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4 - 아이리스 촬영지, 일본 아키타 츠루노유 온천에 가다.. (이병헌, 김태희)


얼마전에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였던 일본 아키타현의 츠루노유 온천에 다녀왔다. 아이리스 촬영지로 최근 유명해진 덕분에 아키타로 취항하는 대한항공의 기재도 A330으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만석으로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츠루노유는 아이리스 극중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함께 노천 온천을 했던 곳으로, 실제로는 노천온천이 남녀혼탕이지만 드라마에서 이병헌과 김태희는 유카타를 입고서 학의 온천에 들어갔다. 실제로는 다 벗고 들어가야 하는 남녀혼탕이라는 사실.

아이리스 촬영지인 아키타현의 츠루노유 온천은 뉴토 온천마을에 있는 7개의 온천 중 하나이다. 보통 패키지로 가게 되면 아이리스에 나왔던 츠루노유 온천만을 들리다보니, 츠루노유 온천에는 한국사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뉴토 온천의 다른 6개의 온천들도 방문할만한 좋은 곳들이다. 다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2박3일의 패턴으로 온 사람보다는 3박 4일로 온 사람이라면 하루정도 뉴토온천의 다른 온천들에서 보내는 것도 좋다.




아이리스 방영 이후에 아키타현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져서일까, 츠루노유 온천입구에는 아이리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촬영했던 이병헌과 김태희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거기다가, 츠루노유에 갔던 날은 함박눈이 내리던 날. 그래서일까. 츠루노유의 풍경은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보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다. 눈이 펄펄 내리는 노천온천. 그리고, 그 안에서 즐기는 온천욕.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츠루노유 온천은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방문을 했다. 이전에 왔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사람이 별로 없는 한가한 온천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대만사람까지 츠루노유 온천에 가득한 상황이라고 한다. 역시 드라마 아이리스의 영향. 그래서 사람이 없는 한적한 우유빛의 츠루노유는 보기 힘들지만, 사람이 많은 노천 온천 역시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듯 싶다.


셔터스피드를 조금 느리게 해서 사진을 찍어보니, 날리는 눈발이 예사롭지 않다. 츠루노유의 입장료는 이 건물로 들어가서 구입할 수 있는데, 500엔이다. 약 6천원 정도이니 그렇게 부담스러운 입장료는 아니지만, 츠루노유가 워낙에 오래된 온천이기 때문에 샤워시설 등이 별다르게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유황온천이다보니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면 유황냄새가 온 몸에 배기도 한다.

(사진 : KBS)

이곳이 바로 이병헌과 김태희가 오자 주인이 나와서 어서 들어오라고 반겼던 곳이다.



건물을 지나 저 담 너머가 바로 츠루노유 노천온천이다. 일본에는 남녀혼탕이 많이 남아있지 않고, 아예 법으로 금지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다가 남녀 혼탕이 있는 곳이라고 해봐야,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들어오는 것이 예사였는데..  역시 드라마는 달랐다. 아이리스 방영 이후에 노천탕에 들어가는 젊은 여성분들이 많이 늘었는데, 대다수가 한국 여자분들이라는 것. 물론 수건으로 가리고 들어간다거나, 수영복(이건 권장사항이 아니다.)을 입고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젊은 여성이 들어오는 것 만으로도 모두의 눈길이 쏠리기에는 충분하다.


이 각도에서 츠루노유 노천온천을 찍지는 못했지만, 대충 어떤 위치인지는 감이 올 듯 싶다. 드라마를 촬영하던 날도 눈이 엄청나게 내렸지만, 직접 츠루노유에 갔던 1월 중순에는 드라마때보다 눈이 훨씬 많이 쌓여있었다. 정말, 설국에 온 것만 같은 그런 느낌.


