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30 - 북극의 역사를 엿보는 매니토바 인류자연사 박물관


위니펙의 더 포크스에서는 시내를 도는 무료 버스가 있다. 총 3개의 노선이 있는데, 매니토바 인류자연사 박물관에 가장 가까이 가는 버스는 바로 1번버스. 물론, 이 버스에서 내려서 약 5분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평소에는 5분거리가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영하 10도에서 걸어갈 생각을 하면, 정말 만만치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중무장은 필수.


영하 수십도를 넘나드는 가혹한 자연환경 덕분일까. 캐나다의 버스 정류장은 이렇게 바람을 막아주는 형태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비단 위니펙 뿐만 아니라, 에드먼튼이나 몬트리얼, 퀘벡과 같은 도시에서도 이렇게 되어있는 형태의 버스정류장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매니토바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있었던 콘서트 홀. 이날 저녁에는 탱고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저녁기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패스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시간이 있었더라면 여기와서 탱고 공연까지 보고 갔었겠지.


그렇게 해서 도착한 매니토바 박물관. 주위에 눈이 가득 쌓여있고, 매니토바 박물관 앞의 반원 형태의 건축물이 눈에 띈다. 물론, 가까이 가서도 정확히 저 건물이 무슨 용도인지는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지만.


매니토바 박물관은 캐나다에서도 손꼽히는 박물관 중 하나로, 매니토바를 중심으로 지구의 다양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들어가봤을 때 그 규모뿐만 아니라, 전시되어있는 물품의 충실함에도 정말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박물관이었다. 왜 비아레일의 승무원이 위니펙에 가게되면 꼭 매니토바 박물관을 가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갈 정도.

개인적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많이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니토바 박물관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매니토바 박물관의 매표소. 박물관에서는 기본 전시 이외에도 공룡, 우주 등 다양한 테마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내가 관심있었던 것은 특별 전시가 아닌 매니토바 박물관의 기본 전시였기 때문에, 패키지로 되어있는 표를 구입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보고싶은 전시를 보고 매표소로 가니 직원이 내게 묻는다.

"Are you a student?"

그래서 대답해버렸다.

"Yes"...

그래서 입장료가 $8에서 $6.5로 소폭 내려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는거지만, 아무런 학생증명도 보여주지 않았는데, 그냥 학생이라고 생각하고 표를 끊어준 직원. 그냥 고마웠다. -_-;;


그래서 끊은 6.5불짜리 입장권.



박물관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나를 반겨준 것은 버팔로를 사냥하고 있는 인디언들의 모습이었다. 1:1 크기로 만들어 놓아서 더 실감이 났던 모습. 이것만으로도 매니토바 박물관에 대한 기대 상승!



그 옆으로는 당시 수렵과 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냥을 하는 모습과 연결되어서 보이는 전시장의 모습이어서 그런지 더욱 흥미가 가는 느낌.





매니토바 박물관에서는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과거에 존재했던 다양한 동물들을 다루고 있었다. 캐나다 매니토바주가 이야기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다루면서 어떻게 이 지역이 형성되었는지, 어떤 동물들이 살았었는지에 대한 다양한 전시들이 이어졌다.


이런 화석도 전시되어 있었고..


나름 위용을 뿜어내는(?) 공룡 화석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렇게 전시관을 따라가다보면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물개를 사냥하는 북극곰과..


쥐(혹은 비슷한 동물)를 사냥하는 북극여우. 하얀녀석들이 회색의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에서 공통점(?)이 느껴지기도 했다. 박제인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다들 실제같은 느낌.


살퀭이(?)종류로 보이는 녀석이 북극 토끼를 물고있는 이 장면은 반대.



전시관을 따라가다보면 인디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그려놓은 미니어쳐와 1:1크기로 재현해놓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곤충들... 아마 대부분이 모기였던걸로 기억하지만...;;


그렇게 전시물들을 따라가다보면, 본격적으로 허드슨베이에 왔었던 항해자들과, 북극의 도시 처칠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된 이유인 모피무역, 그리고 그역사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매니토바주의 남부는 곡창지대라고 하지만, 북부는 척박했지만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니..




박물관 안에는 허드슨베이로 실제 항해를 했던 배도 전시되어 있었다. 배에서 상주하고 있는 직원 아저씨의 설명을 들으며, 어떻게 이 배가 건조되었고, 이용되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 배의 특징이라면 단 한개의 못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 모두 쐐기형태의 나무로 이어붙여서 만들어진 배라고 한다.

얼어붙었던 허드슨 베이가 녹고, 그곳으로 항해를 했을 배의 모습이 살짝 떠오른다.


그러다가 본 매니토바 박물관의 지도. 간단하게 보더라도 전시관의 크기가 작지 않다는 것이 느낌이 온다. 천천히 둘러보는데만도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으니, 어느정도 크기인지는 가늠이 갈듯. 입장료 $8이 전혀 아깝지 않은 박물관이었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얼음낚시차. 아래에 써있는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도대체 이게 뭘까 싶었는데, 나중에 영상을 보고나니 충분히 이해가 가던 낚시차. ^^*



엘크. 그리고 그 뿔... 전시되어 있는 뿔의 크기만으로도 대충 그 크기가 짐작이 갔다.


지하에 살고 있다는 뱀들.. ^^* 나름 징그러웠다.;




사냥하는 인디언 미니어처들.. 사람 크기처럼 찍어봤지만, 디테일에서 역시 미니어처 티가 난다.


그렇게 과거의 시간을 흘러서, 점점 현대시대로 박물관은 거슬러 올라가도록 디자인이 되어있었다.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그 전의 동물들, 인디언, 그리고 허드슨베이를 통해서 들어온 사람들의 생활까지. 과거에서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멋진 구성의 박물관.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요즘에는 사용할 것 같지 않은 물건들.. 하지만, 뭔가 고풍스러운 느낌도 함께 느껴진다.


당시의 기차표는 7센트... 물론, 이것도 비싼거였겠지만..


한쪽의 벽에는 당시의 옷 광고도 볼 수 있다. 크고 넉넉한 스타일이 유행을 했는지, 오른쪽의 포스터에는 Big and Roomy라는 말이 쓰여있다. 그림만 보더라도 다들 넉넉하게 입는 분위기.


당시의 거리도 잘 재현이 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반짝반짝 눈에 띄는 'DRUG'.. 약국에 들어가보았다.


약국의 카운터에도 인형을 만들어두는 센스. ^^*


딱 보더라도 대충 그 용도가 짐작가는 물건에서부터, 도대체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이발소까지... 이발소는 꽤나 현대적이다..라고 하려고 보니, 이발소가 아니라 치과인 것 같기도...


그렇게 2어시간동안 둘러본 매니토바 박물관은 꽤나 남는 것이 많은 곳이었다. 한국사람들이 위니펙으로 여행을 갈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캐네디안 노선을 이용해서 횡단중이라면 위니펙에서 머무르는 동안, 이 박물관을 꼭 들려보는 것도 좋을 듯.

정말 충실하고 괜찮은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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