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여행기 #07 -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07 - 나이아가라 폭포






일곱번째날은 별다른 일정은 없었다. 쇼핑을 하고 나서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로 이동하는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계획대로 모든게 술술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건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아침 8시쯤에 숙소를 떠나서 차를 반납하고, 새로 차를 빌려서 10시쯤에는 쇼핑을 하고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차 반납과정과 뉴왁 공항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먼 관계로 결국 쇼핑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12시였다. 쇼핑을 끝내고 나니 오후 2시. 여자들이 없으니 쇼핑시간이 생각만큼 오래 걸리지 않았다.여기서 앞으로의 여행에 필요할 고어텍스 자켓을 하나 샀다. 이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7시간을 달려야 한다.





할인쿠폰..;

7시간을 달리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었지만, 겨울에 서부여행을 하면서 이미 단련된 몸들이 아닌가. 7시간동안 쉬지않는 수다를 떨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숙소는 캐나다쪽이 더 싼 편이지만 호준이가 여권이 없는 관계로 미국을 나갈 수 없어 미국쪽에 숙소를 잡았다. 물론 숙소는 다소 춥긴 했지만-히터를 최고로 틀어도 아주 따뜻해지진 않았다- 지낼만 했다. 아침의 수준은 참 별로이긴 했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항으로 갔다. 또 렌터카를 바꾸기 위함이었다. 뉴욕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편도로 빌리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이틀을 한꺼번에 빌리는 것보다 이렇게 따로따로 빌리는 것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비추고 있었다. 춥긴 했지만, 날씨가 맑아서 다행!



공항에서 다시 나이아가라 폭포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 헤메기는 했지만-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었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미국쪽 폭포에 도착 할 수 있었다.







3월 중순이었지만, 폭포 주위에는 여전히 얼음이 얼어 있었다. 더군다나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추위를 온몸으로 받아야만 했다. 쇼핑하면서 자켓을 사지 않았다면 아마 얼어죽기 딱 좋지 않았을까 싶을정도로 추웠다.







어쨌든 미국쪽 폭포의 첫인상은 "어.. 크네?" 정도였다. 감동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폭포 자체의 웅장함보다는 하얀 얼음위로 생겨나는 물보라가 더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아프리카에서 빅토리아 폭포를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던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들은바로는 세계 3대 폭포의 크기는 나이아가라<빅토리아<이과수 순서라던데. 큰것부터 보면 실망할 수 있으니 작은것부터 보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쪽이 아니라 캐나다쪽에서 보는것이 훨씬 이쁘다고 했으니.





멀리 보이는 캐나다쪽 폭포.





미국쪽에는 폭포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전망대 비슷한 다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겨울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공짜였다. 여름나절에는 입장료를 받는 듯 했는데, 이곳을 통해서 아래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인 듯 했다. 뭐, 이 다리로 가서 봐도 미국쪽 폭포의 규모는 달라보이지 않았다. 다만, 캐나다쪽 폭포의 모습을 조금 더 볼 수 있었다는 것 정도? 건너편으로 보이는 캐나다의 모습이 미국쪽보다 훨씬 개발되어 있었다. 볼거리가 많은쪽이 개발되는건 당연한 이치겠지.



미국과 캐나다를 이어주는 레인보우 브릿지.







아직 추위가 남아있는 3월이라 그런지 수량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미국 폭포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저곳도 여름에는 물을 뒤집어 쓸때가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갔을때는 그냥 물방울들이 조금 날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차가운..



미국쪽 폭포를 보고 나서 바로 캐나다쪽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넘어갈까 했지만, 걸어서 넘어가도 충분할정도로 가까워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아쉽게도 호준이가 여행허가서만 있고 여권이 없어서 넘어가지 못해 정말 미안하긴 했지만.



미국쪽을 빠져나가는건 굉장히 쉬웠다. 여권과 I-20서류를 보여주니 그냥 통과.





건너가는 길에..



짧지만은 않은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는데, 다리의 중간에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표시하는 표지판이 있었다. 캐나다쪽도 별다른건 없었다. 얼마나 머물지, 미국에서 뭐하는지, 어디서 머무는지 정도만을 물어보고는 도장을 쾅 찍어줬다.



캐나다에서 본 미국쪽. 초라하다.





건너와서 보니 캐나다쪽에는 커다란 호텔이 수두룩 했다. 그리고 미국쪽 폭포를 정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왠지 초라했다. 확실히 여태껏 내가 보아온 폭포들에 비교했을 때 엄청난 규모이기는 한데 느낌이 안왔다. 뭐랄까,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실망도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할까.









국경쪽에서 캐나다쪽 폭포까지는 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폭포의 모습을 구경 할 수 있었는데, 캐나다쪽은 미국과 그리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보다 훨씬 추웠다.





이렇게 다들 중무장을 할 정도.. 3월 중순이었는데..







다시 본 미국쪽 폭포. 하얗게 얼어있는 바위들과 그 위로 일어나는 물보라가 꽤나 아름답다. 겨울 폭포의 아름다움이랄까.. 세계 3대 폭포중에서 유일하게 겨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폭포이기에(빅토리아와 이과수는 건기/우기) 나이아가라는 작더라도 그 의미가 있다.