노천온천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두개의 탕이 있다. 여기는 남자와 여자가 따로 들어가는 개별탕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각자 이곳으로 들어가서, 서로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가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오지만, 절대 그럴일은 없다. ^^



(사진 : KBS)

이렇게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이곳으로 들어가서 서로 만날일은 없다는 이야기. 다시 남자 탈의실로 후다닥 뛰어들어가는 이병헌의 모습이 꼭 택배왔을 때 기뻐하며 달려가는 뒷모습을 닮았다. (-_- );


이곳이 바로 노천온천으로 갈 수 있는 건물이다. 겨울이라 가뜩이나 추운데, 목조건물이라 안도 춥다. 안에서 간단하게 옷을 벗고, 온천물로 몸을 뎁힌다음에 바로 노천온천으로 나오면 된다. 가까이 있는 곳은 남성 탈의실이고, 안쪽으로 여성 탈의실이 있다. 노천온천은 노천온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탈의실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모두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카메라를 아예 가지고 들어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면 유리창 너머로 노천온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바구니에 옷을 벗고, 바로 노천온천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 된다. 노천온천에서 사용할 작은 수건은 앞가리개(^^*)용으로도 쓸 수 있고, 들어올 때 물기를 닦아내는 용도로도 쓸 수 있으니 꼭 하나 가져가는 것이 좋다.


노천 온천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온천물에 몸을 적응시킬 수 있는 온천물이 있다. 여기서 바가지로 물을 몇번 끼얹어서 따뜻한 물에 몸을 적응시킨다음에 노천온천으로 나가는 것이 순서.





츠루노유 노천온천의 모습.

나 역시도 바깥에서 후다닥 사진을 찍고는 바로 노천온천에 들어가서 온천을 즐겼다. 내가 들어가 있는 동안에도 온천 안에서 사진찍는 사람도 있었고, 노천온천이 바로 보이는 옆 길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으니 어딘가엔 노천온천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나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녀석들로만 골라봤다. ^^. 이곳이 바로 이병현과 김태희가 '족욕'만을 했던 그 노천온천. 하지만, 족욕만을 하기엔 전신탈의를 해야 하니 절대 불가능에 가깝다. 춥기도 하고..


(사진 : KBS)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유카타를 입고 촬영을 했지만, 결국 이곳은 저렇게 유카타를 입고 온천을 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유키라는 여자아이가 나오는 저 곳도 탈의실밖에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드라마를 위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중파에서 다벗은 남녀 둘이(우유빛이라 안보인다고는 하지만) 남녀혼탕 노천온천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내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테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곳 바로 오른쪽이 이병헌과 김태희가 앉아있었던 그자리. 물론, 사람들이 있어서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






함박눈이 내리는 츠루노유는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어디에 카메라 렌즈를 가져다 대던지 이쁘게 나오는 풍경들 뿐. 물론, 카메라가 젖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닦는 천을 위에 올려놓고 찍었었는데, 바로 윗 사진의 구석에 그 흔적이 조금이나마 남았다.



아키타에서는 겨울에 가마쿠라 축제가 열리는데, 이 곳 츠루노유 뿐만 아니라 곳곳에 가마쿠라를 지어 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녀석은 왠지 너무 튼튼해 보이기는 했지만.



츠루노유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오후 1시부터는 점심식사도 할 수 있다. 물론, 가벼운 우동과 같은 메뉴들이 주이기는 하지만.. 이 근처에서 딱히 먹을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먹는 편이 좋다. 다만, 1시 이전에는 커피나 차와 같은 것들 위주로만 주문할 수 있으므로 일찍 왔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면 노천온천에서 따뜻하게 몸을 담그고, 여기서 차를 한잔 하는 것도 꽤나 운치있을 듯 싶다. 특히, 이렇게 함박눈이 가득 내리는 날이라면.

겨울에 1주일에 반 이상은 이렇게 눈이 내린다고 하니, 그런 풍경을 만나는 것 자체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다. 아이리스 때문에 확 뜬 아키타현은 "난 전설따윈 믿지않아"라는 명언을 남긴 동상이 있었던 타자와호수와 츠루노유 온천이 있는 뉴토온천마을을 제외하면 그렇게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시 여유를 두고 휴식을 취하러 다녀올 생각이라면 한번쯤 다녀올만한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시간이 된다면, 근처 타자와코 스키장에서 하루를 보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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