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씨에 관한 확인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아무런 일정 변함없이 Yongala Wreck로 다이빙을 갈 수 있었다. 투어버스는 숙소 앞으로 6:10분까지 도착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5:30분에 부랴부랴 일어나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숙소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동트기 전의 타운즈 빌.
6:15분쯤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시티에 있는 숍에 들렸다가 바로 타운스빌 마리나로 갔다. 그곳에 가서 내게 맞는 장비들을 고르고 배에 올라탔다. 배는 전형적인 다이빙을 위해 만들어진 배였는데, 전체적인 배의 시설은 괜찮은 편이었다. 타운즈빌에서부터 4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에 Yongala Wreck가 있기 때문에 그곳까지 가는것은 꽤나 지루한 일정이었다.
나는 멀미가 있기 때문에 미리 번다버그에서 구입해둔 멀미약을 먹고서 인스트럭터에게 혹시 도수있는 물안경을 빌릴 수 있냐고 물어보자, 추가로 $10의 extra fee를 내라고 했다. 때문에 나는 미리 준비해간 콘텍트렌즈를 착용했다. 배가 마구 심하게 흔들리는 덕분에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무리없이 낄 수 있었다.
중간중간 과일도 주고, 케이크도 주고 언제든지 마실 수 있도록 음료수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지루함은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같이 가는 사람들은 아일리쉬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은 어제까지 마그네틱 아일랜드에서 Advanced Openwater Course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Yongala Wreck에 다이빙을 하러 가는거라고 했다. 이들이나 나나 다이빙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은이상, 여태까지 본 여러가지 물고기 이야기를 조금 하니 대화 소재가 금방 떨어져버렸다. ㅡ.ㅡ;;
특히 그들의 발음을 알아듣는게 너무 힘겨웠던것도 있었고 해서, 같이 갔던 사람들이랑 생각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하지만, 영국출신으로 다이빙을 300회 이상 한 아저씨가 한명 있었는데, 여러가지를 잘 설명해줘서 나름대로 재미있긴 했다.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했을때에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브리핑에서는 Yongala의 모양과 깊이등을 설명해 주었고, 어느 포인트에서 어떤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지 설명해 주었다. 특히 이곳의 물고기들은 거의 3~4m에 가까웠기 때문에 들어가서 봤을때에는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첫번째 다이빙은 생각만큼 멀리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같은 팀이 된 우리들이 대부분이 다이빙에는 초보였기 때문에 한명이 산소를 너무 빨리 소비해버리는 바람에 반정도밖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어떤 기횐데ㅠ_ㅠ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일찍 올라올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27m로 내려가서 배의 2/3정도밖에 돌지 못했다. 숙련된 사람들은 한번의 다이빙으로 배를 왕복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조금밖에 가지 못했다.
점심은 샌드위치 였는데, 여러가지 재료들이 많이 있어서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30분정도 휴식하고 나서 다시 두번째 다이빙을 하러 들어간다. 이번에 나는 미리 마련한 일회용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려고 마음먹었다. 첫번째 다이빙에서 본 믿을 수 없는 크기의 그 물고기들(내 근처로 가까이 왔을때 나보다 더 거대했기 때문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을 촬영해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두번째 다이빙때에는 그들이 멀리서 헤엄쳐서 찍은 사진에는 대부분 보이지 않았다 ㅠ_ㅠ....
내려가기 전에 셀프 한장. ㅡ.ㅡ;
수심 22m의 Yongala 배 앞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물고기들..
1m정도 되는 물고기들..
옆의 자그마한 물고기들과 크기를 비교하면..^^;
이녀석도 멀리 보여서 그렇지 2m가까이 되었던 놈이다.
두번째 다이빙에서는 사진찍는데 몰두했기 때문이었는지 너무 빨리 산소를 소모해버렸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는데, 겁이 더럭 났다. 산소는 겨우 빠져나갈만큼 남아 있었는데, 다행히도 마그네틱 아일랜드에서 강습을 받고 온 사람들의 인스트럭터가 도와주는 덕분에 무리없이 나올 수 있었다. 남은 산소게이지를 봤을때 아차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살아있으니 나름대로 기쁘긴 하다^^;..
Yongala Wreck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이니만큼 그곳으로 가는 비용도 상당했다. 다른 지역에서 하는 일반 다이빙의 2배비용이 들었지만, 확실히 후회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 바닷속에서 본 풍경은 내가 태어나서 본 풍경들중 믿지 못할 몇안되는 풍경들이니까.
두번의 다이빙이 끝난 후 4시간의 항해 끝에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틀간의 강행군으로 몸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마침 같이 묵었던 경하씨와 성무씨가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햄으로 만든 쌈을 먹고 다음날에 떠날 준비를 했다. 새벽같이 떠나야 했기 때문에 11시가 되기전에 일찍 잠들었다. 케언즈로 향하는 내일을 위하여..
케언즈로 향하는 버스는 새벽 6시에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간단하게 미고랭을 끓여먹고 가방을 둘러메고 나왔다. 리셉션이 잠겨있었기 때문에 문 밑으로 열쇠를 밀어넣고(전날 디파짓은 미리 돌려받았다.), 트랜짓 센터로 갔다.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했기 때문인지 버스는 곧 도착했고, 체크인을 한 후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내 옆에는 케언즈로 향하고 있는 한국인이 있었다.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케언즈로 갈 수 있었다. 물론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버스에서 보여주기 시작한 조지 오브 정글 2에 푹 빠져들었지만 말이다. (유치하지만 재미있었다.-_-;)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찍었던 모습. 그곳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다시 먹고 케언즈로 향했다. 케언즈까지 걸리는 시간은 앞으로 4시간. 이제 또 한번의 다이빙과 레프팅이 날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