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더 의미있는 대한항공의 중국 CF.. (황하, 병마용, 대안탑)



河海不擇細流 [하해불택세류]

요즘 TV에서 대한항공의 광고가 많이 방송되고 있다. 황하의 누런 거대한 물살 앞에는 한 여인이 서있고,
"늘 작은 일만 주어진다고 여기는 그대에게 이사(李斯)왈 河海不擇細流 [하해불택세류]"
라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하해불택세류의 의미를 직접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큰 강과 바다는 이 물줄기 저 물줄기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넓다"

이 내용은 본래 사기열전 중, 이사열전에 실려있는 이야기로..

관리들의 말을 듣고 진나라 사람이 아닌 객(외국인)을 등용하지 않고 쫒아내려고 하는 왕에게,
이사가 과거의 왕들의 예와 진나라에 있는 물건들의 예를 들어보이며
과거에 어느곳에서 왔던지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기에 패권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태산(泰山)이 한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 큼을 능히 이룰 수 있었던 것처럼,
왕도 객을 쫒지말고 등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대한항공의 CF에서는 이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아니다.
"지금, 작은 일을 하더라도, 나중에 큰 일을 하기위한 초석"이란
메세지를 주기 위한 인용이었다.
아마도 황하 앞에 서있는 여자는 회사의 말단 직원쯤일듯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뜻.

그렇기에, 이 광고를 봤을 때 "와,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모름지기 광고의 창의성은 이런데서 돋보여야 하는 것이다.



國無常强無常弱 [국무상각무상약]

두번째 광고는 병마용 편으로,
한 남자가 병마용 사이를 걸어간다. 그리고,
"오늘의 성공에 안주하는 그대에게, 한비자 왈 國無常强無常弱 [국무상각무상약]"
라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한비자의 유도편에 나오는 말로,
"영원히 강한나라도, 영원히 약한 나라도 없다."
라는 의미이다.

현실에 안주하게 되면 강한 나라일지라도 무너질 것이고,
약한나라라도 노력을 계속한다면 언젠간 강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역사가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기도 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노력한다면 언젠간 성공을 이룰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자만심과 태만은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 그것의 의미의 중심 아닐까.



生之畜之  生而不有 [생지축지 생이불유]

세번째 광고는 한 여자가 탑 앞에 서있고, 나레이션이 나온다.
"자식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는 그대에게 노자왈 生之畜之  生而不有 [생지축지 생이불유]"

이 말의 의미는 "낳고 기르되, 소유하지 않는다." 이다.

요즘 아이들을 자신의 틀안에서 만들어내려고 하는 부모님들이 많다.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해야하는 것을 하고 자신의 꿈이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것은, 부모들이 너무 자신의 아이들을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도, 여행이라는 부모님들이 좋아하지 않을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 당장도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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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이번 광고를 봤을 때 정말 무릎을 탁 쳤다.
대한항공의 광고는 LG그룹 산하 대행사 HSAD에서 만들고 있는걸로 하는데,
이번 광고의 창의성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저만한 포스를 풍기는 광고.
정말 오랜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웃음만 던지고 사라지는 광고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이야기.

올해에 이 광고가 큰 상 하나 정도는 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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