 하다.



가니바 온천 가는 길에 있는 버스 정류장. 이곳에서 숙소인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가 자주 있지도 않고, 생각보다 일찍 끊기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고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뉴토온천향에서 막차가 끊어져버리면, 뉴토온천향 안에 숙소가 있지 않은 이상 1시간 이상 걷거나 히치하이킹을 해서 돌아갈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저녁 늦게까지 차량의 통행이 좀 있는 편이긴 하지만.



길을 따라 뉴토온천향의 끝으로 가면 가니바 온천이 있다. 가니바 온천의 개장시간은 9시부터 4시 30분까지. 외래입욕도 허용하는 곳이므로 수건만 준비해서 가면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물이 맑기로 유명하지만, 가니바 온천도 좋은 온천 수질로도 또한 유명하다.



가니바 온천의 입구. 나무로 된 미닫이 문이 우리를 맞았다. 입구에도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서, 어제도 오늘도 적잖게 눈이 내렸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일본의 혼슈 북동부에서 이렇게 눈이 오는 것은 흔한 일이고, 덕분에 눈을 맞으면서 온천을 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신발을 실내화로 갈아신고 입장을 하면 된다. 들어가자마자 실내에는 후끈한 공기가 느껴지는데, 아마도 뜨거운 온천물 때문이리라. 입욕료는 500엔이고, 노천온천으로 가는 곳과 실내 온천이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먼저 노천온천을 즐기고 나중에 실내온천에서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입욕을 하면 된다.



노천온천은 가니바온천 건물을 빠져나가 외부로 있는 길을 따라가야만 갈 수 있다. 이곳에서 이렇게 눈 쌓인 길을 따라서 조금 걷다보면 노천온천이 나오는데, 바깥쪽에서는 온천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되어있고 온천을 하는 곳으로 가야만 사람들이 비로소 보인다.


거의 끝까지 오니 노천온천에 있는 건물과 그 주위로 수증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보인다. 다른 곳에서는 노천온천에 사람들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노천온천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것도 남자 100%. 아쉽게도 같이 갔던 동행인이 있었던 관계로 이곳에서의 노천온천은 패스하기로 했다. 앞서 다른 곳에서 온천도 좀 많이 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있는 곳은 아무래도 찍을 수 없었고, 사람이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가니바 온천의 노천온천 전경을 몇장 찍어보았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노천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그 모습을 대놓고 찍는 것은 실례일테니. 츠루노유에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지라 나도 덩달아서 사진을 찍기는 했었지만.



실제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위쪽은 겨울의 모습 아래쪽은 여름의 노천온천 모습인 듯 싶다. 사진은 가니바 온천 안에 있던 포스터와 사진들을 살짝 다시 찍어보았다. 음. 정말 한가하면 여자친구 혹은 와이프랑 저렇게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지. 그러고보니, 눈이 오지 않으면 저 담장도 평소보다 많이 낮아 보일 것 같기는 하다. 사진처럼.


노천온천을 포기하고 다시 가니바 온천으로 돌아가는 길. 잠깐 멈췄다 싶었던 함박눈이 다시 펄펄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의 온천 마무리는 실내에 마련되어 있는 곳에서 했다. 당연히 남녀가 분리되어 있다. 내가 이곳에서 온천을 하고 몸을 씻는 동안에 3명 정도가 같이 들어와서 온천을 즐겼다. 아침부터 돌아다녀서 이렇게 마무리 온천을 하니 기분이 또 색다른 기분. 그러고보니 오히려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온천을 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동행인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던 휴게실. 온천의 사진과 여러가지 읽을거리가 마련되어 있기는 했지만, 일본어라서 읽기에는 무리. 어쨌든 이곳에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기다렸었다.


일본에서 은근히 좋아했던, 판타 제로 사이다. 좀 애매하면서도 단 맛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맛이어서 일본 여행할때마다 사먹는 일종의 주종이 된 듯 싶었다. 칼로리도 제로이고;;; 아하하. 뭐 별로 신경쓰면서 먹는건 아니지만.


겨울이었던지라 가니바온천의 입욕시간이 끝나갈때쯤 나오니 해는 이미 저 너머로 사라지고, 점점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의 막차시간까지 20분 정도 남아있었기에 부랴부랴 버스를 탈 수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갔다.




조금 기다렸을까. 차 시간보다 일찍 버스가 도착해 우리가 있는 곳에서 방향을 틀었다. 아마 이곳이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인듯 싶었다. 멀리서 달려온 버스는 그렇게 잠시 서있더니 바로 문을 열었다.  


손을 흔들며 올라와도 된다는 아저씨의 신호. 우리는 빨리 버스에 올라탔다. 우리가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을 알자, 위의 시간표를 보여주면서 가리킨다. 아마 이 시간에 출발한다는 의미겠지. 다행히도 버스가 좀 일찍 도착해서 추운 겨울 밤에 바들바들 떨면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고마웠다.


그렇게 정확히 시간이 되니 버스는 우리를 태우고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정말 짧다면 짧았던 2박 3일간의 아키타 여행이 이렇게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것으로 슬슬 마무리 되어 간다. 아이리스라는 드라마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오게 되었던 아키타. 거기다가 함박눈 속에서 온천을 하는 정말 천국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곳이기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어진다. 다음에 올 때는 꼭 뉴토온천향 안에 숙소를 잡아 보리라. 타자와코 스키장에서 스키도 한번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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