어느정도 걷다보니 캐나다쪽 폭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규모는 미국쪽 폭포의 몇배는 족히 되어보였고, 폭포 소리도 더욱 확연히 들을 수 있었다.



곳곳에 고드름도~



춥긴 했지만, 너무나도 맑았던 그 하늘!



테이블락이란 이름은 세계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듯 하다. 평평하기만 하면 그런 이름들을 붙이니.. 문득 케이프타운의 테이블 마운틴이 생각이 났었다.









겨울이라 수량이 여름이 반도 안되서 소리가 웅장한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감격적일만 했다.













더군다나 걷다보니 물보라에 의해서 생긴 무지개까지 서비스! 춥긴 했지만 기분도 좋았다.



물의 낙하로 인해서 생긴 물안개는 폭포보다 위쪽까지 올라왔고, 덕분에 주변의 나무들은 모두 얼음옷을 입고 있었다.









나이아가라 캐나다쪽 폭포의 위에서..









여전히 무지개는 나이아가라 주위에 있엇고, 많은 사람들이 나이아가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지만, 폭포라는게 몇시간동안 구경할만한 꺼리도 아니었고 폭포로 가까이 다가간다는 페리는 겨울이라 잠정적으로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에 더이상 폭포에서 할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폭포만 멍하니 바라보고있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가 저녁에 나이아가라 폭포쪽으로 조명을 비춘다는 것이 생각나서 SKYLON TOWER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조명이 들어오는 시간은 오후 6시였고, 그때까지는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한두시간 정도 나이아가라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SKYLON TOWER.



나이아가라 미국, 캐나다쪽 전체 지도입니다. 생각보다는 작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에만 모든 건물들이 몰려있으니..







나이아가라 시내는 하나의 놀이공원처럼 꾸며져 있었다.



리플리의 움직이는 극장, 프랑켄 슈타인이 보인다.



리즐리의 믿거나 말거나.. 원래 쓰러진 건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감나게(조금 멀리서 보면) 잘 만들어 놓은것 같았다. ㅎ.



버거킹을 먹는 프랑켄슈타인과 빌딩위에 올라선 킹콩..





모든 건물들이 이렇게 유치 찬란한 색을 가지고 있다. 유명 체인 레스토랑이나 호텔도 예외는 아닌듯.



, 할리 데이비슨도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왔다.



특히 이곳에는 가족을 동반한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그런지 더 놀이동산처럼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걸어서 시내를 활보하다가 SKYLON TOWER로 갔다.







타워에서 본 캐나다쪽 폭포..



미국쪽 폭포..



그리고 두개 다 한꺼번에~

입장료는 미국달러와 캐나다달러 중 하나로 지불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타워는 나이아가라를 위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이쪽에서 가장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만원가량 하는 비용은 사실 좀 비쌌다.

SKYLON TOWER의 전망대는 실내와 실외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바람을 막기 위함인 듯 했다. 실외에는 사람이 떨어지지 않도록 철조망이 되어있었는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정도의 간격은 있었다. 그런데 실외는 바람이 실로 엄청나게 불었다. 몸이 밀려날 정도로 엄청난 바람이 불었는데, 결국 사진 몇장을 찍고서는 그나마 따뜻한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주위 풍경..





해가지는 시간을 잘못 아는 바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2시간을 타워 안에서 보낸 후에야 슬슬 어두워지는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두워졌다고 조명을 비춰주는 건 아니었다. 시간이 되어야만 조명을 키기 때문에 훨씬 더 기다려야 했다.



아직은 조명을 키지 않았지만..







시간이 되자 조명이 켜졌다.

다음에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서 이것을 볼 사람은 시간을 잘 체크하는것이 좋을 듯 싶다. 계절마다 조명을 켜는 시간이 다르니 그것도 유의할 점.

기나긴 기다림 끝에 폭포에 조명이 비춰지기는 했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야경을 찍는건 거의 불가능했다. 삼각대도 없었고.. 결국 몇장 더 시도해보다가 엄청 흔들린-하지만 개중에 그나마 나은- 사진들을 몇장 건지고는 아래로 내려왔다.







벌써 저녁먹을 시간이 훌쩍 지났기 때문에 빨리 미국쪽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돌아가는 길에 조명이 비춰진 폭포의 사진을 몇장 더 찍고-여전히 흔들렸다.- 바로 미국으로 넘어왔다. 미국쪽에서도 여권과 I-20을 보여주니 별다른 질문없이 그대로 통과. 별로 어렵지 않군.



돌아오자마자 호준이를 만나서 호텔 부페를 가려고 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근처의 Denny's로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 수준에 비해서 가격은 엄청 비싼 것 같았다. 한사람당 1개씩밖에 안시켰는데, 나중에 계산하니 팁과 텍스를 포함해서 60불 가까이 나왔다. 이정도면 부페를 먹어도 남을 돈인데 ㅠ_ㅠ...

데니스 : http://www.kimchi39.com/160

어쨌든 배부르게 먹기는 했고, 내일 새벽 6시에 이곳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빨리 숙소로 돌아갔다. 이제 길지 않았던 짧은 동부여행도 끝나 버렸다. 이게 미국에서 하는 마지막 여행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남미를 갔다가 마이애미에서 몇일 더 머무르긴 하겠지만, 친구들과 하는 여행은 이것이 마지막. 짧았던 미국에서의 시간도 술술 흘러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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