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시 필요한 것은 '영어'가 아니라 '언어'다.


여행에서 영어는 필요조건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때문에 해외여행을 떠나기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더라도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조금 불편한 여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자유여행을 할 때의 상황이지 패키지나 에어텔과 같은 상품을 이용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면 영어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패키지 여행은 일행들과 함께 항상 같이 다니고, 이동도 제공되는 단체버스를 통해서 하기 때문에 여행을 하는 도중에 현지인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가이드를 통해서 해결하면 되기 때문에 궂이 그 나라의 언어를 할 필요가 없다. 에어텔 여행 역시, 항공권과 호텔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어도 잘 곳을 못해서 헤멜 일은 없다. 물론, 관광 안내소에서 여행 지역을 물어보거나, 원하는 곳을 찾아가면서 길을 물어볼 때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요즘에는 가이드북에서 워낙 설명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물어볼 필요도 없다.

물론, 영어를 아예 못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서라도 간단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 주위에는 이정도의 영어실력으로도 여행을 잘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필요한 표를 사고,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줄만 알면 되니까. 더 이상의 영어실력은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는 여행에 있어서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

영어라는 의사소통의 도구

 

영어를 잘 못해도 여행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한다면 유용한 상황이 많다. 만약 비행기에서 짐을 잃어버려서 항공사에 문의를 해야 할 때나, 호텔에 묵었는데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할 때, 관광 안내소에 가서 그 지역에 대한 것들을 물어볼 때 등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하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라도, 숙박업소나 투어회사와 같은 곳들은 대부분 영어를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영어를 할 수 있다면 여행이 편해진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호스텔에 묵으면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옆에서 요리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고, 저녁에 거실이나 펍에서 옆에 있는 다른 외국인들과도 쉽게 말을 건네면서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외국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픈 마인드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장기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야기 할 상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영어를 할 수 있다면 다른 여행자들과 그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여행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1박 이상의 투어를 하게되면 함께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투어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좋은 가장 좋은 기회인데,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그 사람들 중에서 자신과 취향이 같은 사람이라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제는 점점 많아진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여행에서 가장 큰 활력소가 된다.

이렇게 외국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 사람들 이외에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가 막연히 영어를 잘 할거라고 생각하는 유럽사람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럽 사람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들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과거에 호주 프레이저 아일랜드에 4WD 투어를 갔을 때에도 독일에서 왔던 아가씨 두명은 영어실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시종일관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영어실력과 자신감만 있다면 영어 실력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콜롬비아 안띠오끼아의 아이들과 함께>

모든 나라에서 영어가 통하지는 않는다.

 

전세계 수많은 나라들 중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영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중국어가 모국어로 사용되는 언어 중에서는 인구수가 가장 많고, 국가수로 봤을 때에는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이 가장 많다. 물론, 영어는 제2외국어로 배우는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로 따지자면 가장 많고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

여행을 조금 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를 제외하고는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국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유럽 쪽이라면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다소 높지만, 한국의 바로 옆나라인 중국이나 일본만 하더라도 조금만 외곽으로 들어가면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중국의 내륙을 여행하면서 심지어는 'Hello'라는 단어도 모르는 사람도 많이 만났다. 그들에게는 살아가는데 영어가 절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만을 구사하면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여행 도중에 만나게 되는 것은 '여행업에 종사하는 현지인들'뿐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바디랭귀지로 얼마든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그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물론, 그 나라를 여행하는 여행자들과는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영어만으로 그 나라를 제대로 느끼기란 쉽지 않다. 영어는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언어지만, 모든 나라에서 진리처럼 통하는 그런 언어는 아니다.


<쿠바 담배농장에서, 담비 이야기를 해주셨던 아저씨>

현지어를 배우면 얻을 수 있는 이득



기본적인 영어실력도 중요하겠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그나라의 말을 어느정도 익혀가는 것이 좋다. 완벽한 회화를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기본 표현과 숫자를 셀 줄 아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능하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 들을 몇개 더 외워둔다면 현지인에게 물어볼때라거나 식당 등에서 더 즐거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프랑스어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서 영어로 물어보면 대답을 안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길을 물어보는 등의 질문을 영어로 할 때 익스큐즈미(Excuse me)라고 영어로 시작하는 것 보다는, 엑스뀨제므와(Excusez-moi)라고 시작하면 프랑스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질문은 똑같이 영어로 하고 있는데도, 더 친절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중남미와 같은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경우에도 뻬르돈(Perdon)이라고 현지 어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더욱 좋다.

아침에 호텔에서 나서면서, 혹은 길에서 사람과 웃으면서 눈을 마주쳤을 때에도 헬로우(Hello)라고 인사하는 것보다는, 현지어로 인사를 해보자. 그리고, 식당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누군가 어딘가에 들어갈 때 문을 잡아주는 등 감사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감사하다는 말도 현지 언어로 해보자.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현지에 있는 사람들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묘약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 사람이 한국에 와서 여행을 하면서 간단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것을 보면, '저 외국인은 한국어도 못하면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하네'라며 신기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가능하면 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한국에서의 경우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건 똑같다. 특히, 영어가 아예 안통하다시피 하는 나라에서 현지 언어를 최소한 기본이라도 구사한다는 것은, 때때로 특혜에 가까운 혜택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중남미 국가들인데, 이곳에 여행을 가기 전에 대학교에서 교양수업으로 스페인어을 2년정도 들었다.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회화는 가능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 뒤로 콜롬비아에서 몇개월정도 머무르면서 스페인어를 더 익혔는데, 추후에 스페인어권 나라를 여행하면서 현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다양한 경험은 스페인어를 공부한 시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그 스페인어는 지금도 꾸준히 공부해서 영어 다음의 제3외국어로 남았다.



여행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영어'가 아니라 '언어'다

 

영어는 기본적인 회화만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충분하다. 물론, 더 잘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여행을 하면서 영어실력이 더 늘 수도 있는 것이고, 영어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대신, 영어권이 아닌 나라로 여행을 간다면 최소한 기본적인 표현들을 익혀보도록 하자. 서점에 있는 기본적인 여행회화책들 정도로도 충분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에게 호의를 가지기 마련이고, 여행을 하는 여행자에게는 작은 수고이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여행을 2배 이상 즐겁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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