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5 - 금탕과 은탕의 남녀 혼탕이 있는 곳, 일본 다에노유 온천(乳頭温泉郷 妙乃湯)



츠루노유 온천에서 한국어를 하는 일본어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츠루노유와 뉴토온천향으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20~30분만 걸어가면 바로 뉴토온천의 입구쪽에 위치하고 있는 다에노유 온천으로 갈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갈림길에서부터 걸어가는 것을 택했다. 눈이 계속해서 내리면서 조금 더 추워지기는 했지만, 단둘이 하얀 눈속의 세상을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낭만적이었으니까.

그리고, 기대하는 온천 중 하나인 다에노유도 30분 정도만 걸어가면 나온다고 하니, 걸어가면서 식은 체온을 따뜻한 이나니와 우동과 온천으로 뎁힐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큰 걱정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갈림길에서 다에노유 온천까지는 30분 거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걸음이 빠른 편인데, 눈길이다보니 조심조심 걸어가는 구간도 있어서 실제로 걸어간 시간은 거의 1시간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걸어가는 도중에 버스도 지나갔다. -_-;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산소우 호텔로 돌아가서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갔어도 될 일인데 ㅠㅠ..

그래도 불행중 다행은, 버스를 보고 나서 10분 후에 무사히 다에노유 온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멀리서 본 다에노유 온천. 뉴토온천향에서 츠루노유와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몇안되는 곳인데다가, 점심식사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놓치면 식사를 할 수 없어서 우리는 후다닥 들어갔다.



다에노유 온천으로 들어가는 문. 패키지가 아닌 개인여행이었다면 뉴토온천향에 있는 이러한 온천에서 머물렀을 것 같지만, 이번 여행은 이미 숙소가 정해져 있는 여행이었어서 아쉽지만 이렇게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곳의 숙박료는 1박에 10,000엔~18,000엔 정도, 온천만 하는 것은 700엔이다. 수건을 별도로 주지 않기때문에 수건은 따로 준비해가야 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어서 그럴까? 입구에는 이렇게 장화들이 나란히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신발은 굉장히 많았지만, 온천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거나 숙박객이어서 점심시간대라서 사람이 없는게 아닌가 싶었다.


다에노유 온천의 데스크. 직원분이 영어가 불가능했고, 내 일본어 실력도 아주 기초수준이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냥 한자 필담으로 대충 의사전달. 어쨌든, 문제없이 점심식사와 온천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가격은 우동 1250엔, 세트 2300엔이었다. 이나니와 우동을 먹어보고 싶었던 우리는 1250엔짜리 이나니와 우동을 시켰다. 15000원에 가까운 돈에 비해서 적은 양의 우동이었지만, 그래도 맛있었기 때문에 일단 만족. 그리고, 뉴토온천향에서 점심을 먹을 곳이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사실 선택의 여지도 많지는 않았다.


남탕과 여탕의 입구. 꼭 한문이 아니더라도, 색만 보면 어디가 남탕이고 여탕인지 확연히 구분이 가능하다. ^^


그 앞에는 이렇게 락커도 준비되어 있는데, 방문했던 날에는 사람이 워낙 없어서 딱히 이용해야 할 필요를 못느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을 때 왔다면 중요물품은 여기다 맡겨놓는 것이 필요할 듯.


점심식사를 하고, 수다를 조금 떤 뒤에 다에노유의 온천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700엔으로 뉴토온천향의 다른 온천들에 비해서 가격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이곳은 남자, 여자의 개인탕 이외에도 남녀 혼탕에 금탕(킨노유)과 은탕(긴노유)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착했을 때에는 사람이 한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위 사진을 조금 찍을 수 있었다. 저기으 ㅣ2바구니가 내 옷, 그리고 다른 2바구니가 다른사람의 옷이었다. 어쨌든, 다행히 그 분은 혼자서 개인탕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카메라를 바구니에 놔두고 탕에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야호.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후다닥 카메라를 가지고 다에노유 온천의 모습을 조금 담아봤다.


여기는 세면대. 헤어드라이어와 간단한 용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샤워를 할 수 있는 곳.


여기는 샤워실 옆의 남성전용탕. 은탕이다.


금탕인 이곳은 남자 전용의 노천온천 독탕이었다. 점심시간이어서였을까,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일단 사진부터 몇장 찍어봤다.



