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Trip #01 - 올랜도를 향해 떠나다

아침의 마케팅 시험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같이 수업듣는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시험을 빨리 끝내고 나갔는데, 이번 시험도 저번시험처럼 80점을 조금 넘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마케팅에 관한것도 이해해야 하고, 영어 독해도 해내야 하니 생각보다 만만한 수업은 아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마케팅을 제외한 모든 과목들의 중간성적은 모두 A이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이 안되지만 확실히 마케팅만은 B를 받을것 같아서 걱정이다.

오늘 차를 1시에 빌리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기숙사 앞에서 1시에 만나기로 했었지만, 내가 도착했을때에는 이미 렌터카 회사의 픽업차량을 타고 떠난 후였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기숙사에 들어가서 앞으로의 일정을 정리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도착했다. 간단하게 짐들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커먼스쪽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밴을 가지고 크라이츠에 들려서 여자애들을 픽업해서 다시 크레스웰로 도착했다. 사람들은 모두 도착해 있었고 드디어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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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볼까요?

하지만 떠나기 전에 하나 할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통장 계좌에 돈을 넣는 것이었다. 일단 주유등을 할때에 현금으로 하면 더 편하기 때문이었고, 차 렌트비도 카드로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전체 예산의 70%정도를 통장에 넣고 학교를 떠났다. 결국 예정시간보다 1시간 반이나 늦게 출발해 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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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나 알라바마같은 중부의 풍경은 정말 변하지가 않는다. 달려도 달려도 바뀌지 않는 풍경.. 사람들이 여러명이라 이야기를 하면서 갈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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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차가 막혔다. 왠일.. 20분이 넘게 꼼짝할 생각을 안하고.. 우리는 돌아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갑자기 경찰차가 지나가더니 10분 후에는 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는길에 옆을 보니 사고가 나있었는데, 아마도 교차로에서 나오다가 다가오는 차를 피하려다가 사고가 난것 같았다. 뭐, 신호등이 없는 4거리였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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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지나서는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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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투스칼로사를 지나서 길을 잘못들어 아틀란타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데 남쪽으로 내려가 버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분명 가지고 있는 지도는 아틀랜타를 거쳐서 가는 길만 나와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지도가 가르키는 길을 제대로 벗어나 있었다. 그렇다고 북쪽으로 해서 되돌아가자니 목표 시간보다 2시간 가까이 더 걸릴것 같고..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남쪽으로 계속 내려갔다. 하이웨이를 만나서 제대로 길을 타기 위해. 어차피 플로리다로 가기 위해서는 동남쪽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남쪽으로 가는것은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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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맛있는 과자를 발견했다. Dangersly Cheesy Cheetos.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는 더이상 치토스가 안나오는 것 같다. 라이센스가 끝났나.. 그러고보니 다른 이름으로 나오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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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섰다. 물론 그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중간에 상점에 들려서 몇년은 족히 묵었음직한 미국 지도를 사고, 다른 차들조차 거의 보이지 않는 굴곡 많은 시골길을 그것도 한밤중에 엄청 달려야 했다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9시가 다된 시간쯤에는 몽고메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걸린 시간은 4시간 반 정도. 원래 목적지는 이곳에서 1~2시간 더 가는 것이었지만, 조금 늦어진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몽고메리에 있는 American's best inn이라는 호텔에 방당 50불을 잡고 묵었다. 한방에 4명까지 허용했지만, 우리는 10명이어서 2명은 그냥 몰래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감시하는 것 같은것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저녁에는 낮에 산 재료로 샌드위치를 해먹고, 맥주한잔을 마시고 바로 잠이 들었다. 내일은 플로리다까지 거의 8시간정도 걸리는 롱 드라이브. 새벽 일찍 일어나서 떠나야만 했다. 내일 기상 시간은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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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 있던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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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 터온다.

오늘은 아침 6시부터 일어나서 부산하게 움직였다. 우리의 일정은 7시에 이곳에서 떠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제 먹다남은 샌드위치 재료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카운터에 내려가서 제공되는 와플도 만들어서 먹고는 예정 시각대로 7시에 여관을 떠났다. 물론 떠날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좋았다. 2시간 후에 내가 여관에 베게를 놓고 나왔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이것이 내게 온 첫번째 악운이었다.앞으로 더 큰 불행이 올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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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길을 달리며.

