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 캐슬 힐

선착장에서 내려 시계를 보니 5:30분이었다. 일몰시간까지는 2시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일몰을 보러가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캐슬힐까지 걸어가는데 30분, 등반하는데 30분정도를 잡고는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마그네틱 아일랜드에서 그리 많이 걷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종일 돌아다녔다고 해도 그리 높지 않은 산 올라가는 것 정도는 가볍게 생각했다.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것으로 유명한 새 아이비스.
Townsville의 메인스트리트인 Flinders street Mall. 6시가 다되가는 시간이기 때문인지 거의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간간히 몇몇의 관광객들만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캐슬힐에 다와가요~ 라는 표지.
론리 플레넷에 나와있는 지도를 들고서 가긴 했는데, 지도에서 보는것보다 상당히 먼 곳에 등산로 입구가 위치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지도를 잘못보는 바람에 길을 해깔려 주위에서 10분정도 헤메다가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난 후에야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커다랗게 써있을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작게 등산로라고 써있을 뿐이었다.
캐슬힐을 올라가면서. 앞에 보이는 두명은 독일녀석들이었는데, 중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캐슬힐을 같이 올라갔다. 하지만 힐 중간쯤 올라갔을때 한녀석이 너무 힘들다며 자기는 좀 쉬었다가 올라가겠다고 해서 나와 남은 한녀석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올라갔다.
올라가는 중턱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 산이었기에 600ml짜리 물을 하나 들고 올라왔는데, 아뿔사. 오산이었다. 600ml짜리 물은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에, 수분 보충을 위해서라도 위에 음수대가 있기를 바래야만 했다. ㅡ.ㅡ;
타운즈빌의 전경. 다행히도 정상에는 음수대가 있었다. 독일 친구와 나는 그 음수대를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긴 했는데, 뜨거운 물이 나왔다.-_-;;; 서로 여기에 온천이 있는거 아니냐는 농담을 하면서도 둘다 목이 말랐기 때문에 그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캐슬힐의 정상에서. 자동차가 있는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캐슬힐 뒷편으로는 차를 타고 올라올 수 있도록 도로가 마련되어 있다. 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지역에 살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여행객이 대부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이용했다. 뭐 이미 올라왔으니 별로 개의치는 않지만^^...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캐슬힐에는 이곳저곳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여러곳이 있다. 이 곳들을 올라가보면 타운즈빌이 있는곳을 360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은 장소이다. 캐슬힐은 거의 돌산에 가까워 볼것은 없지만, 이곳에 올라와서 보이는 마그네틱 아일랜드와 타운즈빌의 전경만으로도 한번 올라가볼만한 가치가 있는것 같다.
캐슬힐의 다양한 전경들..
캐슬힐에서 보이는 마그네틱 아일랜드.
이곳에서 석양을 보기위해 기다리기는 했지만, 사실상 하늘에 구름이 너무 많아서 반쯤 포기한 상태이기도 했다. 결국 하늘의 색깔이 약간 변하는 것 정도로 석양은 사라져 버렸다.
어두워져버린 타운즈빌.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이라 내려오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는데, 엄청난 모기떼가 습격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약도 없는데 ㅠ_ㅠ.... 나중에 돌아와서 물린곳을 세봤는데... 거의 30곳에 가까웠다. 하긴, 모기가 거의 1인당 50마리 이상씩 덤벼들었으니 ㅠ_ㅠ..
타운즈빌의 야경. 물론 높은 건물이 없기는 했지만, 나름대로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등산하는 바람에 삼각대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 지형 지물을 이용해서 찍기는 했지만 뭐 그럭저럭 ^^.
사실 저녁은 숙소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은데다가 배까지 고파서 근처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울워스를 가서 뭔가 사보려고 했지만, 7시에 닫아서 굉장히 우울했다. ㅠ_ㅠ.. 어쨌든 맥도날드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는데 한국인 여행객 2명을 만났다. 케언즈에서 멜번까지 내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해서, 이곳저곳 가야할곳과 가지 말아야 할곳들을 설명해주고 나니까 같은 숙소에 묵고 있었다. 하핫;;;
그래서 이야기 좀 더 하다가 나는 야경을 더 찍으러 이동했다. 이때 야경 몇장만 찍고 숙소로 돌아가는게 예정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쥬피터 카지노까지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났는지^^... 어쨌든 30분정도 걸어 쥬피터 카지노에 가서 멤버십 카드를 만들고 딱 $10불이었지만 거의 30분 가량 재미있게 놀았다. 마지막에 욕심만 안부렸어도 20불 가지고 나올 수 있었는데 ㅠ_ㅠ.....
카지노에 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빅토리아 브릿지 위에서 마지막 야경을 찍었다. 그다음 숙소로 돌아와 밀린 빨래를 하고 일기를 쓴뒤 잠자리에 들었다. 정말 긴 하루였어.... ㅠ_ㅠ...