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밖으로 나오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스즈키 짐니. 아쉬운 마음에 뒤를 한번 돌아보며 사진 한장을 남겼다. 다음 레드케이브를 향해서 폭풍 후진하는 게리. 꼭 먼지를 일으키며 엄청난 속도로 폭풍 후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번째 레드 케이브는 초입에서부터 느낌이 달랐다. 물론 빛이 더 부드러워진 까닭도 있겠지만, 이쪽이 좀 더 드라마틱한 느낌을 내는 바위가 많았다. 아무래도 물이 좀 더 신경써서 깎은 느낌? ^^ 폭은 더 좁았지만 질감은 이쪽이 더 멋졌다. 바닥은 모래바닥이라 걷기 썩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모델은 바닥이 아니라 협곡 그 자체였으니까 뭐 ^^ 이번에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할 정도의 난이도는 없었찌만, 이정도는 여러번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이정도야 식은 죽 먹기. 가끔은 너무 좁아..
자이언캐년과 카납과의 경계에 있는 레스토랑. 썬더버드 레스토랑(Thunderbird Restaurant)은 베스트웨스턴에 속한 레스토랑으로, 카납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호-메이드 파이(Ho-made Pies) 이 짧은 에이프런을 두르고 있는 여자분이 들고 있는 것이 그 파이다. 수건부터 다양한 기념품들도 팔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는 메뉴인듯;; 메뉴를 주문하면 샐러드는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여러가지 익숙한 미국식 샐러드 재료들이 가득해서 맘에 들었다. 이건 내가 주문했던 바이슨 샌드위치. 녹인 스위스 치즈에 양파를 얹고, 그 위에 두터운 패티를 올린 샌드위치였다. 육즙 가득한 샌드위치는 상당히 맛있었다. 저녁식사의 평은 그저 그렇지만, 점심용 샌드위치들의 맛은 상당히 괜찮..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늘 향하기로 한 곳은 바로 레드 케이브(Red Cave). 레드 캐년이라고도 부르는 이 곳은, 페이지 근처의 가장 유명한 포토그래퍼 스팟인 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과 같은 슬랏 캐년(Slot Canyon)이다. 슬랏 캐년은 폭은 좁고 깊이는 깊은 협곡을 말하는데, 사암 또는 석회암으로 구성된 지역에 물이 흐름으로써 만들어진 지형이다. 이런 지형은 미국 서부사막지대, 특히 카납과 페이지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좁은 협곡사이로 들어오는 빛 덕분에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 사진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이번에 가는 곳은 개인이 소유한 슬랏 캐년인 레드 케이브지만, 투어용도로도 개방을 하는 듯 했다. 일반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고, 앤틸로프 캐년만큼 접근성이 좋..
오후 나절, 다시 카납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향한 곳은 리틀 할리우드(Little Hollywood)라 불리는 카납에 위치한 무비 셋 뮤지엄(Movie Set Museum)이었다. 유타주는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서부영화에서부터, 최근에 개봉한 조니뎁의 론 레인저(Lone Ranger)까지 황량하면서 멋진 풍경으로 인해 꾸준하게 영화가 많이 촬영되는 곳이다. 카납도 그 중에 속하는데, 이 박물관은 조금 오래된 영화의 세트장도 그대로 남아있어, 과거의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었다. 사실 우리같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당시의 영화들을 기억하는 나이든 미국 현지 아줌마, 아저씨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듯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무법자 조시 웰즈(Outlaw Josey..
카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를 한 곳은 바로 록킹V(Rocking V)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사실 Yelp.com에서 미리 가장 평이 좋은 레스토랑을 확인해 두고, 제니퍼에게 물어봤는데 그녀가 추천해 준 곳도 같은 곳이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카납에서는 이 레스토랑만한 곳이 더 없다는 것.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도 대기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쪽에서는 이미 거나하게 취했는지, 큰 소리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벽에 걸려있는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 록킹 V의 메뉴판. 요리는 전체적으로 $20~30 사이. 아주 비싸지는 않은 정도지만, 세금과 팁을 생각하면 조금 더 돈을 쓸 생각을 해야 한다. 먼저 샐러드로 주문한 연어샐러드. ..