햇빛이 따사롭게 차 안으로 들어오는 아침 도로를 달리는 것은 생각외로 상큼한 경험이었다. 물론, 이곳에서 플로리다까지 갈 생각을 하면 그 긴 운전시간에 아찔해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안개낀 아침길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했다. 안개가 살짝 낀 차창 밖 풍경도 굉장히 이뻤고. 몇시간을 달려도 바뀌지 않는 풍경이기는 했지만, 적어도 안개가 끼고 안끼고의 차이는 굉장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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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냥 잠들어 버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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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주유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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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110마일까지는 밟아본듯.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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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알라바마와 조지아를 거쳐서 플로리다에 들어갈때쯤 내 지갑이 사라진 것이다. 앞에서 네비게이터를 하다가 쉬려고 뒷좌석에 누워서 영화 If only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주머니를 만졌는데 지갑이 없었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느라 뒤척거려서 바닥에 떨어졌거니 하고 바닥을 뒤졌는데 보이지 않았다. 내 카메라 가방도 다 뒤져보고 온갖곳을 다 찾아봤는데도 보이질 않아서 사람들에게 말했는데, 이것이 모두를 몽땅 뒤집어 버리고 말았다. 왜냐하면 이번여행의 모든 경비는 내가 관리하기로 해서 2000불에 가까운 돈을 내가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일은 내 지갑이 신발 안쪽에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걸 찾아내는 것으로 일단락 되기는 했지만 정말 시껍한 순간이었다. 아마도 지갑을 잃어버렸다면 지금 시작인 이 여행이 바로 끝나버리는 거였을 테니까..이것이 두번째 악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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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대로 올랜도는 호반의 도시였다. 사실 다운타운을 지나다닐 일은 거의 없기는 했지만, 톨게이트를 빠져나와서(톨게이트 도로를 안거치고도 들어오는 길이 많았는데, 지도를 잘못봐서 톨게이트비만 엄청 냈다.) 어쨌든 도시 자체는 꽤 이뻤다. 사실, 올랜도 가서 도시구경도 하루쯤 하고는 싶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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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도시 내에 들어온것까지는 좋았는데, 지도가 없다보니 도대체 어디있는지 파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근처의 주유소에 차를 대로 지도를 사서 파악을 하려고 했는데, 주유소 직원조차 지도에서 위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주유소를 나와서 조금 헤멘뒤에야 큰 도로를 찾아서 이동할 수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쇼핑 시작시간은 4시였었는데, 헤메다보니 쇼핑몰이 몰려있는 곳에 도착하자 5시 반이 훌쩍 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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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2시간 반정도의 쇼핑 시간을 가지고 쇼핑을 햇다. 이런저런 옷가지들이 살것이 많았었는데, 결국은 게스에서 청바지 한개, 남방한개, 폴로에서 청바지 한개만을 사고 말았다. 그것만해도 120불이었으니 ㅠ_ㅠ.. 아아.. 옷가게만 들어오면 주워담는 내가 너무 싫다.-_-;

근데 폴로에서 옷을 사고 나와서 VANS매장에 도착했을때 깨달았다. 피팅룸에 내 카메라를 놓고 나왔다는 것을. 카메라가 사라지면 거의 1000불 가까이 날아가는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당창 vans에서의 쇼핑을 중단하고 폴로로 돌아왔다. 20여분이 지난 시간이었는데, 피팅룸에 가보니 카메라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다행히도 점원에게 물어보니 자기들이 가방을 챙겨놨다며 돌려줬다.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긴장했었다.이것이 세번째 악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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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의 바지. 한국사람들이 아무리 폴로마크를 좋아한다지만, 이런 마크의 바지도 좋아할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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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하고나서 우리는 프린트한 지도대로 숙소를 찾아갔다. 숙소는 kissmmee라는 지역에 있었는데, 지도를 보고 찾아가는 것이 굉장히 수월하게만 느껴졌다. 그곳에 도착해서 그 지도가 잘못된 장소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지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챈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이 지도이외에는 아무런 지도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그 지도는 내가 뽑은 것이었다.-_-;;;;;;; 이것이 네번째 악운이었다.

결국 근처 월마트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콘도회사에 전화를 했다. 1-800번호로 거니 시간이 끝났다며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다행히 일반 전화로 전화를 거니까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유령회사가 아니냐며 걱정할 정도였지만 일단 응답이 와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을 더 헤멘 끝에야 우리는 숙소로 올 수 있었다. 숙소는 올랜도에서 내려오는 지역이 아니라 디즈니랜드를 지나서 오는 서쪽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나오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런 실수가 ㅠ_ㅠ... 그래도 콘도는 굉장히 좋았다. TV만 해도 6대가 넘게 있고, 플스에, 세탁기, 자쿠지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당구대고 뭐고 놀 수 있는건 모두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지쳐있었다. 우리는 대충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고는 다음날 갈 시월드를 기대하며 잠들었다. 이틀동안 열심히 달리기만 했구먼..

근데 악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결국 이야기하다가 램프를 툭 건드려서 하나를 깨먹었다는 사실. 기어이 악운은 다섯개가 채워졌다.

물론 내 심각한 건망증과 같은 일로 생긴것들이 많기는 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것이 없었다. 정말 불운이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것만 같은 하루였다. 내일은 그렇지 않기를..

그리고 조금만 더 신중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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