이곳도 영하의 온도였는데, 노천온천이었기 때문에 나가자마자 바로 카메라에 성에가 꼈다. 덕분에 뿌연 사진 완성. ^^;;


한쪽에서는 이렇게 온천수가 졸졸졸 흘러나오고 있었다. 살짝 발을 대보니... "뜨겁다." -_-;


누드상태였으므로, 발만 살짝 온천에 담궈보고 찰칵. 하지만, 오늘 다에노유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은 이 남성전용 노천탕이 아니라, 금탕과 은탕이 있는 남녀혼탕. 바로 남녀혼탕쪽으로 갔다.


정면 왼쪽에 보이는 길이 여탕에서 오는 길이고, 눈이 벽에 많이 붙어있는 오른쪽이 남녀혼탕인 곳이다. 이곳에 처음 갔을때에는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았었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 한 이후에 다시 가서 카메라를 가지고 왔다. 여자쪽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같이 간 사람을 통해서 확인했다. 뭐, 혼탕이라고는 하지만, 일단 수건으로 가리고 오기는 했으니.. 반칙은 아닌듯 ^^


노천 남녀혼탕으로 가면 처음 보이는 풍경. 여기서 가볍게 사진만 몇장 후다닥 찍고서 사람들이 오기 전에 카메라는 다시 탈의실에 가져다 두었다. 아무래도 남녀혼탕이니까,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일리도 없고 카메라가 있으면 온천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노천이라 그런지 조명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갓에도 얼어붙은 눈이 가득하다. 하지만, 노란 조명의 빛과 하얗게 보이는 분위기가 오히려 노천온천의 맛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입구에서 바로 오른쪽에 있는 은탕. 이곳은 물이 투명하기 때문에, 그냥 들어가면 아래가 모두 비춰보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망할 수 있는 남녀혼탕이다. 츠루노유의 온천은 우유빛이라서, 전라상태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안이 보이지 않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연인사이나 부부사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친구사이라면 좀 당황스러울수도 있을 듯. 일본 온천은 보통 전라로 들어간다고 하지만, 혼탕인 만큼 수건으로 몸을 감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을듯.


이쪽은 금탕이다. 색이 있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더라도 크게 안이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물이 은탕에 비해서 엄청 뜨거웠다. 목욕탕에 가면 온탕과 열탕이 있는데, 열탕에 바로 들어가는 느낌? 하지만, 이곳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는 인공폭포와 눈쌓인 풍경을 보는 것 만큼은 정말 최고였다.


은탕과 금탕의 거리는 요만큼.

여기는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각 탕에 4-5명 정도만 들어가도 꽉 찰 정도의 크기였다. 대충 이 남녀혼탕에서 20분 정도 있었는데, 여탕쪽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며 누가 오는 것 같아 이곳을 빠져나갔다. 그리고서는 남자 전용 욕탕에서 조금 더 휴식을 취하고는 다에노유온천에서의 온천을 마쳤다. 이곳에는 혼탕온천 및 일반 온천 이외에도 대절을 할 수 있는 온천이 있는데, 가격은 시간당 1000엔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온천을 마치고 나오면서 가볍게 씻고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공간. 사실 이런 온천 료칸에서 숙박을 하면서 가볍게 온천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다에노유가 아니더라도, 뉴토온천향의 한 온천에서 2박 3일 정도 묵으면서 온천을 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뉴토온천 쪽이 온천이외에는 할 것이 없기 때문에 푹 쉬고싶을떄가 가장 적합할 것 같지만.


다에노유온천과 관련된 여러 용품들도 팔고 있었다.


굉장히 클래식했던 전화기지만, 실제로는 아래를 보면 100엔과 10엔을 넣고 이용하는 버튼식 전화기. 그래도 신기한건 사실.^^;


온천을 하고 나오며 돌아본 다에노유의 실내 풍경.


바깥에서 보면 이런 느낌인 다에노유는 전체적으로 모던하면서도 멋진 풍경을 가진 온천탕을 가진 곳이었다. 가장 좋은 풍경을 가진 곳이 남녀혼탕이거나 가족탕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괜찮은 듯. 숙박비도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므로, 다음번에는 한번 쯤 가서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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