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 하우스 - 비엔나 시영아파트의 특별한 변신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여행을 가면 음악가들, 그리고 예술가들 이외에 또 한명 찾게 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훈데르트바서이다. 이미 비엔나를 찾는 사람들은 꼭 한번쯤 들려보는 곳 중 하나인데, 훈데르트바서하우스, 쿤스트하우스빈, 비엔나 슈피펠라우 쓰레기소각장 등이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으로 가장 유명하다.

보통, 건축가들 하면 새로운 건물을 짓는것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훈데르트바서는 건축치료사라는 별명답게, 건물들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훈데르트바서는 건축물과 관련된 디자인을 하고, 그 디자인을 따라서 작업을 하는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게 되는데... 훈데르트 바서의 가장 큰 부분은 자연과 함께하는 것과 직선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은 보는 순간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있다.

건축물 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들도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비엔나에 오게 된다면 훈데르트바서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해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의외로 남는 것이 많은 작가니까.


 그 중 첫번째로 들리게 된 곳이 바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비엔나의 시영아파트를 리모델링 한 것으로, 건물 외벽에 풍성하게 자라나 있는 나무들과 알록달록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그 색이 특이한 아파트이다. 겨울이다보니 나무들의 잎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 역시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 한 것인데, 처음 건축 디자인공모안에서는 과연 이런 모양의 집에서 누가 살고싶어할까..하는 의문을 낳았다지만, 결과적으로는 공모당시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공모기간을 늘려야 했다는 후일담도 있는 곳이다.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은 자연은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언덕이나, 어떤 곳을 보더라도 인간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들은 모두 곡선이기 때문에 건축물도 곡선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앞의 길도 이렇게 올록볼록한 곡선 모양을 하고 있다.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곳의 길들도 마치 언덕처럼 솟아 있는데, 그 길이 불편하다기보다는 꽤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이랄까.




훈데르트바서와 관련된 것은 비엔나에 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다양한 교육 등을 위해서도 많이 찾는 다고 한다. 우리가 갔던 날에도 다소 쌀쌀했지만, 유치원 아이들로 보이는 아이들의 소풍이 있었는데.. 다양한 색의 건물을 보면서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귀여웠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조금 후에 박물관에서 또 한번 만났다 ^^


단체사진을 찍는 아이들. 몇몇 아이들의 얼굴에서 장난기가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곳의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 뭐랄까. 질서를 굉장히 잘 지킨다는 느낌?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통솔에 굉장히 잘 따르고 있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을 따라다녔을 때 각자의 개성에 넘쳐서 컨트롤하기가 참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참 대조적인 느낌.




훈데르트바서 하우스의 특이한 점을 더 찾아본다면 바로 창문이 아닐까 싶다. 잘 살펴보면 같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이즈의 창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떤것은 4개짜리 창문이고, 어떤것은 3개, 어떤것은 2개짜리도 있다. 창문에서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냥 평범한 창문도 있다. 위 사진에는 없지만, 다른 쪽에는 창문에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훈데르트바서가 주장한 창문권은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므로 건축물에도 식물에게 살 공간을 내어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주장되었다. 어쨌든, 좀 더 자연과 함께하는 느낌의 건축물이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앞의 분수.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 분수는 작동하고 있지 않았지만, 분수 안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타일들이 특히 눈길을 잡아 끈다.


훈데르트바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말 그대로 시영아파트이기 때문에 내부를 들여다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건물 중앙의 정원까지는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그 곳도 역시 다양한 색으로 가득했다.



정원 안에도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지금은 잎들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름에 온다면 초록으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싶다. 창문으로 이런 초록을 항상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괜찮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도 창문들을 잘 훑어보면 같은층의 바로 옆 창문도 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편단률적인 모습을 싫어했던 작가였기 때문에 그것이 이렇게 투영된 것이 아닐까.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앞에는 작은 계단이 있길래 한번 올라가봤다. 물론, 올라가봐야 2층 높이였고, 거기서 더 갈 곳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냥 올라가 보고 싶었달까?





평범하게 해 놓을 수 있는 계단도, 훈데르트바서만의 색의 철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곳곳에 다양한 색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뭐랄까, 정말 많은 색을 사용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꽤나 잘 어울린다는 것은.. 역시 이런 것들에 대해서 특별한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내가 뭔 작업을 하면서 색을 몇개 뽑아보면.. 그렇게 유치할수가 없는데..


사자와 함께 그 배경으로 보는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벽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색의 타일을 사용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찾아갔던 날은 빗방울이 가끔씩 떨어지는 흐린 날이었다. 훈데르트바서 본인은 색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흐린날을 더 좋아했다고 하지만, 사실 파란 하늘과 더 강렬하게 보이는 색상이 이 건물을 더 뚜렷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특히 사진을 찍기에는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날씨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나중에 맑을 때 다시 한번 와보고 싶기도 하다.


우리가 간 날에는 인포메이션센터는 문을 열지 않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다만 그 앞의 표지판에는 훈더르트바서의 작품들의 사진이 있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이 훈더르트바서하우스 이외에도 쿤스트하우스빈, 블루마우 리조트, 슈피펠라우 쓰레기소각장 등 다양한 곳이 안내되어 있었다. 앞으로 훈더르트바서의 흔적을 따라서 찾아가봐야 할 곳들이다.


훈더르트바서 하우스 빌리지.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의외로 훈더르트바서와 관련된 상품들보다 클림트나 모짜르트와 관련된 기념품들이 더 많았다. 훈더르트바서도 유명하지만 역시 클림트나 모짜르트만큼은 아니기 때문일까. 그래도, 훈더르트바서와 관련된 상품을 많이 구할 수 있던 곳 중 하나.


화장실은 이 안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도, 돌아다니면서 느낀건 오스트리아의 화장실 인심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거? ^^ 이제 걸어서 쿤스트하우스 빈으로 이동할 차례이다. 두 곳은 굉장히 가깝게 있어서 5-10분 정도면 걸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이 두 곳을 엮어서 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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