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긴 시간동안 머물렀던 처칠을 떠날 시간이 왔다. 오로라도 봤고, 개썰매도 봤고, 데이브와 벤의 연썰매도 함께 했던.. 정말 추억이 많았던 곳이 처칠이었는데.. 떠나려니 못내 아쉽다. 거기다가 마지막날 블리자드가 분 바람에 기차가 톰슨에서 올라오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처칠->톰슨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해야 했다. 추가로 비용이 나가기는 했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놓칠수도 없는 거라서 비행기가 최선의 선택. 왠만한 악천후에도 이쪽의 비행기는 뜬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처칠에서 탐슨까지 이용했던 항공사의 이름은 캄에어(Calm Air). 블리자드가 부는 북극권의 항공사가 캄에어라고 하니 조금 이상하기도 하지만, 블리자드 속을 조용하게 날아갈 수 있어서 캄에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보딩패스도 이렇게 영..
개썰매를 타러 가는 날. 출발하기 직전에 온도계를 보니 영하 35도다. 이건 뭐.. 처칠에 있을 때를 통틀어서 가장 낮은 온도인 듯 싶다. 개썰매를 타게 되면 계속해서 달리게 될텐데 과연 이 온도에서 견딜 수 있을지 걱정부터 되기 시작한다. 에라 모르겠다. 타러 가기로 한거니까 가야겠지 하면서, 제니퍼와 제랄드가 건네주는 자켓과 장갑 등을 꼼꼼히 챙겼다. 일단 패딩자켓만 2개를 입었다.;; 집앞에서. 이녀석 우수에 찬 눈매가 너무 멋있다. 개썰매를 타는 곳까지는 제랄드의 차를 타고서 이동했다. 처칠 마을에서 약 15분정도 떨어진곳에 개썰매를 탈 수 있는 루트와 그들의 별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모든 개썰매 액티비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블루스카이 숙소에 있는 개들이 전부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오니까..
마지막날, 데이브와 벤을 떠나버리고 찾은 곳은 에스키모 박물관이었다. 처칠에 있는 유일한 박물관이기도 하고, 에스키모들이 직접 만든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해서 제니퍼가 꼭 가보라며 강력 추천을 했던 박물관이기 했기 때문이다. 다시 눈발이 거세져서인지 에스키모 박물관 주변에는 사람 한명 보이지 않았다. 내가 들어갈 때만 해도 박물관 입구 앞의 눈에 발자국 하나 없었으니, 안에도 사람이 없을거라는 의미. 그래서 상큼하게 발자국을 찍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에스키모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 하얀색 북극곰이 나를 제일 먼저 반겨준다. 에스키모 박물관은 별다른 입장료가 없으므로, 처칠에 가게 된다면 한번쯤 꼭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현재 있는 곳은 처칠이지만, 그 북단으로도 더 많은 도시들이 있는데, 대부분 에..
이전에 포스팅했던 한국 등산 브랜드 K2의 CF의 모델이기도 했던 데이브와 함께 이날 연썰매를 타는 것을 보기 위해서 산책을 다녀와서 다시 밖으로 나섰다. 벤이 도착해서 마지막 마무리를 마쳤고, 오늘이 연썰매를 처음으로 테스트하는 날이기도 했다. 오전에는 블리자드 덕분에 엄청난 바람이 불었지만, 오후가 되자 바람도 어느정도 잦아들어서 연썰매를 타기에 좋은 상황이라는 데이브의 코멘트. 데이브와 벤의 북극 도전기는 그들이 웹사이트 카이트슬레드 닷컴(http://kitesled.com)에서 볼 수 있다. 데이브가 직접 가져온 연썰매를 조립했다. 이 연썰매는 이렇게 단순하게 보이지만, 2인이 함께 탈 수 있는 크기이다. 강한 바람과 함께 북쪽으로, 북쪽으로 나아갈 그들의 연썰매. 20분간을 이것저것 조립하더니 ..
둘째날 아침, B&B의 주인인 제랄드와 제니퍼를 따라서 허드슨베이 산책을 나갔다. 역시 영하 30도에 가까운 온도. 주위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눈 뿐이다. 그야말로 하얀 세상. 건물이 있는 마을쪽이라면 그래도 다른 색이 보이지만, 허드슨 베이에 가까워지면 빨간색의 STOP 싸인이 다른 색의 전부다. 허드슨베이에 가까워지니 가득 쌓인 눈 사이로 드러나는 돌들, 그리고 그곳에 사는 빨간 이끼들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동물 발자국들. 이 근처에서는 동물 발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북극여우, 북극토끼, 북극곰 등이 주로 근처에서 발견되는 동물들이다. 물론, 마을까지 들어오는건 여우와 토끼가 대부분. 북극곰이 마을에 나타나면 경보가 울릴정도로 위험한 상황에 속한다. 허드슨 베이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는 ..
첫번째 오로라 샷. 그날의 온도는 영하 36도, 체감온도 아마도 그 이하. 긴팔 티셔츠 세개, 스웨터, 패딩자켓 2개를 껴입고, 장갑도 2개.. 내복, 청바지, 스노우보드복의 3중 바지, 양말도 3개나 껴신은다음에 바람을 막아주는 고어텍스 트래킹화를 신고 나갔다. 야외에서 최소 3-4시간을 있을 생각을 하고 나간 것이었기 때문에, 중무장은 그야말로 필수였다. 2개나 낀 장갑덕분에 셔터도 잘 누를 수 없어, 릴리즈로 대체. 삼각대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오로라를 찍을 준비를 했다. 첫날의 오로라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저녁 11시경부터 시작된 오로라는 희미하게 빛나더니, 새벽 12시 반 경부터 점차 강해지기 시작했다. 장노출에도 윤곽밖에 안나오던 오로라가, 10~20초 사이의 노출로도 멋진 모습으로 사진에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