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2 - 눈을 맞으며 온천을 즐길 수 있었던 곳, 미즈사와 온천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에서 짐을 풀고 나와서 바로 미즈사와 온천으로 이동했다. 미즈사와 온천 입장료 500엔과 왕복 교통비 500엔을 합쳐서 총 1000엔이 이번 온천 방문 비용이었다. 미즈사와 온천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그리 길지않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서, 또 오후 내내 버스를 탄 피로를 풀기에는 온천만한 것이 없었다.

같이 갔던 일행들도 다 온천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나 역시도 미즈사와 온천을 가기로 하고 따라나섰다. 낮에는 별다르게 눈이 오지 않는 것 같았는데, 우리가 숙소를 나갈 때 쯤에는 눈이 펄펄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이.. 그 모습을 보자 마자 주변에 보이는 두꺼운 눈이 어떻게 쌓였는지 바로 이해가 갔다. 


미즈사와 온천은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도 눈이 엄청나게 오는 듯 지붕에는 꼭 생크림을 뿌려놓은 것 같이 두꺼운 눈이 쌓여있었다. 온천 앞의 길은 다 치워놓기는 했었지만, 내리고 있는 눈이 그 위에서 살짝 얼어버려서 자칫 잘못하면 미끄러워지기 쉬웠다. 그래서 모두들 펭귄 워킹을 사용하면서 온천의 앞까지 무사히 이동!


미즈사와 온천의 입구. 2중으로 문이 되어있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에서부터 저녁 9시까지.


이곳이 입욕료를 받는 카운터인 것 같았지만, 우리는 이미 일종의 패키지상품을 이용해서 왔던 터라 따로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우리를 슥 쳐다보더니, 가이드가 설명을 시작하자 이내 자기 하던일을 다시 시작했다.


왼쪽은 여탕, 오른쪽은 남탕이었다. 이 미즈사와 온천은 노천탕을 가지고 있는데, 아쉽게도 남녀 혼탕은 아니어서 남자는 남자쪽으로, 여자는 여자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뉴토온천향 쪽에 남녀 혼탕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왠지 아쉬웠달까 ^^.


탈의실에 마련되어 있던 바구니. 여기에는 옷과 같이 값이 많이 나가지 않는 물건들을 넣고..


카메라나 지갑과 같은 귀중품은 100엔을 넣고 사용하는 이 록커를 이용했다. 물론, 나중에 다시 키를 꽂으면 100엔은 반납되므로 부담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탈의실 사진을 몇장 찍을 수 있었다.


미즈사와 온천의 구조. 탈의실에서 들어가면 몸을 씻을 수 있는 탕이 있고, 그곳을 빠져나가면 노천탕이 있는 구조이다. 노천탕은 깊이가 1m정도인데,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거기다가 감동적이었던 것은, 이날 눈이 왔다는 것.

노천탕 주변은 모두 눈이 쌓여서 발을 딛고 오래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차가웠지만, 탕 안에 들어가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온천을 즐기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희미하게 밝혀진 조명으로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따뜻한 몸과 시원한 머리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축복. 눈오는 날 노천온천을 즐겨본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이런 함박눈이라니!

탈의실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당연히 탕 안에서는 온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예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온천탕의 사진은 없다. 이곳의 온천은 약간 우윳빛을 띄는 유황온천이었는데, 이곳에서 온천을 하고 나니 온몸에 유황냄새가 살짝 배었다. 나중에 뉴토온천향에서 유황온천들을 많이 다니면서 옷에도 가득 배어버리긴 했지만, 이날 처음 냄새가 조금 배니 당황스럽긴 했었다.


탈의실에 있던 입욕 안내문. 한국사람들이 이곳도 많이 찾는지 한글로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귀여운 개가 설명의 모델.


온천을 즐기고 나와서 가볍게 음료수 한캔을 마셨다. 온천 안에서 파는 음료수는 가격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뭐 그정도야 온천에서 빠진 수분을 보충한다는 의미에서 얼마든지 감안할 만 했다. ^^; 오랜만에 온 여행이기도 하고..


그렇게 1시간 정도 온천을 즐기고서 미즈사와 온천을 나섰다. 아키타는 의외로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와 함께 같이 드는 생각은 역시..여기는 차로 돌아다녀야 하는 곳이라는 것.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일본이라지만, 시골 여행은 역시 차가 더 나은 듯 싶었다.


눈이 내리는 바깥 풍경. 그렇게 도착하자마자 첫날의 하루 일정이 끝나버렸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가볍게 일행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 더 할것이 별로 없다. 사실, 술 좀 마시고 어디 갈 데 없나 하고 산소우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긴 했지만,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와 5분만에 끝나버린 작은 마을의 길이 우리를 좌절시켰다.

그래서 그냥 내일을 위해 체력 보충을 하기로 하고,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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