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가끔 정말 지구같지 않은 풍경을 보여준다. 크라플라에서 뮈바튼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찍었던 풍경도 그런 풍경중 하나였다. 온천의 하늘색 빛과 나무하나 없는 풍경에 우뚝 솟은 돌산, 그리고 구름과 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기까지. 여기가 지구가 아니라고 해도 왠지 끄덕일 것 같은 풍경이지만, 여기는 여전히 지구. 그러고보면, 정말 다양한 풍경이 있는 것 같다. 뮈바튼 호수의 동쪽, 작은 비포장도로로 들어가면 숨겨진 온천이 하나 나온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온천인데, 이렇게 지반이 무너진 것 같은 형상과 함께 동굴이 있다. 입구는 두개인데 어느쪽으로 들어가나 온천으로 가는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우리는 오른쪽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 봤다. 자연적으로 생긴 듯한 이 온천은 짙은 청록색을 띄고 있었다. ..
유럽 자동차 여행의 장점은 이렇게 아이슬란드 같이 숙박비가 비싼 여행지에서 텐트를 이용해 숙박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데 있는 듯 싶다. 전날 비가 좀 와서 걱정을 하긴 했지만, 다음날 맑아서 빨래까지 널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텐트 생활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물론, 캠핑을 하는게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나라에 대해서 한정되고, 그 외의 나라에서는 숙박비와 잘 비교해보고서 숙박을 하기는 했다. 어쨌든 아이슬란드는 확실히 비쌌던 나라 중 하나. 일어나서 간단하게 씻고 아침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제 오셨던 교수님 일행이 떠나기 전에 간단한 비상식품들을 주고 가셨다. 우리도 그 답례로 작은 김치를 드렸다. 김치를 구하기 힘든 유럽에서 김치는 그래도 꽤 레어한 아이템이니까. 어쨌든 그렇게 그 ..
텐트를 놔 두고 간단하게 수영복과 타월을 챙긴 뒤 뮈바튼 네이처 배스(Myvatn Nature Bath)에 도착했다. 비가 계속 조금씩 떨어지고 있기는 했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따뜻한 온천을 할 예정이었으니 오히려 살짝 쌀쌀한게 더 마음에 들었다. 따뜻한 날에 온천에 들어가는건 왠지 기분도 잘 안나니까. 뮈바튼 네이처 배스는 아이슬란드의 온천답게 유황이 살짝 느껴지는 우유빛 온천이었다. 일본에서 온천을 할 때에도 드물게 츠루노유 등 이런 빛을 띄는 온천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타입의 온천이었다. 이번 유럽 렌터카 여행 중에도 온천을 여러번 갔었는데, 유럽에서는 이 뮈바튼 네이처 배스가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오스트리아의 로그너 바드 블루마우와 함께 말이다. (여기도 꼭 다시..
흐베리르(Hverir)는 뮈바튼으로 가기 직전에 나오는 장소로, 뮈바튼으로 가기 전에 한번쯤 들려가는 명소라 할 수 있다. 그냥 달리다가도 풍경을 보면 멈출 수 없게 되는 곳 흐베리르. 우리는 데티포스만을 보고 바로 뮈바튼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널널해서 잠시 흐베리르에 멈춰가기로 했다. 흐베리르는 아이슬란드의 지열지대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다양한 현상을 바로 볼 수 있는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어가면 지열지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가 있다. 물론 여기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밑에서 걸어다니면서 보이는 풍경은 큰 차이가 없지만, 저 위에 서면 첫 인상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다는 차이정도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흐베리..
작은 마을 에길스타디르의 마트들. 그래도 보너스(Bonus)와 네토(Netto)같은 마켓도 다 있었고, 가장 유명한 주유소인 N1도 있었다. 우리 시각에서 작은 마을이지, 인구 30만의 아이슬란드에서 이 곳은 그렇게 작은 마을이 아닐지도 몰랐다. 어쨌든 이스트 피오르드가 끝나는 지점에서 여러방향으로 갈라지는 도로에 있는 마을이니까. 데티포스로 가는 길. 커다란 다리를 건너기 전에 관광버스가 서 있는 것을 목격했다. 필시 저런 버스가 섰다는 것은 무언가 볼거리가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냥 잠시 멈췄다 가기로 했다. 관광버스에서 풍경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 아마도 이 아래가 무슨 포인트인 것 같아 사람들이 있던 곳으로 내려가 보았다. 생각보다는 꽤 큰 계곡의 모습. 뭐 특별한 볼거리라기보다는 그냥..
요쿨살론에서 떠날때만 해도 맑았던 날씨는, 이곳이 아이슬란드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듯 바로 안개낀 날씨로 변했다. 약 30km쯤 달렸을 때 였는데, 이 안개 덕분에 시야가 확 줄어서 속도를 내기가 힘들었다. 뭐, 차가 거의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구불구분한 도로라 마음껏 속도를 내기도 애매한 상황이랄까. 시야가 잘 나오기도 했고, 안나오기도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안개 낀 풍경 속을 달렸다. 분명 1시간 전만 해도 맑았는데, 이렇게 안개 속을 달리고 있으려니 몽환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안개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도로와 이스트 피요르드의 풍경은 멋지기는 했지만, 조금 아쉬움이 들었다. 이스트 피요르드의 매력은 바로 구불구불하게 빙하에 의해 생긴 해안선을 보는 것이었으니까. 이스트 피요르드가 아이슬란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