포르투갈의 에보라 시내 관광을 마치고 콘벤토 도 에스핀헤이로 호텔&스파(Convento do Espinheiro Hotel&Spa)에 도착한 것은 해질 무렵이었다. 사실 에보라라는 도시는 첫 여행일정에는 없었으나, 호텔을 알아보던 중 콘벤토 도 에스핀헤이로를 발견했고 칭찬이 자자한 덕분에 묵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타우드의 럭셔리 콜렉션(The Luxury Collection) 계열로 평이 상당히 좋음에도 불구하고 Cat 3에 해당하는 호텔이다. 우리가 묵었을 때 숙박비는 180 EUR 정도였지만, 포인트가 열려있어서 포인트로 예약을 하고 숙박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선택한 것에 대해서 절대 후회하지 않는 숙소였다. 유럽에서 묵었던 숙소 중 베스트 3 안에 넣고 싶은 호텔이다. 주차장은 호텔 뒷편에 ..
여행용 카메라 가방인 로우프로 프로메신저를 구입한 건 작년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6월 정도였다. 주로 사용하는 3개의 렌즈(17-40, 24-105, 70-200)와 바디를 들고가서 넣어본 뒤 가장 적합한 모델로 고른 것이 바로 프로메신저 180AW. 로우프로에서 구입한 건 그냥 단순한 이유였다. 이 전에 사용하던 가방도 로우프로였고, 약 7년간 사용하면서 장렬히 전사하는 그 순간까지 꽤 만족스럽게 썼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 가방이 망가지고 난 뒤, 중간의 공간에 사은품으로 받았던 가장을 반년정도 잠깐 사용했는데 정말 몇달 정도 해외에 들고 나갔다오니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 여행 특성상 트래킹도 많고, 긁히는 곳도 많다보니 바깥으로 나와있는 물건들이 쉬 망가지는데 저렴한 것은..
화이트포켓은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이 나오는 장소였다. 처음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바위를 봤을 때만 해도 그런 감정은 아니었지만, 자연이 조각해낸 붉은 색의 사암 예술품들은 말 그대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정수리마저 익게 만들 정도로 강렬할 햇빛이 자꾸만 물을 마시며 걷게 만들기는 했찌만, 이 풍경을 사진에 담는 그 시간 자체가 굉장히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화이트 포켓은 같은 곳을 보고 있으면서도 각도를 조금만 다르게 하면 또 다른 것 같은 풍경이 나와서 자꾸만 비슷한 사진을 찍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결국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다 비슷비슷한 사진들이었다는 것이 함정. 찍을 때는 그냥 풍경에 감탄하며 찍기 바빴었는데. 흡사 살찐 오리 같았던 바위. 더 웨이브를 연상..
더 웨이브 로터리를 실패하고 우리는 바로 화이트 포켓으로 이동하기 위해 오늘의 가이드 역할을 해 줄 테리의 사무실로 갔다. 유타 서남부 지역의 유일한 카메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카메라 가게 뿐만 아니라 서남부 지역으 투어도 함께 겸하고 있었다. 딱히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서 문의하면 일정과 장소에 따라서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테리 알더만 홈페이지 : http://www.terryaldermanphotography.com/ 유타지역에는 테리 외에도 화이트포켓으로 향하는 투어를 운영하는 곳들이 여럿 있다. 화이트포켓으로 향하는 길이 4륜 차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포장 도로 운전 숙련자가 아니면 문제가 생기기 쉬운 구간이 상당히 나타나는데다가 갈림길도 많아서 자칫 잘못하..
해변으로 떠나는 여행,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해변들은? 여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상당히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다'가 아닐까. 여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남아와 같은 곳의 바다는 언제나 따뜻하고 휴식을 취하기에 좋지만,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바다는 왠지 여름에 더 잘 어울리는 여행지로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겨울바다'하면 휴식보다는, 외로움이나 쓸쓸함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오랜기간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해변을 다녔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아있는 해변을 몇 꼽아보고 싶다. 세상에는 이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들이 많다고 하지만, 남들이 좋았다고 해서 그곳들이 다 좋은건 아니니까. 그래도, 몰디브나 타히티, 셰이셀은 한번 쯤 가보고 싶은 곳이기는 하다. 쿠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